2011.04.18. 월요. 가벼운 봄비.
꽃들에게 있어 어떤 향과 어떤 색으로 태어나는 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는 본디 부족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늘상 어쩔 수가 없었다. 열등감과 수치로 인하여 고쳐지는 데는 언제나 한계를 느꼈다. 그럼에도 부족으로 인하여 더욱 자신을 돌아보고 아파하면서 절대자를 사모하며 결국 하나님의 방문과 초청을 받았다면 그는 最上의 존재가 되는 것 아닌가? 나는 나의 허물된 됨됨이로 인하여 숱한 고통을 경험했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부족해도 내 길, 하나님으로 인해 누가 뭐래도 명품인생, 최상의 존재로 그 말할 수 없는 영혼과 삶의 희열을 느끼면서 감사하고 있다. 주변은 나를 깊이 모른다. 심지어 가족도 나를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주님만이 내가 명품인생인 줄 아신다. 나는 명품이 아니어도 나를 인도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니 내 인생이 명품이다.
명품인생이 되는 데는 고통이 필수과목 아닌가?
사람은 아는 것으로 변하지 않는다. 감동하면 다소 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깨어지고 부서지면서 고통 중 상처가 생기면 상처만큼의 변화는 가능하다.
내 젊은 날, 내가 날 만났더라면 이렇게 말해 주었을 것이다.
“고통을 피하지 말라. 고통을 차라리 기뻐하고 즐기거라. 네 곁을 오래 머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통이라는 쟁기가 네 마음 밭을 쉬임없이 갈아엎도록 하라. 모든 길이 처음부터 잘 닦여 있었던 것은 아니란다. 네 심령 안에는 잡초가 자랄 틈이 없으리로다. 오직 지금 네 곁에 계신 하나님께 감사하라. 고통 없이 풍요 속에 방치된 인간은 가장 악한 짐승이 될 테니까..”
2011.04.20.
내 어린 시절은 성경이 없어서 고생했고, 철든 후로는 성경을 지키지 못해 고생한 날들이었다. 이제 노후는 67번째의 작은 성경 한권을 써내려가야 하는 소중한 날이어야 하리라. 노후대책은 경제자립도와 아울러 그보다 더 중차대한 내면을 준비하는 것이다. 먼저, 뼈를 깎는 외로움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서운함에도 신속히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려면 모두 내려놓되, 포기할 줄 모르는 꿈이 있어야 하리라. 과거의 잔상을 아쉬워해선 안 된다. 미련을 갖는 모든 것은 노령에 무서운 적이 되어 방문할 것이다. 다 떨어낼 줄 아는 말끔한 노신사를 소망한다면 아직도 뇌세포가 성성할 때 굳게 다지고 또 다져야 한다. 그래도 치매와 중풍과 당뇨와 암과 알 수 없는 덫은 수없이 많아 여전히 인생은 埋設圖를 잃은 지뢰밭인 것을 어쩌랴. 오직 전지전능하시고 끝까지 인생을 불쌍히 여기시는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 외에 무슨 대책이 있단 말인가?
2011.05.20.금요. 한두 차례 비오고 흐림.
선하고 좋은 모든 결론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며
거북하고 불행스런 모든 악은 인간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세상 짐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그 나라 갈 때,
내려놓는 모든 짐은 다 자신의 작품인 것을 알리라. 그래서, 그 때는...
하나님이 주셨고 소원하셨던 믿음 하나 붙잡고 영원히 죽지 않는 성화된 영혼으로, 구차한 육신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떠나간 육체의 좋았던 감각조차 아쉬움 없이 참으로 개운하게 그 분 앞에 서게 될 것을 나는 믿는다.
걱정하지 마시게. 올 건 반드시 올 것이고, 떠날 건 떠날 것일세.
그러나 남을 것은 남아 있지. 심고 가꾼 대로 드러날 테니까..
(성도 하나가 사정상 교회를 떠난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자네가 염려한다고 달라질 건 별로 없을 거야.
사람들은 보통 염려 자체를 염려하고 걱정 자체를 걱정한다네.
밤새 염려하고 두려워한다고 일어난 일이 바뀌진 않아.
결과에 순응하고 그 일로 더 귀한 일을 꿈꾸게나.
길을 막고 있는 바위를 치우기 힘들면 그걸 밟고 뛰어 넘도록 하게.
내가 자초했든, 남이 굴려 놓아 가로막았든 돌은 감정이 없다네.
보석과 돈에는 인격이 없어요. 토지와 카드와 증권에도 감정이 없지.
내가 생각하고 내가 행하고 내가 말한 대로 그게 내 앞에 와있을 뿐,
그 바위를 쪼아 멋진 조각을 하든 가져다 정원에 놓든지, 폭파하든...
바위는 진로에서 만난 불청객이야.
불청객도 반갑게 맞는다면 그는 귀한 내 동지가 될 수 있을 걸세.
별똥이 떨어져 우리들이 흔적조차 없어져도 그건 대수롭지 않지.
언젠가 거기, 천국 문에 이르러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하게나.
“아버지. 사랑 외엔 길이 없어 힘겨워도 사랑하려 힘을 다 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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