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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窓가에서

2013.08.16. 바보로 태어나 다른 바보들을 우러러...난 괜찮아...

by 설렘심목 2013. 10. 25.


 

 

2013.08.16.금요기도회 중...

땅 위에 생명 받은 만물 중에 감히 하나님 앞에 설 자가 누구인가?

구원하기로 작정된 영혼일진대, 과연 하나님 앞에 무엇으로 서리요?

오직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건지신 예수그리스도의 거룩하신 이름뿐이로다.

 

2013.08.20. 화요.

절절 끓던 열대의 밤이 놀랍게도 오늘은 이불을 끌어다 덮을 정도로 서늘해졌다.

세월가고 흐르는 것을 누가 막으랴? 붙잡을 수 없는 더위, 붙잡을 수 없는 아픔의 날들...

기어코 평화의 나라, 주님 앞에 서리라.

 

바보 부모아래 바보로 태어나 다른 바보를 탓하면서 늘 스스로의 함정 속에 헤매다가

생각이 들면서 자신이 바보인 것을 더욱 깨달아 이젠 다른 바보들을 우러러 보기 시작한다.

바보들 안에 나름 쓸만한 구석이 많다는 걸 알고는 스스로 위로하고 이웃을 품는 것이다.

바보가 살 수 있는 길은 그래서 끝없이 낮아지고 잠잠해지는 것이다.

세상을 높은 데서 보면 허탄하지만 낮은 데서 보면 진지해 진다.

높으나 낮으나 세상의 근원되시는 창조주 우리 하나님을 빼고는 허무 그 자체일 뿐이다.

 

E-mail로 오는 홍수같은 정보들을 살피다 보면 블로그관리에 도움이 되는 귀한 정보들이 간혹 하나씩 보인다.

고물상에서 귀한 골동품을 건지는 기분이다.

웹서핑이 시작되면 신기한 것들을 많이 만난다.

그렇게 구한 viotti의 바이올린협주곡은 종종 내 심장을 오그라들게 한다.

상도동과 김안과를 오가는 동안에도 여전히 나를 사로잡아 주님을 한없이 찬송하게 한다.

오늘은 vivaldi의 basoon협주곡을 구해서 곰녹음기로 담아놓고 저녁내 들었다.

가슴을 깊이 파고드는 바순의 그윽한 선율로 또다시 하나님의 놀라운 지성을 엿보고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60중반이 다된 이 나이에 소년과도 같은 이런 감동을 변함없이 주시다니 크신 자비로우심에 콧날이 시큰했다.

눈물이 흐른다. 오. 주님..무엇을 드리리이까? 허물뿐인 이 죄인을 이토록 후대하시나이까...

 

2013.08.26.월요. 며칠사이에 서늘한 바람에 아침저녁으로 가을정취, 창가엔 벌레소리.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씨의 총에 머리를 맞아 옆으로 기울었다.

놀란 심수봉이 “각하 괜찮습니까?”묻자 “나는 괜찮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난 괜찮아. 난 정말 괜찮다.

우리 교회와 성도가 그리고 내 가족들이 주의 손에 붙잡혀 있기만 한다면 나야 아무래도 좋다. 난 괜찮다.

요한복음 8장 뒷부분에서 예수님은 분노한 유대교인들을 피해 숨어 위기를 모면하셨다.

왜 기적을 사용하셔서 위풍당당하게 자신을 보호하지 않으셨을까?

어제 오후예배에서 그 부분의 질문이 있어서 우리모두 성령께서 베푸신 답을 들었다.

자신을 위해서는 한 번도 하늘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셨던 주님,

십자가에서 사망의 쓴 잔을 죄인들과 꼭 같은 육체로 받으신 주님의 목적은,..

자신의 육체가 아니라 그 육체를 통한 부활의 증거였다.

그리고 그 증거는 하나님 자신의 참을 수 없는 실현, 하나님의 실존인 사랑의 전개였다.

자신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 없었던 한경직목사님. 개인을 위해선 돈을 쓰지 않았던 박정희대통령.

너희들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나는 아무래도 좋아. 몸이 짓이겨져도 너희를 구할 수만 있다면 나는 괜찮아.

십자가의 一聲(일성)이 가슴을 파고들어 깊이 박힌다.

난 괜찮아, 자신이 죽으심으로 만민의 구원을 이루시는 그리스도의 말씀,

희생이 마무리되는 가장 원숙한 사랑의 언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