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식.정보.시사.역사.과학.건강 等

설날 부모님께 재테크 지혜를 선물로..-조선닷컴 와플

by 설렘심목 2012. 1. 21.

 

설날 부모님 孝테크

퇴직금은 원금 보장이 우선
2억 넣으면 매달 67만~70만원 받는
보험사 판매 즉시연금도 활용해볼만

부동산 전략은
선거의 해… 부동산 매도는 내년으로
등기여부 등 시골 땅 실상 파악부터

주택연금
2월1일부터 64세이상 신규가입 땐
월지급액 최대 7.2% 줄어들어

아버지! 요즘 끼니도 제때 챙겨 드시지 않고 밤잠도 잘 못 이룬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친구분 추천으로 주식에 투자했다가 500만원이나 손해를 봤기 때문이라고요. 생전 주식투자는 눈길조차 안 주다가 왜 늘그막에 그렇게 큰돈을 덥썩 주식에 투자했는지 모르겠다며 어머니도 무척 속상해하시더군요. 퇴직하고 나서 많이 적적하셨을 텐데, 생계가 바쁘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노후 고민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모든 게 불효자인 저의 불찰입니다. 이번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기 전에 주변에 수소문해서 재테크 전문가들을 만나 아버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을 조금씩 모아봤습니다.

오어진 기자 polpm@chosun.com

◇퇴직금 안전하게 굴리려면

평생 직장에 다닌 대가로 받는 소중한 자금인 퇴직금은 원금손실 위험이 낮은 안전한 상품에 넣는 것이 우선이다. 퇴직금은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무럭무럭 키우는 것보다 뿌리(원금)가 상하지 않도록 잘 돌보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안정적인 운용수단은 은행 정기예금이 최고다. 다만 이자가 연 4% 안팎에 불과해 영 아쉽다. 만약 이자가 이렇게 낮더라도 아버지가 정기예금 운용을 고집한다면, 절세 혜택이라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해 주자. 세금이 줄어들면 그만큼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남녀는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세금이 전혀 없는 생계형 저축에 가입할 수 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부센터장은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즉시연금(상속형)도 적극 활용해보라"며 "시골땅이 정부에 수용되어 토지보상자금 20억원을 받은 고객분도 절반을 즉시연금(상속형)에 가입해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은행 예금 금리보다 약간 수익이 높은 편이어서 2억원을 넣으면 매달 67만~70만원 안팎을 연금 형태로 돌려 받을 수 있다. 즉시연금(상속형)은 목돈을 넣어두면 일정 금액을 매달 연금처럼 받다가 가입자가 사망하면 원금을 유가족에게 물려준다. 운용기간이 긴 연금이지만 중도인출 기능도 있어서 급전이 필요하면 연금을 해지하지 않고서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단 매달 금리가 달라지는 변동금리 상품이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제로이자 시대를 대비해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고향집과 땅, 언제 처분할까

올해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는 선거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PB팀장은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열리기 때문에 각종 개발공약들이 우후죽순 발표되면서 지가(地價)가 꿈틀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만약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 같다면, 무작정 헐값에 팔기보다는 개발호재나 향후 이용가치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판단하는 것이 좋다. 김용구 대신증권 팀장은 "내년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부동산 매도는 내년으로 미루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고향 생활을 정리하고 도시에 사는 자녀 근처로 이주할 계획이라면, 처분 자금으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퇴직 이후엔 위험이 적으면서 스트레스도 적게 받는 연금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아파트 시장 침체와 주식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오는 부동산 상품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부장도 "임대수요가 많은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역세권이나 대학가 등 임대 수요가 꾸준한 곳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다만 오피스텔 같은 임대형 부동산은 세금이나 공실(空室) 위험 등이 있기 때문에 연 수익률이 6~7%는 나와야 손해가 아니라는 점도 꼭 말씀드리자. 고향땅의 정확한 실상을 알아보는 것도 좋다. 박진환 부장은 "시골에는 이웃 땅을 침범하거나 땅이 뒤바뀌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이번 설 명절은 부동산 등기 여부나 측량, 관리 현황을 살펴보는 기회로 삼아볼 만하다"고 말했다.

◇재테크 정보는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은 아무래도 도시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빠르게 바뀌는 금융정보에 취약하다. 서기수 A+에셋 수석연구원은 "자녀들 자신이 부모님의 '재테크 집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고향에 내려가기 전에 최근 재테크 트렌드와 정보를 살펴보고 알려드리면 좋다"고 말했다.

올해 달라지는 금융제도 중엔 주택연금이 대표적이다. 만 60세 이상 1주택(시가 9억원 이하) 소유 부부가 집을 담보로 연금을 다달이 타쓰는 주택연금은 2월 1일부터 64세 이상 고령자가 신규가입하는 경우 불리해진다. 고령화와 집값 하락 등의 여파로 주택연금 월 지급액이 최대 7.2% 줄어들도록 조정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만 70세가 3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가입하는 경우, 지금까지는 월 지급금이 106만원대였지만 다음 달부터는 103만원대로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