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통증전문교수, 의사 모여 함께 연수강좌 및 주제토의 (2010.7)
만성골반통 치료 무엇이 문제인가?
치료법은 많지만 완치는 어려워
산부인과, 신경정신과, 물리치료사 등과 다각적 협조 중요
만성골반통은 골반에 국한하여 기능적 저하나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만큼 심한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골반내 장기 외 배꼽 아래 복벽, 요추와 천골부위, 엉덩이 부위를 포함한다.
또 만성골반통은 1개 이상의 장기에서 발생하며 흔히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와 성적 혹은 육체적 학대의 과거력, 신체의 불편감 정도 등과도 관련이 있다.
이런 문제들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평가, 진단 및 치료가 어렵다. 또 치료법은 많지만 완전한 치료가 어렵다. 지난 30일 경희대학교 청운관 지하1층에서 개최된 제2차 만성골반통 연수강좌에서 순천향의대 배동한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중심으로 환자치료의 문제점들에 대해 알아본다.
◆내과적 치료-효과적 임상연구결과 전무
내과적 치료로 진통제와 항우울제가 사용된다. 진통제로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를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이 약제가 효과적이라는 임상연구는 없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기능적·정신적 상태를 호전시키는데 필요한 것은 아니며 만성골반통 치료제로 사용한 것에 대한 발표자료도 없다.
유발점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는 방법은 근막통증과 관련된 통증에 제한하여 사용할 수 있다. 항우울제는 만성골반통에 대한 치료효과가 불충분하다.
호르몬치료는 난소의 기능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혈중 에스트로겐을 낮춘다. 경구피임약, 생식샘작용호르몬작용제, 프로게스틴, 레보노르게스트렐을 분비하는 자궁내 장치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는 임신을 원하는 여성에게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생식샘작용호르몬작용제는 골밀도 소실을 유발할 수 있어 6개월 이상 사용할 경우 보충요법이 필요하다. 프로게스틴 제제는 오심, 체중증가, 체액저류, 파탄성 출혈, 우울 등의 부작용이 있다. 무엇보다 내과적 치료의 단점은 복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통증이 재발하는 것이다.
◆외과적 치료-장기간효과 근거 부족, 재발도 많아
외과적 치료에는 자궁내막증 병변의 제거, 유착박리술, 자궁적출술, 자궁신경절제, 엉치앞 신경절제술 및 신경자극술 등이 있다.
자궁내막증 병변의 제거로 1년간 환자의 45∼80%에서 통증이 완화된다. 그러나 치료를 하지 않은 환자에서도 증상호전이 보이는 플라세보 효과를 보이고 있어 수술적 치료의 효과를 저평가시킨다.
또한 1∼2년 후 환자의 40∼60%에서 통증이 재발한다.
Wheeler 등은 자궁내막증으로 수술을 한 뒤 재발한 통증의 평가로 추적 관찰 2년 후 2차 수술을 시행해 자궁내막증의 재발을 확인했다. 재발은 10% 미만이었다. 위의 결과에 따르면 통증재발을 자궁내막증의 재발로만 생각해선 안된다.
유착박리술은 단기간의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장기간 효과에 대한 근거는 부족하며, 이에 대한 연구들의 대부분은 후향성이고 대조군이 없다.
자궁적출술은 일차성 월경통에 효과적이지만 천골앞신경절제술보다는 덜 효과적이다.
생리와 관련되지 않는 만성골반통에서는 효과의 증거가 없다.
천골앞신경절제술도 생리와 관련되지 않거나 중심성이 아닌 만성골반통에서는 효과의 증거가 없다.
신경자극술은 치료효과에 대한 장기적 관찰이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 후에도 통증의 지속이나 증상과 병변의 재발 등이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자궁내막증에서 통증재발은 자궁내막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추정되는 요인 중 면역학적 요인과 관련하여 T 림프구 세포독성, B 림프구 기능과 자연살상세포의 이상으로 면역계 변화가 일어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 난소를 보존하는 것보다 양측 난소난관절제술을 하는 것이 통증의 재발과 재수술률을 낮춘다고 보고하고 있다. 난소가 남아있는 경우 자궁내막증의 재발 가능성이 높다.
또 수술 후 유착이 자궁내막증의 병변을 완전히 제거해도 통증의 원인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정신·사회적 문제로 삶의 질에도 악영향
만성골반통은 정신적·사회적 문제를 야기해 삶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성 기능이나 부부간의 관계에 문제를 유발하는데 이는 개인간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생물사회심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 우울이나 수면장애 등의 정신적 문제들이 만성골반통이 있는 여성에서 흔히 동반된다.
배 교수는 “이처럼 만성골반통의 평가와 진단이 어렵고 치료도 쉽지 않다. 다양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의 지속 및 재발, 수술 후 재유착 등이 치료를 어렵게 하고 이로 인해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집합적 접근으로 산부인과 의사 외에 신경정신과, 물리치료사 등과 같이 팀을 이루는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 만성골반통 치료의 무작위 대조시험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만성골반통연구회(회장 경희의대 허주엽)는 이번 연수강좌에서 비디오 세션을 통해 경희의대 허주엽 병원장이‘만성골반통환자의 골반경수술', 순천향의대 박성진 교수의‘만성골반통 환자의 초음파검사', 성균관의대 최두석 교수의 ‘청소년 만성골반통의 임상양상 및 감별진단' 등 다양한 내용이 발표됐다.
허 회장은 “만성골반통은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타과와의 긴밀한 협조체계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번 연수강좌를 통해 보다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시각과 방법들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보건타임즈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