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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시사.

北스님들에게 가발이 필수인 이유

by 설렘심목 2010. 12. 9.

北스님들에게 가발이 필수인 이유     
 


  =최근 묘향산을 다녀온 관광객이 찍은 보현사 스님 모습.  예전에는 스님들이 머리를 기르고 다녔지만 가발 덕분에 문제가 해결됐다.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그 종교란 김父子(부자)를 아버지로 떠받드는 이른바 주체사상만을 믿는 자유만 허용할 뿐 일체 모든 종교는 ‘사회 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1980년대 말 평양에 생겨난 이른바 교회와 성당들은 많은 북한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평양출신의 한 탈북자에 따르면 1988년 봉수교회가 만들어지자 숨겨두었던 낡은 성경책을 들고 한 노인이 교회를 찾아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순간 교회 주변을 감시하던 보위부 요원에게 즉각 연행된 노인과 그의 가족은 정치범 수용소로 압송됐다고 한다. 북한에서 기독교를 믿거나 기독교를 전파하는 자는 간첩보다 더 중한 죄로 다스린다. 다른 사항은 용서해도 기독교에 관련된 자는 용서라는 것이 없다.

기독교 탄압보다는 덜하지만 불교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당국이 형식적인 교회와 절을 재건하고 가짜 목사와 스님들을 양성해 해외손님들을 맞이 하게 하는 것은 종교계의 돈을 흡수하기 위한 노동당통일전선부의 전략에 의해서다.

1987년에 북한의 최고대학인 김일성 종합대학에 종교학과가 생겨났다. 처음에는 비밀리에 만들어져 그런 학과가 있는 줄도 몰랐고 정원도 5명뿐이었다는 것이다.


 =묘향산 보현사의 북한 스님 모습.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 개최를 계기로 북한의 대외활동이 활발해지고 종교적 색채를 가진 외국 단체들의 북한 방문이 활발해지면서 이들을 상대할 전문가들이 턱없이 부족하자, 종교학과를 공개하고 정원도 20여 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종교학과에서는 기독교, 불교, 천도교 등의 교리와 종교 의식을 주로 배운다. 교수들은 주로 역사 학자들 속에서 선발했다고 한다.

종교학과는 우선 출신 성분이 좋아야 하고 졸업하면 노동당 통일전선부에서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 학과의 경쟁률은 최고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에서 공식적 종교인은 모두 가짜라는 사실이 상식적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북한 사람이 봉수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북한측 목사나 스님에게 직업을 물을 때 ‘목사’나 ‘스님’이라고 답변하면 정신병자 취급 받을 수 있다. 어디까지나 대외적 활동을 위한 위장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목사는 예배 행사 때만 행사를 하고 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스님들에게 문제가 발생했다.

스님들은 일반적으로 머리를 깎는데 북한의 스님들은 어중간하게 머리를 기르고 손님들을 맞이하다 보니 묘향산이나 기타 북한의 명산 등을 방문한 불교계 인사들이 그 정체성을 의심하게 된 것이다.

절에 있는 시간외에는 일상 생활을 해야 하는 그들인데 머리를 빡빡 밀면 북한말로 교화생(감옥생활을 한 범죄자)취급을 받는 것도 큰 문제로 제기됐다. 그래서 최근 스님들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 배려로 가발이 지급됐다고 한다. 진짜 스님행세를 하려면 머리를 제대로 깎고 그 대신 일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스님으로 동원되는 통전부 교류국 2과(종교과)요원들의 일상생활은 가발로 해결된 것이다. 가발을 쓴 이후부터 가짜 스님들은 주변 놀림에서 해방될 수 있게 됐다.

종교는 허용하지 않으면서 종교의 자유를 거짓으로 보여주는 북한당국의 이중성을 잘 아는 북한주민들은 남한을 비롯, 해외의 종교인들이 북한측의 종교인들과 무슨 행사를 한다고 하면 그 어리석음에 쓴 웃음밖에 나올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