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6.2선거의 압승 분위기를 7.28재보선까지 끌고 가겠다고 장담을 하고 있지만 ‘인물난’에 허덕이는 눈치입니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은평을’에서 아직 후보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고, 세종시 여론덕분에 처음으로 광역단체장을 배출한 충청지역에서도 후보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물난’ 때문일까요? 얼마 전부터 민주당이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명도가 높은 연예인과 방송인 등을 마치 자기 당 영입인사인 양 포장하여 언론에 거론되도록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김제동씨가 "은평을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민주당과 접촉한 사실이 있다"는 언론보도 때문에 파문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정보제공자가 민주당으로 밝혀지자 김제동씨 측은 “민주당과 조금이라도 연관된 인사가 김제동 본인은 물론 소속사와 은평을 보궐선거에 관련해 논의를 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며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엄기영 전 MBC사장에 대한 ‘영입 스캔들’도 6.2선거가 끝나자 마자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강원도 평창 출신인 엄 전 사장이 강원도 재보선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을 거라며 민주당 영입설이 이미 구체화된 것처럼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MBC 앵커로 유명세를 탔던 신경민 씨에 대한 루머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의 정치적 동반자라고 알려진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은평을 출마가 확실시 되자, 언론들은 일제히 ‘신경민 전 앵커 민주장 영입설’을 보도했습니다. 은평을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당 지도부 인사들이 양해를 해준다면 ‘신경민 전략공천’은 당장에도 성사가 가능한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시사프로그램 최고의 사회자로 인기를 얻고 있는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도 ‘민주당 영입 루머’에 시달린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근 또 다시 민주당 영입설이 불거지자 손 교수는 즉각 논평을 내고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민주당 대변인은 “우리당(민주당)은 손석희 씨에게 어떠한 접촉도 한 적이 없고 공천을 위한 노력을 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러한 보도 때문에 피해를 입으셨다면 민주당의 입장에서 정중하게 사과를 드린다”며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영입설’의 진원지가 당이라는 점을 시인하지 않고 있지만, 언론보도 시점, 보도행태, 민주당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언론에 ‘루머’를 흘린 건 민주당 스스로 한 짓이 분명해 보입니다.
왜 이런 짓을 할까요? 간단합니다. 비용 한 푼 안들이고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고효율 ‘정치마케팅’이기
때문입니다. 참신한 이미지로 국민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인사들의 당 밀착설은 장사효과가 큰 이벤트입니다.
김제동, 손석희, 엄기영, 신경민 씨 등 인기인 영입설이 세간에 유포되면 당에게 엄청난 ‘이득’이 쥐어집니다. 팬과 국민들은 ‘아무개도 민주당을 좋아하는 구나, 그렇다면 나도...’ 하는 인기인 추종심리에 끌리게 됩니다. 당이 져야할 부담은 ‘한 줌’에 불과하지만 얻는 건 ‘한 가마니’ 쯤 됩니다.
문제가 되면 대변인 사과성명 한마디면 끝나지만, 그 대신 대단한 ‘마케팅효과’를 얻게 되는 거지요. 그러니 사과성명 같은 게 까짓 대수겠습니까? 인기인 마케팅은 젊은 층에서 그 효과가 뛰어납니다. 진보적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이와 같은 마케팅 방법에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마케팅 효과’에 이용당하는 당사자들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엄청날 수 있습니다. 특히 좌우 대립, 보수와 진보의 사회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한쪽으로 매도되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남이 먹지 못하도록 일단 손 때나 묻혀 놓자는 식이라면 민주당이 매우 고약한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 내 것이라고 ‘찜’ 해놓으면서 동시에 ‘인기인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매우 잘못된 판단입니다.
민주당의 이번 7.28재보선 후보 추천과정을 보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왜 민주당에 쓸만한 인재들이 모이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 한가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득을 얻기 위해 당에게 우호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유력한 인재들’을 헐 값에 내다 파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인재부족현상을 부추기는 데 한 몫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잘 활용하면 100을 끌어 낼 수 있는 상대인데도 코 앞의 ‘작은 이득’과 바꿔서 결국 10밖에 쥐지 못하는 식의 ‘사람 관리’를 하고 있군요. 민주당이 집권당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능력 있는 인재가 필요할 겁니다.
이런 식의 ‘사람 관리’라면 승산이 없을 것 같군요.
민주당, ‘사람 장사’를 엉망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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