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는 하야(下野)해야 한다
새벽녘, 여명이 동창(東窓)을 물들이면서부터 잠을 청하다가 닭이 울자 곧 잠을 깼다. 요즘 들어 나라꼴을 생각하면서부터 생긴 불면증이다. 나라야 되든 말든 내 일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이명박 대통령은 나라를 망친다’라는 명제로 오늘 아침을 출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참았던 언어였고, 오래 묵은 배설(排泄)이었다. 생각이 이에 미치자, 참으로 간절히 하고 싶은 그것을 하고난 뒤처럼 온몸에 생기가 돈다. 그리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좌파를 일반인들처럼 착각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중도(中道)에 있으면, 좌파도 호응해 올 것이라는 착각. 좌파도 인간이라는,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일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 대한민국 좌파는 김정일에 의해 조종당하는, 끊임없는 포섭과 세뇌에 의해 의지와 꿈을 빼앗긴 사람들이라는 것을 대통령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세한 예는 이미 60년 전 남로당에 의해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좌익들이란, 인간의 생명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얼마나 부도덕한 자들인지, 얼마나 치열한 자들인지, 얼마나 독한 자들인지, 얼마나 끈질긴 자들인지를 대통령은 모르고 있었다. 그 비극이 고스란히 6.25 전쟁 전 과정에 담겨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무려 육순 소장이나 되는 사람이 군 기밀을 북에 넘겨준 사실을 쉽게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는 중도(中道)라는 허황한 길에 서서, 좌파들이 세력을 회복하는 것을 보고 있을 것이다. 무수한 음모가 난무하고, 속아 넘어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그 음모의 꼭대기에 민주당이며 민노당 간판을 달고 서있는 좌익들이 있음을 대통령도 보고 있을 것이다. 방법이 있음에도 방법을 포기한 대통령. 스스로 손을 묶은 속수무책의 방관자.
그 좌익들이 친구와 스승을 죽이고 부모마저도 당에 넘기는 공산주의자들임을, 패륜과 인간 이하의 행위에서 대통령은 그 정체를 알았어야 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라는 이름으로, 좌익들도 우리 국민이라는 박애주의(博愛主義)를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가 얼마나 국민을 사랑하는가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좌익들에게서 돌아온 것은 비웃음이었다. 그 유순한 박애주의를 틈타서 그들은 세력을 확장하거나 더욱더 민심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명박은 죽어가는 우리에게 중도라는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 해방 후 역사는 제주 4.3 폭동과 여순반란사건으로 정점을 이룬다. 그 시기에 좌익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이 나왔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좌익을 포용하고 있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쓰러져가는 좌익들은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따뜻한 음식과 둥지를 제공받았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은 하야(下野)해야 한다. 그는 유능한 장삿꾼일지 모르나, 대한민국의 영광과 통일을 선도할 지혜로운 자는 아니다. 그는 돈 버는 법은 알지 모르나, 병법을 깨우쳐 국토를 넓힐 인물은 아니다. 그는 조조의 간사(奸邪)를 알고 있으나, 조조의 역량과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한다.
중도를 택하여, 좌익에게 기회를 준, 그리하여 나라를 위기에 처하게 만든 인물일 뿐이다.
정재학(WPS국제방송 편집위원, 시인정신작가회 회장, 데일리안 편집위원, ptimes논설위원, 자유지성300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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