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덕목들을 실천적 측면에서 숙고하다
Gregory of Nyssa(닛사의 그레고리)
카파도키아 3대 교부의 한 사람이었다. 카이사레아Caesarea의 대주교였던 형의 권유로 371년 닛사의 주교가 되었다. 정통신앙을 수호한 공적이 크다. 같은 고향 출신인 그레고리우스 나지안제누스 Gregorius Nazianzenus와 함께 삼위일체설을 확립하는 데 공헌하였다.
《모세의 생애》
닛사의 그레고리 지음 | 고진옥 옮김 | 은성 | 2003년
《모세의 생애The Life of Moses》 는 ‘완덕完德’(완전한 덕행)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금욕주의자(또는 수덕주의자)들이 모였을 때 강독할 목적으로 기록된 책으로, 《성경》에 기록된 역사적 사건을 재서술하고, 성경적 서술의 영적인 의미 등을 담고 있다.
닛사의 그레고리는 수많은 논문과 설교, 편지 등의 작품을 남기었다. 이런 그의 글 중 《모세의 생애》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그리스도의 모형으로서의 모세가 겪은 여정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이루는 길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길은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충성스레 자기의 길을 간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의 뒤를 바라보며 그를 모범으로 뒤따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기독교 신비주의를 연구하는데 아주 중요한 문헌이다.
닛사의 그레고리는 구약에서 모세를 ‘신실한 자’라고 일컬었다. 여기서 신실한 자란 하나님의 뜻을 지키는 자라는 의미이다. 유명한 모세의 이야기는 모세의 기적을 행함과 바로의 흉악함, 이집트에서 일어난 엄청난 재앙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면서 그레고리는 그가 살던 교회의 문제에 대해 “오늘날 복음으로 회심한 많은 사람이 아직도 원수의 유혹을 받고 있다”고 고백한다.
이 책에서 그레고리는 바로의 강퍅함이 하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그의 마음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바로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내버려두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를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선한 삶과 악한 삶을 구분하여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주셨다. 그런데 바로 같은 자는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본능을 사용하여 삶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다.
태양이 우리에게 동일하게 비치듯이 하나님의 사랑 또한 우리에게 동일하게 비춰진다. 어떤 이들은 악한 욕망에 사로잡혀 어둠 속에 계속 남아 있기도 하지만, 반면에 또 다른 사람들의 삶은 이 빛에 의해서 고결해지기도 한다. 하나님 안에 우리가 사는가 살지 못하는가는 우리 자신에게 원인이 있다고 그레고리는 말한다.
《모세의 생애》는 《성경》에 대한 그레고리의 ‘영적 감각’을 반영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저자는 《성경》의 궁극적인 목적이 역사적인 교훈을 통해 영혼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향하게 하는 데에 있다고 한다. 그레고리는 영성 생활을 끊임없이 성장하는 과정, 또는 앞을 향해 나아가는 정진하는 생활이라고 한다. 이 생활은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쫓아가노라” (빌 3:13~14)고 한 사도 바울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
그레고리는 모세가 손을 가슴에 넣었다가 꺼내니 흉하게 변해버렸으나, 그 손을 다시 가슴에 넣었다가 꺼내니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온 것을 풍유적으로 해석한다. “하나님의 품속에 있던 예수님이 우리에게 내려오셨을 때 그는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그가 우리의 결함을 제거하고 흉하게 변해버린 우리의 손을 하나님의 가슴에 넣어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뱀이 다시 지팡이로 변한 것은 죄인들이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믿음을 갖게 된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이 지팡이는 믿음을 상징하는 지팡이로써 믿음과 선한 소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힘이 되기 때문이다.
모세에게는 이방인의 아내가 있었다. 그녀는 항상 모세를 따랐다. 이 모습을 그레고리는 이렇게 풀이했다. “이것은 우리가 고결한 삶을 살고자 할 때 이방 교육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실제로 도덕 철학과 자연 철학은 고결한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으며, 우리가 이방 학문과 정결한 삶을 연합했다고 해서 세속적으로 타락 하는 것도 아니다.” 이 역시 풍유적 해석의 전형적인 예이다.
《모세의 생애》에서 그레고리는 모세 이야기의 각 사건이 가진 의미가 고결한 삶의 발전과정을 제시한다고 본다. 그레고리는 이집트에서의 열 가지 재앙도 풍유적으로 해석한다. 마지막 재앙인 ‘장자의 죽음’에서도 영적인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 재앙이 주는 가르침에 대하여 말하기를, “우리가 정결한 삶을 살면서 악과 싸우게 될 때 악은 그 시작부터 완전하게 소멸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광야의 ‘만나’도 영적인 의미로 이해되어야 할 사건이라고 본다. 우리는 이집트적인 생활(즉 이방인의 삶)로부터 정화되어야 이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우리가 순수한 영혼을 가졌을 때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양식을 먹을 수 있다. 이 양식은 곧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은 이 음식을 각자의 기호에 맞도록 여러 모양으로 변화시키신다.
그레고리는 모세가 만든 구리 뱀을 통해 십자가의 의미를 설명한다. 이 사건은 신앙의 신비를 통해 이루어지는 영혼의 정화를 보여준다. 십자가를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든지 욕망이라는 독소를 해독시킬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그레고리는 영성 생활을 끊임없이 성장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따라서 그에게 신앙생활이란 부단하게 정진하는 생활이다. 비록 역사적 본문에 대한 과도한 풍유적 해석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지만, 기독교적 덕목들을 실천적 측면에서 숙고하고 연구하는 진지한 태도는 배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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