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라사랑.시사.

붉은수선화<평양방송서울지국> 재판본 작가 후기

by 설렘심목 2012. 6. 4.

작가 후기

 

<붉은수선화>는 픽션이다. 지어낸 이야기다. 여기에 등장하는 KMG는 우리나라에나 있을 수 있는 그런 곳이면서 동시에 허구의 공간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 역시 모두 가공의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1945년 해방 당시처럼 남과 북으로 갈라져 서로 헐뜯고 비난하면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념이 정치를, 경제를, 문화를 질곡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어디 또 있을까?

 

종북 카페 운영자가 법정에서“김일성 수령 만세!”를 불러도 겨우 10개월 징역을 살리는 나라.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데도 북한 인권법은 국회에서 몇 년째 잠을 자고 있는 나라. 그런 나라가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아무런 부담이 없는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죄를 폐지하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찬양고무죄가 없어진다면 백주대로에서 김일성 만세, 김정일 만세, 김정은 만세라고 외쳐도 아무런 처벌을 할 수 없게 된다.

 

북의 김정일을 추종하는 종북, 친북주의자들은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반미, 반정부 선동만 하면서도 자기 자식들은 미국에서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런 자들이 부지기수不知其數다.

 

미국이 그처럼 싫어 죽겠다면서 왜 자기 자식들은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있단 말인가? 또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고 소동을 벌이면서 왜 그 위험한 나라로 자기 자식들을 보낸단 말인가?

 

북한의 무차별 폭격으로 초토화된 연평도에 취재하러 간 방송사 기자들이 그 현장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도 그냥 넘어가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신문에 대서특필되었다. 혹여 누군가가 이들을 나무라기라도 하면 SNS나 트위터로 떼거지로 들고 일어나서 떼거지 반론을 제기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21세기 대명천지에 3대 세습의 뻔뻔함을 보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나라가 북한이다. 과연 이 세상 어느 누가 북한의 3대 세습을 아름다운 전통으로 인정할 것인가. 생각해 보면 답은 자명하다. 종북, 친북주의자들은 김정일의 광폭정치狂暴政治를 찬양하고, 3대 세습을 묵인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침해되는 것에는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있다.

 

왜 이 땅에는 종북, 친북주의자, 촛불 만능론자가 득세하고 있는 것일까? 왜 종 ‧ 친 ‧ 초 세력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꾸물대면서 먹잇감을 찾고 있는 것일까? 북한이 지상낙원이라면 그곳에 가서 살면 될 것 아닌가? 왜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지옥 같은 비참한 삶을 외면하려 하는가?

 

김정일을 추종했던 무리들은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이 권력을 세습하자 마치 그가 장차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만들어 주기라도 할 것으로 믿거나 선전선동하고 있다.

 

소설 <붉은수선화>에는 대한민국의 사회간접자본인 전파를 이용하고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고 돈을 버는 가상의 한국미디어그룹 KMG가 등장한다.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국민에게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해야 할 KMG가 종북 정치집단으로 변질되어 종북, 친북 정치인들이 저지르는 악행을 그대로 따라서 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해서는 안 되는 범죄행위이다.

 

소설 <붉은수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물론이고 기업, 장소 어느 하나 실제의 것은 아니다. KMG는 소설이 전개되는 가상의 공간이다. 그러나 한 가지 꼭 말해 두고자 하는 것은, 소설은 비록 작가의 상상력의 소산이라 하더라도 글을 쓰는 작가의 상상력은 현실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픽션fiction>과 <논픽션non-fiction>이 결합된 <팩션faction>이라 할 수도 있다.

 

이 소설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북한의 김정일이 지령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디어그룹 KMG의 인사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픽션>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김정일이 김한철이란 가공의 인물을 KMG 사장으로 임명하라고 지령을 내렸을 수도 있으므로 이는 동시에 <논픽션>일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작가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허구의 얘기일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여기에 너무 많은 관심을 두지는 말기 바란다. 다만, 천안함을 두 동강 내고, 백주 대낮에 연평도를 폭격하고, 북한 김정일 부자의 학정에 못 이겨 탈출해서 남한에 와 있는 탈북자를 암살하고, 국경을 넘어 탈북 하는 자기 국민들의 등을 향해 총을 쏘는 저들이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만 염두에 두면 된다.

 

우선,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백합꽃이 썩으면 다른 잡초보다 더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말했듯이,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 썩으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부정하게 축적된 부富는 착하고 아름답게 쓰이지 않고 어딘가 음습한 데로 흘러가서 정체하게 된다. 세상 만물이 흐르지 않고 고이게 되면 썩게 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섭리이다. 또 이러한 불의한 행동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해치는 만악萬惡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북한의 김정일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어떻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바꾸어 숨기고 그리고 드러내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은 변화무쌍하게 자신의 모습과 사고를 바꾸고 행동한다. 또 그들은 뭉치기도 잘 하고 부족한 것을 서로 메워주기도 잘 하고, 철면피처럼 움직이기도 잘 한다. 그들은 기민하게 모이고 흩어지기도 잘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불리하면 떼거리로 덤빈다. 설령 자기들의 주장이 거짓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더라도 절대로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거나 사과하지 않는다.“우리가 뭐라고 했었나?”하고 천연덕스레 넘어갈 뿐이다. 그들은 괴담怪談을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퍼뜨리는 데도 선수들이다. 괴담은 어디까지나 괴담일 뿐 사실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것이 바로 꼼수다.

 

방송을 볼모로 잡고 대한민국에 반기를 드는 자들의 이면에는 자기들만의 잇속을 챙기려는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었다. 당장 썩어나가도 내 잇속을 남에게 줄 수는 없고, 또한 그런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서‘공정’,‘공영’ 방송이란 이름으로 교묘하게 은폐하여 투쟁의 대열에 합류하라고 일반대중과 종북세력들을 선동한다.

 

20세기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신학자인 라인홀드 니버Niebuhr, Reinhold, 1892~1971는『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집단Moral Man and Immoral Society, 1932』이란 저서에서“한 개인 개인은 도덕적으로 보면 아무런 결함이 없는데, 이들이 집단에 귀속되는 순간 이성을 잃고 비도덕적으로 변하게 된다.”고 탄식했다.

 

지금이라도 관심 있는 독자는 라인홀드 니버의『도덕적인 인간과 비도덕적인 집단』을 일독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집단의 이름으로 저질러지고 있는 광기狂氣가 얼마나 무모하고 철없는 것인지는 머지않아 드러날 것이다. 가정에서는 자식에게 착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아버지요, 소중한 자녀이고, 직장에서는 성실한 사원으로, 교회에서는 독실한 신자로 살아가는 이들이 집단에 빨려들어 가는 순간 야수, 혹은 좀비로 돌변하고 마는 게 현실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우리는 집단의 야수성野獸性과 광기를 진절머리 나게 느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배울 만큼 배웠다고 힘깨나 쓰고 돈깨나 있다는 인간들이 종북주의자들의 단말마斷末魔적인 행패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괜히 논쟁에 끼어들었다가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탈북자들의 비참한 삶에 대해서 입도 벙끗하지 않는 정치인, 학자, 종교인, 인권운동가, 시민단체 등 부지기수이다. 아마 이들 역시 민감한 사안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상책上策이라 여기고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종북주의자들에게‘찍혀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일 것이다.

참으로 현실이 무지 슬프다.

 

2012년 5월 일 최 도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