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라사랑.시사.

교권붕괴, 교실막장

by 설렘심목 2011. 11. 11.

[조선데스크]   전교조의 이상한 침묵 

사회정책부차장 김민철

 

자신에게 욕하고 폭행까지 한 학생을 다시 마주보고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는 어떤 심정일까. 제재는 물론 사과도 받지 못하고 학생 앞에 서는 것은 교사 입장에서는 인격모독일 수 있다. 이런 일이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욕하고 폭력을 행사해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실 붕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생이 교사에게 반항하는 것을 넘어 욕하고 폭행을 가하는 난장판은 10~20년 전에도 있었다. 최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 같은 현상이 중·고교에서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내려왔고, 진보좌파 교육감들의 '체벌금지' 이후 그 정도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체벌금지가 문제학생들에게 "내가 어떻게 행동하든 선생님이 나를 혼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같은 교원단체인데도 교총은 교실 붕괴에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데, 전교조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침묵한다는 것이다. 전교조 본부는 물론 전교조 소속 교사들도 이에 대해서는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아직 미성숙한 학생들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것은 교사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전교조 소속 교사 6만4629명(올 6월 현재)도 비슷한 상황을 당하며 모욕감을 느낄 것이다. 전교조 게시판에는 "최근 빈번한 학생들의 교사 폭행에 대해 전교조 본부는 왜 방관하는지 궁금하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이 글의 필자는 자신도 전교조 교사라고 밝히고, "학생 인권은 그토록 집착하는 전교조가 정작 우리 자신의 교권은 왜 외면하느냐"며 "학생이 교사를 발로 차고,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성희롱까지 하는 교실에서 참교육이 가능하겠느냐"고 했다.

전교조나 소속 교사들은 왜 교실 붕괴에 침묵하고 있을까. 전교조가 이런 현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전교조 관계자는 "'교실 붕괴'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현상"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1989년 발족 직후에는 촌지 없애기, 찬조금 안 받기, 열성적인 수업 등 당시 교육현장에서 시급했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대안을 실천해 많은 찬사를 받았다. 지금이 다시 전교조가 그때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힘을 모을 시기가 아닐까. 전문가들은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문제학생이 있을 경우 대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고 말한다. 단계에 따라 교실에서 격리, 학부모 상담방문 요구, 생활지도주임이 관할하는 디텐션룸(Detention Room)으로 보내기, 출석정지, 학급 재배치 요구, 학교장의 낙제 부여 등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문제의 당사자이면서 피해자이기도 한 교사들이 나서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전교조가 자체 특위라도 만들어 현실에 맞는 시스템을 연구해 교육당국에 강하게 요구해 보라. 그 내용이 합리적이라면 좀 강하게 투쟁해도 문제없을 것이다. 전교조가 그동안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반대, 1·2차 시국선언, 교원평가·차등성과급제·학업성취도평가 반대 등에 쏟은 열정의 반의반만이라도 이 문제에 쏟는다면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