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치는 영산강의 기상을 시각화한 영산강 죽산보의 유려한 전망대가 돋보이는 조감도. 4대강 살리기가 실현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4대강의 16개 ‘명품’ 보(洑) 디자인이 공개됐다.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본부장 심명필)는 10월 27일 전국 4대강 유역에 설치될 보 조감도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16개 보 디자인은 턴키(Turn-key·설계와 시공 일괄 수주) 1차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된 대림, 현대, GS, SK, 대우, 삼성물산, 포스코, 두산, 현대산업개발, 삼성중공업, 한양건설 등 11개 건설업체가 제시한 것이다. 제출된 보 설계는 향후 실시설계 과정에서 조형미를 더욱 향상시키고, 수리모형실험 등을 거쳐 기술적인 문제 등은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지난해 12월 15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을 의결하며 출발했다. 올해 2월 5일 4대강 살리기 기획단이 발족한 데 이어 4월 15일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로 확대 개편됐다. 지난 4월 27일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용역 중간 발표회가 있었으며 이후 12개 시도 설명회, 전문가 그룹 자문, 물환경학회와 수자원학회 등 관련학회 토론, 공청회 등을 거쳐 6월 8일 마스터플랜이 발표됐다.
16개 ‘명품’ 보 디자인은 이와 같은 마스터플랜에 따라 처음으로 만들어진 4대강 살리기 관련 ‘실물 디자인 1호’인 셈이다.
한강과 금강 각각 3개, 영산강 2개, 낙동강 8개 등 4대강에 설치될 16개의 보는 주변 경관과 인근 지역의 지리·역사·문화적 특색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이들 보는 물놀이 시설과 생태공원 등 지역 주민들이 찾을 수 있는 쾌적한 수변공간을 조성해 다목적 기능을 갖출 계획이다.
금강 부여보는 백마강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16개 보는 ‘다기능 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보마다 지역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접근할 수 있는 공도교가 설치되고, 전망타워 등이 마련돼 편의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야간조명 시설도 설치돼 밤과 낮이 다른 각양각색의 모습은 관광활성화에 기여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친환경도 보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다. 보 주변에는 다양한 어종이 이동할 수 있도록 자연형 어도(魚道)를 설치해 생태계 단절 문제를 해소하고, 여울과 하중도(河中島)를 설치해 이동어류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등 친환경성을 고려했다. 또 어도 관찰실을 두거나 공도교를 생태학습의 장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보주변은 생태공원으로 활용되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자연형 어도 설치 등으로 친환경에도 중점
4대강에 설치될 16개 보는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보의 부분, 혹은 전체에 움직일 수 있는 가동보가 설치된다. 이에 따라 홍수나 가뭄 때 수량 조절뿐 아니라 보 상류의 퇴적물이 용이하게 배출될 수 있다. 유수의 흐름을 이용해 수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일부 환경단체들이 우려하는 수질 악화에 적극 대처할 수 있다.
공개된 명품 보에 적용된 가동보는 크게 3종류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수문을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는
특히 16개 보 모두에 소수력발전소가 설치되어 연간 2억7천8백48만 킬로와트(kWh)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발전수익이 2백89억원이나 된다. 또 연간 47만 배럴의 유류를 대체하고 15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어 친환경 녹색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6개 보 가운데 낙동강의 강정보가 가장 길어 거의 1킬로미터에 가까운 9백53.5미터다. 반면 가장 짧은 보는 금강의 금강보로 2백60미터다.
명품 보 공개 자리에서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심명필 본부장은 “4대강에 설치될 보는 디자인과 기능적 요소뿐 아니라 환경적 요소도 고려됐다”며 “16개 보가 설치되는 지역마다 문화와 역사, 예술을 꽃피우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역의 명품이 될 보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16개 보를 국민들에게 선보이고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기 위해 온라인 보 품평회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벤트는 10월 28일 시작돼 11월 6일까지 4대강 살리기 홈페이지(www.4rivers.go.kr)를 통해 진행되며, 16개 보 가운데 우수디자인 보를 선정하고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글·
* 이포보 / 한강 3공구
4대강 살리기 비전인 ‘생명이 깨어나는 강, 새로운 대한민국’을 모티프로 경기 여주군의 군조(郡鳥)인 백로를 형상화해 인간과 자연이 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공간구성을 했다. 보를 따라 커튼월 분수와 물놀이용 수중광장, 생태광장(모래비치) 등이 조성된다. 가동보는
* 여주보 / 한강 4공구
인근에 유네스코 지정문화재인 세종대왕릉이 자리한 여건을 살려 ‘세종 여주보, 시대의 문을 연 세종대왕의 위대한 정신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다’를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다. 해시계 모양을 반영한 인공섬 ‘세종광장’을 조성하고, 물 흐름을 조절하는 가동보는 자격루 물시계의 형상을 재해석해 시각화했다. 하천 폭 1킬로미터(저수로 4백80미터, 하천부지 5백20미터) 가운데 보의 길이는 4백80미터이며 보의 전 구간을 전면 가동보로 만들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홍수 때 수문을 모두 개방할 수 있어 홍수 조절에 유리하고, 수질 악화와 퇴적토사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하천 폭 1 킬로미터 전체 구간에 설치되는 공도교의 폭은 전 구간이 7.5미터를 유지한다. 유지관리용 크레인 운영과 자전거 운행, 탐방객의 편의를 고려했다. 보의 왼쪽에 자리한 소수력발전소가 반지하라는 점도 특징이다.
* 강천보 / 한강 6공구
‘남한강 물에 비치는 또 다른 세상’이란 콘셉트로 디자인해 ‘물빛누리 강천보’란 이름을 가졌다. 천혜의 자연환경, 역사와 문화를 가진 지역의 상징 여주8경과 여주군의 군조인 백로가 비상하는 모습, 지역 고유의 이미지를 고려해 웅장함과 고전의 현대적 이미지를 담아 디자인했다. 특히 교각은 황포돛배의 이미지를 살려 날렵한 모습을 하고 있다. 보의 길이는 4백40미터(가동보 3백50미터,
* 금남보 / 금강 1공구
국민 공모로 이름이 결정된 ‘세종시’를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적 상징물로 설계됐다. 한국의 문화, 예술, 과학의 우수성을 디자인화해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의 독창성과 측우기의 과학성이 시각화됐다. 또 충남 연기군의 상징인 제비와 금강에 흐르는 물결을 생동적인 형상을 이루도록 디자인해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지도록 표현했다. 보의 길이는 3백60미터(가동보 1백80미터,
* 부여보 / 금강 6공구
부여보는 백제 성왕이 수도를 웅진(공주)에서 사비(부여)로 이전한 ‘사비천도’란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가상스토리를 디자인화해 구성했다. 이에 따라 부여보 디자인은 ‘백마강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 금강보 / 금강 7공구
부강한 백제의 회복을 꿈꾸며 ‘갱위강국(更爲强國·다시 강국을 이루다)’을 주장했던 무령왕을 상징하는 봉황을 디자인 모티프로 차용했다. 금강에 ‘백제의 황제, 봉황이 지키는 비단수’란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금강보에 ‘금빛나래보’란 이름을 붙여 봉황의 형상을 금강보 곳곳에 디자인으로 살렸다. 금강보의 길이는 2백60미터(가동보 2백21.5미터,
* 승촌보 / 영산강 6공구
영산강 유역 특성을 반영해 ‘생명의 씨알’이란 콘셉트를 가지고 디자인했다. 5개의 교각은 깨끗한 하천을 상징하는 쌀과 물새알을 모티프로 형상화했고, 가동보는 나주 쌀을 소재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승촌보의 길이는 5백40미터(가동보 1백80미터,
* 죽산보 / 영산강 2공구
‘힘차게 굽이치는 기상이 느껴지는 남도의 영산강’을 주제로 설정한 죽산보는 강처럼 굽이치는 형상을 통해 새로운 랜드마크로 연출됐다. 교각 위의 원형 전망대는 굽이치는 물결을 살린 디자인으로 전망대 안에서 사방을 조망할 수 있다. 죽산보는 길이 6백7미터(가동보 1백84미터,
* 함안보 / 낙동강 18공구
경남 함안의 ‘아라가야’와 창녕의 ‘빛벌가야’라는 지역 역사를 반영해 디자인 콘셉트를 잡았다. 낙동강을 품은 큰고니의 날개를 모티프로 디자인된 함안보의 길이는 5백67.5미터(가동보 1백46미터,
* 합천보 / 낙동강 20공구
국내 최대 습지인 우포늪 생명물길 연결을 위한 생태복원 계획의 일환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따오기를 낙동강 살리기의 ‘희망 심볼’로 도입했다. 힘차게 날아오르는 따오기를 상징하는 ‘새-오름보’라는 별칭이 붙은 합천보의 길이는 3백22.5미터(가동보 2백18미터,
* 달성보 / 낙동강 22공구
항해를 시작하는 크루즈를 형상화해 새 시대에 대한 희망과 건강한 자연, 문화의 강을 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했다. 달성보의 길이는 5백79미터(가동보 1백20미터,
*
‘후기 가야시대의 중심’이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낙동 허브(Hub)
* 칠곡보 / 낙동강 24공구
인근 지역의 가산바위 전설을 구현한 철우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삼아 ‘낙동강을 수호하는 철우’를 콘셉트로 낙동강 물길을 형상화했다. 칠곡보의 길이는 4백 미터(
* 구미보 / 낙동강 30공구
거북꼬리란 뜻을 가진 ‘구미(龜尾)’란 이름에서 나타나는 거북과 용을 디자인으로 형상화했다. 구미보의 길이는 6백40미터(가동보 1백3.5미터,
* 낙단보 / 낙동강 32공구
경북 상주와 의성, 구미 등 세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가 융합되고 전통적 이미지가 반영된 고풍스러운 경관을 연출하도록 디자인했다. ‘자연은 이롭게, 사람들은 즐거운, 생명이 유익한 생태환경 조성’이라는 주제의 ‘이락지천(利樂之川)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다. 낙단보의 길이는 2백86미터(
* 상주보 / 낙동강 33공구
상주에 전래되는 ‘오복동의 전설’이란 지역 특성을 반영해 ‘5가지의 낙(樂)이란 콘셉트를 가지고 디자인했다. 상주보의 길이는 3백35미터(가동보 1백5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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