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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세상

신장에 이어 간까지 기증한 50대 목사님

by 설렘심목 2010. 7. 25.

장애인의날 맞아 제주에 신장기증인 위한 기념물 건립

[제주CBS 이인 기자]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기기증인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렸다. 신장에 이어 간까지 기증한 50대 목사도 주인공으로 참여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2007년 준공돼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의 쉼터로 자리잡은 '제주 라파의 집'에서 20일 '생명나눔의 얼굴' 제막식을 가졌다.

'생명나눔의 얼굴'은 살아 있을 때 신장기증을 한 사람들을 예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기념물로, 지난 1991년부터 20년 동안 만성신부전증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한 892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이곳에서는 신장을 기증한 지 4년 만에 간까지 기증한 서귀포시 서호교회 김주백(51) 목사의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김 목사는 지난 2005년 10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8백번째로 신장을 기증한 주인공이 됐다.

아버지에게 신장을 기증한 교회 청년을 본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김 목사는 "신부전증 환자인 50대 여성에게 신장이 기증됐다는 사실만 알 뿐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수술이후 건강을 되찾았다는 말을 그 여성의 아들로부터 들었을 때 밀린 숙제를 해낸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지난해 5월 김 목사는 또다시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신장기증자가 간도 기증한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간 일부를 아낌없이 나눠준 것이다.

김 목사는 "누군가에게 새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기증은 기독교 정신과도 부합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장기기증자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증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주백 목사처럼 생존시 신장기증을 한 제주도민은 모두 10명이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장기기증을 한 사람에게 금전적 보상이 아닌 그들을 예우하기 위한 첫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생명나눔의 얼굴 제막식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스페인과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정신적인 지원이 꾸준하게 이뤄진다"며 "장기기증인을 추모하는 로즈 퍼레이드나 장기기증에 자부심을 갖게 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그들을 예우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장기기증인을 예우하고 자부심을 극대화시키자는 취지의 이번 제막식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장기기증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twoman@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