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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수용소 경험 탈북자들 '눈물의 회견'

by 설렘심목 2010. 6. 2.

"돌멩이 빼곤 다 먹어봤어요" 北 수용소 경험 탈북자들 '눈물의 회견'

 

북한 정치범수용소 등에 갇혔던 탈북자들이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태 및 구금시설 고문 피해자 기자회견'을 갖고 악몽(惡夢) 같은 경험을 증언하다가 눈물을 쏟았다.

2000~2002년 요덕 수용소를 경험한 김광일(가명)씨는 이날 북한인권단체인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돌멩이 빼고 입에 넣을 수 있는 건 다 먹어 봤다"고 했다. 김씨는 "매일 곡물 상태를 점검하기 때문에 먹을 걸 보면서도 못 먹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배고픈 사람들이 종자를 몰래 먹으니까 보위부원들은 종자에 농약을 뿌렸고 그걸 먹고 죽은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가 수용소에서 만난 250명 중 80명이 굶어죽거나 탈출하다가 붙잡혀 공개 처형됐다고 한다. 그는 남한 성경책을 소지했다가 간첩으로 몰려 수감된 경우다.

여성 탈북자들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선글라스를 썼지만 솟구치는 눈물은 감추지 못했다. 연좌제로 13살 때 개천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 28년간 있었다는 김혜숙(가명)씨는 "한 여성이 굶주리다 못해 병사(病死)한 아들의 인육(人肉)을 먹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두 차례 (2003년·2005년) 탈북한 죄로 개천 여자교화소(교도소) 등에 수용됐던 신혜숙(가명)씨는 "구류장 복도에 줄을 서 있었는데 보위부원이 임신한 여자를 발로 마구 찼다. 얼마 후 이 여자가 빈 배로 돌아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는데 아무도 도울 수가 없었다"며 흐느꼈다.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