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게 배우는 오늘부터 행복해지는 법
세상에는 중요한 질문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질문은 아마 많은 사람이 물어보는 백만 달러짜리 질문이지만 종종 우리가 잊고 사는 질문일 것이다.
“지금 행복하신가요?”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 네트워크(SDSN)가 올해 3월에 발표한 ‘세계 행복보고서 2016’에 따르면 덴마크가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다. 그들은 어떻게 행복의 나라를 만들었을까? 덴마크인은 스스로 신뢰의 인간이 되어 공동체에 참여한다. 그 안에서 자유를 발견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억압하지 않으나,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
덴마크 태생으로 <덴마크 사람들처럼 행복하게>를 출간한 작가 겸 강연가, 말레네 뤼달(Malene Rydahl)
의 글을 전하며 당신에게 있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기 바란다.
▒ 영원한 행복은 환상에 불과하다
나는 스스로 ‘행복의 대사’라고 말하고 다닌다. 행복을 주제로 책을 쓰기도 했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된 데에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 덴마크라는 토대가 있다. 나의 조국 덴마크가 준 영감을 바탕으로 행복의 토대를 만드는 몇 가지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이 글을 쓴다.
행복을 이루는 토대를 말하기 전에 먼저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자. 행복은 측정할 수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 단식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 끼 맛있는 음식을 챙겨 먹을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행복을 느끼는 상황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행복이란 주관적인 만족감, 안정감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시시각각 변하고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계속 일어난다. 감동도 기쁨도 결코 오래 가지 않는다. 나 또한 대부분의 시간 동안 행복하지만 언제나 행복한 건 아니다. 영원한 행복은 환상에 불과하다. 이 환상은 위험한 것이다. 사람들이 영원한 행복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된 데는 언론과 우리 모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분명히 존재한다.
행복을 느끼는 데 중요한 것은 우리 내면의 토대다. 내면의 토대에 따라 행복 수준이 달라진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많은 경험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은 항상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어떤 일을 겪을 때 중요한 것은 우리는 항상 내면의 토대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형성된 이 친밀한 토대는 앞날에 겪어야 할 사건을 즐기거나 견딜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준다. 장기적으로 개인의 행복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내면의 토대다.
좋은 토대가 있는 사람이 당연히 행복하다. 좋은 토대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어떻게 살지 고민하며 살아갈 때 만들어진다. 내가 덴마크에서 자란 것을 행운으로 여기는 것도 행복의 토대를 만드는 가치가 살아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행복의 토대를 만들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가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 신뢰, 자유, 공동체의 가치가 덴마크 행복의 3대 요소
평화의 기초를 만드는 것은 신뢰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가치는 신뢰다. 신뢰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토대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 때 또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받을 때 행복을 느끼고 삶을 긍정할 수 있다. 팅가르 스벤센 교수가 쓴 신뢰에 대한 책 <신뢰(Tillid), 2012>에 따르면 덴마크는 국민 78%가 다른 사람을 믿는다고 응답했다. 정부와 기관을 믿는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더 높아서 84%에 이른다. 이런 높은 신뢰 때문에 덴마크 사람들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화를 갖고 산다.
한 예로 덴마크에서는 가게나 식당 밖에 세워둔 유모차 안에서 자고 있는 아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은 ‘무책임하게 아기를 방치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덴마크 사람들은 모두가 아기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자면 덴마크 식당이나 극장에서는 외투를 보관하는 곳에 지키는 사람이 없지만 값비싼 모피 코트를 입고 온 사람도 아무런 의심 없이 옷을 벗어 두고 공연이나 식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신뢰는 우리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선택하는 데서 시작된다. 방글라데시에 세계 최초로 그라민 은행(소액 대출은행)을 설립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하마드 유누스의 이야기를 해보자. 방글라데시는 앞서 언급한 팅가르 스벤센 교수가 실시한 신뢰 조사에서 다른 사람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5%에 불과한 나라였다. 그런데 그가 수천 명의 사람에게 아무런 담보 없이 돈을 빌려줬을 때 놀랍게도 그들 중 95%가 돈을 전부 갚았다.
무하마드 유누스의 사례는 신뢰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자극제다. 우리 모두는 신뢰 사회를 만드는 데 책임이 있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행동을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신뢰는 이미 우리 내면에 있다. 그리고 신뢰는 더 많은 신뢰로 이어진다. 다른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고 당신도 따라 하기 때문이다. 혹은 당신이 하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이 따라 하기도 할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정하는 자유
둘째 가치는 자유다. 자유는 어떤 사람이 될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주위에서 요구하는 대로가 아니라 자유로운 인생을 살기 위한 투쟁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나는 행복의 시작은 자유라고 생각한다.
덴마크에서는 젊은 사람들 60%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덴마크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주된 이유는 개성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교육 시스템에 있다. 덴마크에서는 수학이나 국어 등 그 어떤 과목도 다른 과목보다 중요하게 가르치지 않는다.
아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재능을 갖고 있고 모든 재능은 똑같이 가치 있게 여겨진다. 덴마크에서는 창의력만으로도 학교에서 1등을 할 수 있다. 덴마크 사람들은 아이들이 선택한 자신의 역할이 사회에 중요하다는 점을 아이들에게 이해시키려고 한다. 자신의 재능이 무엇이든지 사회에 중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가질 때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코펜하겐에 사는 친구와 저녁식사를 함께하는데 그녀는 21세 된 아들이 드디어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며 기뻐했다.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느냐고 물으니 ‘청소부’라는 자랑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에서는 아이가 청소부가 되겠다는데 이렇게 기뻐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모든 직업은 사회적인 역할과 책임에서 똑같이 중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이 존중받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모가 자녀의 자유를 빼앗는 경우가 많다. 사랑을 핑계로 부모의 욕심을 자녀에게 투사해 자신의 꿈을 자녀를 통해 이루려고 한다. 자녀의 성공이 사회에서 자신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아이들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다. 부모가 원하지 않는 삶을 살 수도 있다. 부모들은 항상 자신은 최선을 다한다고 말하겠지만 그러나 부모의 최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사는 일이다. 덴마크 아이들은 약 3분의 2가 13세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어릴 때부터 용돈을 벌고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등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법을 배우며 독립심을 기른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을 갖는다.
고정관념이나 금기에 얽매이지 않기
자유를 말할 때 남녀평등을 빼놓을 수 없다. 덴마크에서 남녀평등은 당연한 것이기에 논쟁거리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덴마크는 최근 여성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에 뽑혔다. 실제 덴마크 의회의 37% 이상이 여성 의원이며 남녀 고용률의 격차는 5%다. 하지만 내 생각에 남녀평등의 진짜 가치는 남성을 더 자유롭게 했다는 데 있다.
대부분 남성은 언제나 자유롭다고 생각하겠지만 정말 그럴까? 오랜 세월 동안 같은 역할에 얽매여 있진 않았을까? 전 세계 남성이 아이를 태우러 일찍 퇴근하고, 아이 옆에 있는 아빠가 되기로 선택할 만큼 자유로울까? 아이가 생겼으니 육아에 전념하겠다고 말할 만큼 말이다.
남녀평등은 여자가 남자처럼 되거나 남자가 여자처럼 된다고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남녀평등은 여자든 남자든 고정관념이나 금기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 때 이뤄진다. 여성에게는 더 많은 평등을 주고 남성에게는 역할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준 것이 덴마크가 이룬 흥미로운 발전이다.
공동체의식은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셋째 가치는 공동체의식이다. 덴마크 사람들 대부분은 공동체를 위해서 개인의 책임을 기꺼이 진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그들은 세금 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납세와 사회활동은 덴마크 사람들이 공동체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국민 열 명 중 일곱 명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데 만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금을 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때 자랑스러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정부와 사회에 대한 신뢰가 높을 때 복지국가는 합리적일 수 있다. 내가 내는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른다면 세금을 내는 일은 즐겁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갖고 의료복지를 누릴 수 있게 세금을 내는 것은 복지국가의 토대를 만드는 중요한 일이다. 비록 당신이 덴마크 사람만큼 세금을 내지 않고 국가 기관을 신뢰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공동체의식이 있는가 없는가는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이다.
▒ 행복은 온전히 개인의 선택
그렇다면 차라리 덴마크로 이민을 가는 게 나을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나는 지금 행복지수 29위로 하위권에 속하는 프랑스에 살지만 덴마크에서 배운 가치를 그대로 실현하고 있다. 앞에서 쓴 대로 행복의 토대를 만드는 세 가지 가치-신뢰, 자유, 공동체의식-는 덴마크만의 가치가 아니라 인류의 가치다. 중요한 가치에 따라 사느냐 마느냐는 어느 나라에 사는가와 상관없이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신뢰를 예로 들면 우리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남을 신뢰할지 말지 남에게 신뢰받는 사람이 될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 신뢰가 충만한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타인을 충분히 신뢰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이 먼저 남에게 신뢰받는 사람이 되라.
자유도 마찬가지다. 사람들 앞에서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뜻대로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자유를 실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작은 모임이나 회의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비판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인정하고 지지하자. 남과 다르고자 용기를 낸 사람을 기꺼이 지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변할 수 있다.
▒ 불행할 때는 불행함을 토로하라
많은 사람이 행복을 부와 연관시킨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에서 75년 동안 27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복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행복의 중요한 요소는 관계의 질에 달려 있었다. 멕시코는 부정부패가 심하고 국민 50% 이상이 절대적으로 가난하지만 세계 행복 보고서 15위에 올랐다. 과학자들은 행복의 50%는 선천적 환경에 달려 있고 10%는 현재의 환경, 40%는 그에 대한 행동에서 달려 있다고 말한다.
행복은 지금까지 알려진 일반적인 생각과 많이 다를 수 있다. 덴마크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10위권 내 사람들과 비교할 때 항우울제를 가장 많이 소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항우울제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감정을 완화시킨다. 오늘날 세계에서 우울증을 겪는 3억5000만 명 중에서 25%만 치료를 받는데 아마 이들의 대다수는 “나 우울해. 이혼했어. 해고당했어. 아이가 죽었어. 난 도움이 필요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거의 100%가 의학의 도움이 필요할 때 감추지 않고 드러내 적절한 조치를 받고 있다.
▒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불행한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행복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그 씨앗이 자라야 행복이 실현된다. 행복의 씨앗을 심는다는 것은 꿈을 키우는 일이다. 나 또한 행복의 씨앗을 심지 않았다면 회사를 그만 두고 행복의 대사가 되어 전 세계를 다니며 강연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앞에서 말한 세 가지 가치로 행복의 씨앗을 심어서 성공한 사례를 발견했다면 어디를 가든지 그 이야기를 퍼뜨리는 게 중요하다. 당신도 나처럼 행복의 대사가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를 행복하게 변화시키고 싶다면 당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
정치인이나 다른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사회를 변화시켜주기를 기다리다가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야 할 것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변화는 우리가 구성하는 작은 지역단위, 사회 밑바닥에서부터 실제로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사회의 피해자가 아닌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독려해주길 바란다. 당신이 이 사회의 피해자라고 느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신에게 사회를 변화시킬 책임과 역할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아침에 왜 일어나는지,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아는 것부터가 행복의 시작이다. 자기 삶의 의미와 목적을 알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만드는 좋은 토대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 오늘부터 당장 행복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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