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윤 목사 "문창극 후보자 강연, 성경적인 표현"
[기독일보] 2014.06.13 11:2 12일 밤 각 언론사에 기고문 보내 문 후보 변호
목회자요 신학자인 이종윤 목사(서울교회 원로, 한국기독교학술원장)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사태와 관련, 12일 밤 언론사에 글을 보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하나님의 뜻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의 말이 주는 의미?"
이란 제목으로 기고된 글에서 이종윤 목사는 "문 후보의 교회에서 강연을 살펴 볼 때 모든 것이 하나님 뜻 안에서 이루어짐을 강조한, 지극히 성경적 표현"이라고 문 후보를 변호했다.
다음은 이종윤 목사의 글 전문.
하나님의 뜻,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의 말이 주는 의미
대한민국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장로가 그가 섬기는 교회의 특강에서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강연을 한 것이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것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본인이 밝혔다.
문 후보는 자신이 믿고 있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고 역사인식을 말한 것을 고려한다면, 그의 강연 내용은 기독교 신학의 입장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매우 수준 높은 신앙인임을 보여준다.
가령 미국에서 대통령 후보에게 TV토론을 시켜 놓고 각각의 종교를 묻고, 기독교인이라 하면 주일성수,성경 읽기, 십일조 생활 등을 철저히 질문하며 자기가 믿는 종교에 대한 헌신(獻身)도를 통해 국민들이 그를 검증케도 한다.
그는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공직자로서 균형있 고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국회 청문회에서 이런 의지와 방향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뜻이란?
기독교인들이 믿고 있는 성경에 의하면 세상만사는 우연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무한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유한한 피조물된 인간이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고마우신 하나님께서는 자연을 통해 자기를 계시하시고, 특별히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깊은 뜻을 우리에게 알려 주신다.
기독교 교리를 가르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7번에 「하나님께서 자기 영광을 위하여 자기 뜻을 따라 모든 것을 작정하신다」고 돼 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주권의지는 때때로 우리에게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도덕적 뜻은 성경에 충분히 계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곧 너희의 거룩함이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는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이와 같이 감춰진 뜻과 알려진 하나님의 뜻이 있다.
개인·가정·국가에 대한 하나님의 뜻
하나님은 우리 삶에 대한 계획을 세우시고 뜻을 세우시고 계신다. 하나님의 영인 성령만이 감춰진 하나님의 뜻을 아시고 하나님 뜻대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신다. 성령의 감화·인도 없이 하나님의 감춰진 뜻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떼를 써서 우는 아이가 자기 소원을 이루는 것 같으나, 부모는 생각이 있어 양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깨닫는 자에겐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도록 힘써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받는 이스라엘은 불순종함으로, 약속의 땅에 두 주간 내에 들어갈 거리를 40년간 걸려 가야 하는 고통을 당하면서 하나님 뜻을 모르고 원망과 불평과 시비 속에 살았으나, 하나님 앞으로 돌아옴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간다.
그들이 하나님의 뜻을 변경시킨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 변한 것은 그들 자신이었다. 문 후보가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분열이 하나님의 뜻이라 한 말은, 바로 이와 같은 하나님의 주권사상과 창조능력으로 보전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섭리사상을 믿는 신앙적 표현으로 읽는다면, 교회에서 장로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성경적인 역사관을 기독교신앙 차원에서 가장 적합하게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종교의 자유가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종교 신앙이 이데올로기화될 때 그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 되나, 그 신앙을 상대화시키는 작업 역시 매우 위험한 것이다. 문 후보의 역사관은 하나님의 주권사상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역사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므로, 기독교 신학의 차원에서 건강한 신앙인으로 존경받아야 한다. 그가 국무총리로서 자질이 있느냐 하는 문제와 달리, 그의 신앙적 표현 때문에 그를 총리직 부적격자로 판단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님 뜻대로 하면 모든 것이 선을 이룬다.
문 후보는 사람의 계획은 무너질 수 있으나 모든 것을 조정하시고 통치하시는 주권자 하나님의 뜻은 영원히 이루어짐으로, 하나님께서는 우리 민족에게 고난을 통해 오늘의 영광을 보게 하셨다는 간증과 격려의 말을 한 것이었지 결코 민족을 폄훼한 것이 아니다.
사도 바울이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는 기도를 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하셨다.
우리가 당한 고난의 길도 따지고 보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한 것이다. 따라서 문 후보의 교회에서 강연은 모든 것이 하나님 뜻 안에서 이루어짐을 강조한, 지극히 성경적 표현인 것이다.
이종윤(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서울교회 원로목사)
문 후보자 칼럼 보니 "세상에 악이 존재 … 일제도 마찬가지"[중앙일보] 입력 2014.06.14 02:50 / 수정 2014.06.14 10:44
2005년, 일본 역사 인식 놓고 "그만한 그릇밖에 안 되는 나라"
2009년, 안중근 유적 찾고선 "그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과거 칼럼과 대학 강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에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는 얘기가 나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문 후보자는 2005년 3월에 쓴 ‘나라 위신을 지켜라’란 칼럼에서 “일본에 대해 더 이상 우리 입으로 과거 문제를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 해방된 지 6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과거에 매달려 있는 우리가 부끄럽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3·1절에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지적하며 배상 얘기를 꺼낸 걸 비판한 칼럼이었다.
지난 4월 서울대 강의(‘저널리즘의 이해’)에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예전과는 다르게 선진국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굳이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일 정도로 나약하지 않은 국가가 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반일 감정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다 보니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국제적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후보자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일본과의 불행한 과거는 나라가 힘이 없어 주권을 잃은 상태에서 일어난 매우 안타까운 비극으로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겪으신 고통과 불행에 깊이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문 후보자는 문제가 된 칼럼에서 배상금 문제를 다시 꺼내지 말자고 주장하면서도 “사실 일본을 욕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반성은 일본인 자신의 문제요, 책임이다. 그만 한 그릇밖에 안 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하겠나”라며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를 비판했다.
이어 “당했던 우리가 오히려 넓은 마음으로 나가면 그들 생각도 달라지지 않겠는가. 아니 그들은 뻔뻔하더라도 국제사회가 우리를 더 평가해 줄 것”이라며 “보상문제만 해도 억울한 점이 비록 남아 있더라도 살 만해진 우리가 위안부 징용자 문제를 우리 힘으로 해결하자. 이것이 진정한 극일(克日)이다”라고 했다.
2010년 5월 ‘악에 속한 자들’이란 칼럼에선 천안함 폭침을 일으킨 북한을 비판하던 중 “이 세상에는 악(惡)이 존재한다. 공통적인 특징은 사람을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고, 인간 생명을 마음대로 훼손하고도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이라며 “독일 나치는 유대인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쓰레기로 취급했다. 스탈린의 학살이나 일제의 군국주의 체제 역시 마찬가지”라며 일제를 악으로 표현했다.
2009년 9월 ‘코레아 우라’라는 칼럼에선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100년을 맞아 안 의사의 유적지를 돌아본 소회를 적었다. 문 후보자는 “그렇게 원하시던 국권은 회복되고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는 당신의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중략) 그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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