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회복과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
올해로부터 110년전 러일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에서 일제가 승리하면서 조선을 합병하게 되었다. 언론과 방송은 과거 한말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국민들에게 역사적 교훈을 지적해 주는 시간을 가졌어야했지만, 민변-야당의 ‘국정원죽이기’에 덩달아 춤을 추어 여론을 호도하고 말았다. 정쟁은 끝도 없이 지속되고,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는바, 마치 100년전의 조선말기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데, 국내정치는 한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하면서 그 지긋지긋한 정쟁과 당파싸움의 DNA가 재발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 나라가 이제는 벼랑 끝으로 가고 있다.
2012년 말부터 시작된 국정원직원 댓글사건을 밑도 끝도 없이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국정원의 1급 첩보를 담당하는 과장이 젊은 검사에 불려가 모욕을 받고 급기야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검찰에 세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국가정보원 권모 과장이 3월 22일 자살을 기도했다. 27년 동안 국정원의 대공수사국 요원으로 활동하며 왕재산, 일심회 사건 등 굵직한 대공 수사에 공을 세웠던 인물이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정원죽이기’는 첩보기관을 중시하는 선진국들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왜, 어떻게 해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미세하게 파악하기 보다는 한반도 전체를 둘러싼 권력 헤게모니의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국정원죽이기’는 대한민국, 북한 그리고 중국의 첩보조직이 한반도의 통일방식을 놓고 벌리는 일진일퇴의 첩보전 양상인 것이다. 바꾸어 말해서, 국정원죽이기가 성공하면 북한과 중국이 기세를 펴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고, 국정원이 살아남으면 국내 간첩망이 일망타진되면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적 통일의 방식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바. 남북한간에는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첩보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국정원죽이기 사태는 한반도를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대한민국과 북한과의 첩보전쟁의 한 단면이라는 점이다. 즉 북한탈북자로 위장한 중국화교출신 유우성이 잠입하여 북한의 탈북자 명단을 올리는 과정에서 북한의 대남공작부가 첫 승을 거두었고 대한민국의 국정원이 유씨를 간첩으로 체포하면서 1승 1패 무승부를 기록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국정원은 그동안 수사해왔던 통진당의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파헤치면서 개가를 올려 2승 1패가 되었다. 이 사건으로 300여명의 통진당과 좌익인사들이 구속기소를 당하면서 좌익에게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석기와 연루된 인물의 리스트가 고구마 덩굴처럼 줄줄이 터져 나올 것이고 이석기를 국회로 끌어들인 민주당의 수뇌부는 정치적 책임을 면할 길이 없게 되었다. 내친 김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통진당 해산을 헌재에 신청하는 큰 칼을 빼들면서 종북좌익 전체의 공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싹텃다. 이에 이대로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고 정면돌파의 승부수를 건 것이 서울시간첩조작사건으로 여론화시키면서 2승 2패를 만들었고 여세를 몰아 국정원 고위 간부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를 이루면서 ‘국정원죽이기’로 확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법부와 검찰 등이 가세되면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정부투쟁의 총력전 양상을 띄고 있다.
종북세력의 척결과 간첩의 일망타진의 지시를 내린 남재준 국정원장이 눈에 가시일 수밖에 없다. 만약 남재준 원장의 사퇴를 달성하게 되면, 그 여세를 몰아서 황교안 법무장관의 사퇴까지 밀어 부칠 것이다. 이 두 핵심 인사들이 거세된다면 그들을 임명한 통수권자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향후 야당이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식물대통령’이 되고 말 것은 불문가지다. 이미 국회는 선진화법에 묶여 ‘식물국회’가 되었고, 대통령마져 ‘식물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는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유우성간첩사건을 간첩조작사건으로 몰고 가서 국정원죽이기로 여론몰이에 성공한다면 이석기의 내란음모와 통진당 해산의 헌재 재판에서 반전을 꽤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품고 있기에, 언론, 사법부, 검찰 등 권력 수뇌부에 있는 좌익동조세력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봄철에 두더지들이 지상에 나와서 따뜻한 햇볕을 쬐고 단 과실을 따 먹다가 다시 지하로 들어가야만 하는 처지는 참으로 고약한 것이다. 현 시국의 상황은 ‘붉은 두더지’들이 다시 신분이 노출되어 교도소에 가거나 신분을 감추고 지하로 숨어야 하는데 이것이 싫어서 결사적으로 저항하는 현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검찰이 강압수사로 국정원 첩보 간부들이 속속 검찰에 불려가고 신상명세서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첩보원으로서의 기능이 이제는 불가능하게 되었다. 즉 중국과 북한에서 활약하는 첩보조직이 이미 망가진 것이다. 국익의 피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유우성이란 간첩 한 명이 국내의 민변-야당-언론과 연결되면서 간첩조작사건으로 여론화되면서 대한민국 첩보조직을 망친 것이다. 이것은 북한 김정은의 노림수였다. 국정원과의 대결에서 북한 첩보조직의 판정승으로 끝날 것인지는 그 결과를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통일대박’을 외치고 독일까지 가서 통일의 노하우를 전수받으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강건한 첩보조직없이 한반도 통일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볼 것인가? 아니 ‘통일대박’은커녕 대한민국이 위태롭게 되었다. 우선 대한민국을 북한의 음흉한 대남공작과 종북좌익의 난동으로부터 건강하게 지키는 일이 더 시급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재준 원장을 신임하여 충분한 권한을 주고 국정원을 원래의 기능으로 복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외유를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죽이기’ 사태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정치적 결단을 할 것인지 이점을 유심히 지켜보아야하겠다.
이주천
원광대학교 사학과
201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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