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은 굶는데 평양별천지서 상류층 펑펑 호화판”
안마 3만3500원 - 수영 1만6700원 - 불고기 정식 7만8000원 고가에도…
■ 中 신화통신, 특파원 르포 소개
“최근 평양에는 전문 잠수장비를 갖고 수영장에 오는 젊은 남성도, 노출이 심한 수영복을 입은 신세대 여성도 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두바이위(杜白羽) 평양 주재 특파원은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 시사잡지인 환추(環球) 최신호의 평양 르포 기사에서 평양 상류층의 생활을 이렇게 소개했다.
올 5월 초 평양 대동강 변에 개업한 ‘해당화관’은 북한 상류층을 위한 대표 시설이다. 지하 1층, 지상 6층으로 용지 면적 1만 m²에 건축 총면적은 1만7700m²에 달한다. 두 특파원은 이곳을 쇼핑뿐 아니라 식사 운동 사우나 안마 미용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소비의 성지’로 불렀다. 올해 4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부인 이설주와 함께 이곳을 방문해 철판요리집에서 요리사의 묘기를 보고 웃는 장면 등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곳의 소비 수준은 입이 벌어질 정도로 높다. 안마 30달러(약 3만3500원), 수영 15달러(약 1만6700원), 사우나 5달러(약 5600원) 등으로 평양의 다른 시설들보다 50%가량 비싸다. 김 제1비서가 시찰한 곳으로 보이는 해당화관 2층 철판요리점의 불고기 정식은 1인분에 50달러(약 5만6000원)와 70달러(약 7만8000원) 등 두 종류만 있다. 적잖은 외국인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보지만 북한의 특수계층은 “돈 쓸 만하다”고 얘기한다. 두 기자는 “해당화관에서 만난 북한인들의 옷차림이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멋쟁이들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고급 명소인 대동강외교단회관은 최근 고객 유치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이곳 수영장은 요일별로 내·외국인을 구분해 입장시켰지만 6월 중순부터는 이런 규칙을 없앴다. 두 기자가 수영장에서 명품 손목시계를 차고 접영을 하던 북한 남자에게 “방수가 되는 시계인가요”라고 말을 걸자 그는 “두바이에서 구매한 롤렉스인데, 방수가 된다”고 자랑했다.
두 기자는 북한에서 최근 1년여 사이 서양식 변화가 많이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맨해튼’ ‘리틀 두바이’로 불리는 평양 창전거리에는 다양한 고급 음식점과 외화를 쓸 수 있는 슈퍼마켓이 들어섰다. 음식점 메뉴판에는 가격이 북한 화폐 기준으로 적혀 있지만 식비는 중국 위안화나 달러 등 외화로만 지불할 수 있다. 종업원이 암시장 환율로 계산해 가격을 알려준다고 한다.
그는 “북한 경제에서 배급제와 시장경제가 공존해 주민들이 외화로 배급 물량 이외의 상품을 살 수 있지만, 경제가 봉쇄된 상황에서 일반 주민들이 어떻게 외화를 구하고, 상류층이 어떻게 고수익을 올려 호화생활을 하는지는 수수께끼”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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