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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준 칼럼]대한민국史에도 봄은 오는가

by 설렘심목 2013. 3. 21.

[배인준 칼럼]대한민국史에도 봄은 오는가

기사입력  2013-03-20 03:00:00

 

 

꽃 소식보다 반가운 책 두 권이 나왔다.

차하순 이인호 등 16인이 쓰고 세종연구원이 낸 ‘한국현대사’와

이영훈이 쓰고 경기도가 낸 ‘새로운 대한민국사’이다.

 

'한국현대사’ 저자들은 말한다. “국가 최고지도자(노무현 전 대통령 지칭)까지 편향된 운동권 교육의 영향 탓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반체제적 역사관을 공공연히 옹호하자 좌편향적 역사관을 가진 학자, 교육자, 문화계 종사자들이 크게 고무되어 더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현대사 왜곡의 폐해가 한층 심화 확대 재생산되었다”고.

대통령의 역사관이 얼마나 넓고 깊은 파장을 만드는지 노 전 대통령이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 점, 박근혜 대통령과 미래의 국가 지도자들이 반면(反面)의 거울로 삼을 일이다.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새로운 대한민국사’ 도입부에 이렇게 썼다. “서점에 가면 몇몇 잘 알려진 책들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심하게 대한민국 역사를 비판하고 있어 자라나는 세대에게 권장하기 힘들 정도이다. 군도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중대 단위마다 도서실이 있고 수백 권의 책이 있지만, 대한민국 역사에 관한 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한민국 역사를 심하게 매도하고 있는 책들을 들여놓을 수도 없다. 그렇게 잘못된 나라라면 그 나라를 위해 장병들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전쟁을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 한 번 접한 역사지식은 평생 간다고 한다. 전쟁이 나면 국외로 도피하겠다는 중고교생이 참전하겠다는 학생의 세 배나 되는 현실(2011년 한국청소년미래리더연합 조사)은 비뚤어진 역사교육과 맞닿아 있다. ‘너희는 잘못 세워진 부끄러운 나라에 태어났다’고 배운 젊은이들에게 ‘애국과 희생’을 말하기는 쉽지 않다. 조국을 자존(自尊)하기는커녕 비하(卑下)하도록 가르쳐놓고 첨단무기를 쥐여준들 안보가 제대로 되겠는가.

올 1월 국사편찬위원회가 대한민국사 ‘정사(正史)’를 편찬하겠다고 밝혔을 때 환영보다 반대의 목소리가 컸다. 편찬 주역으로 소개된 사람들 중에 대한민국 폄훼 사관을 가진 인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사를 극단적으로 왜곡한 이른바 ‘백년전쟁’이라는 다큐멘터리의 주요 출연자, 그리고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개관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교수 등에게 ‘바른 대한민국사’를 쓰라고 맡길 수는 없다. 국사편찬위를 휘감고 있는 반한친북(反韓親北) 세력의 인적 뿌리를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들에게 ‘대한민국사를 더는 왜곡하지 말라’며 작업 중단을 요구한 측은 외친다. “당신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수치스러운 나라이고, 민족의 정통성은 김일성 전체주의 체제에 있다’는 주장이 사반세기 가까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배하도록 협조 내지 방치한 지적(知的) 공범 내지 배임범이기 때문이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그리고 이영훈 교수는 ‘한국현대사’와 ‘새로운 대한민국사’에서 1948년 8월 15일의 대한민국 탄생을 ‘남북 분단의 원죄’로 몰아붙이는 주장이 얼마나 억지인지를 사실(史實)과 과학적 분석을 통해 잘 기술하고 있다. 스탈린과 그가 앞세운 소련군 대위 출신 김일성이 북한 지역만의 소련 위성(衛星)정권 수립을 위해 한반도 분단을 치밀하게 획책하고 관철했음은 바로 소련 비밀문서를 통해 1990년대 초에 이미 밝혀졌다. 스탈린과 소련군이 북한을 장악한 상황에서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수립하지 않고 통일만 기다렸다면 공산당 지배체제로 통일하는 길밖에 없었다고 이인호 교수는 명쾌하게 밝힌다.

이영훈 교수는 많은 근거를 제시하며 “분단을 향해 먼저 달린 것은 남북한의 좌익세력이었다”고 정리했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해방 후 국외에서 귀환한 자유민주적 독립운동세력과 국내에서 성장한 실력양성파의 협동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승만의 독립촉성국민회, 김구의 임정과 한독당, 김성수의 한민당이 그 중심이었다. 이들이 구축한 튼튼한 반(反)공산주의 보루가 없었더라면 한국 전체는 조만간 북한 공산주의세력에 의해 장악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1948년 4월 통일정부를 수립하겠다며 남북 협상에 나섰을 때의 김구 김규식은 스탈린의 지령에 따른 김일성의 통일전선전술 선전선동에 이용만 당했다.

대한민국은 이제라도 레닌의 제국주의론 이래 공산주의자들이 상투적으로 답습해온 역사인식과 교묘한 역사 날조왜곡, 그 연장선에서의 반민족 친일 논란과 미 제국주의 식민지론(論)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한국현대사’에서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대한민국의 방향타가 옳았다. 반공과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 이승만 노선이 레닌 스탈린 김일성보다 옳았음이 증명되었다”고 썼다.

건국과 산업화, 이승만과 박정희와 경제 영웅들의 공과(功過), 미국과 소련 중국이 한국 해방후사(後史)에 미친 긍정적 부정적 영향 등을 객관적으로 기술한 대한민국사의 보강이 절실하고 시급하다. 바른 대한민국사가 교실과 막사에서 읽혀야 한다. 내년부터 고교에 배포될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도 그래서이다. 역사 교육이 병들면 나라가 병들고 국민이 위태롭다.

배인준 주필 inj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