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의 성경적 의미
“그런즉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명령하신 대로 너희는 삼가 행하여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며...” - 신 5:32.
Ⅰ. 어느 정당을 지지하십니까?
“새누리당을 지지하십니까? 아니면 민주통합당을 지지하십니까?”
선거철이 되면 자주 듣는 질문이다. 에스더기도운동 대표이기에 대답을 더 듣고 싶어 하는 눈치다. 이때 한결같은 나의 대답이 있다.
“저는 예배당을 지지합니다.”
질문자가 폭소를 터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진지하게 하는 답이다.
에스더기도운동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 에스더기도운동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가장 합당한 자가 선출되도록” 기도한다. 본 단체가 초교파적이며 국내외 여러 다른 지역에 사는 회원들이 연합하여 국가를 위하여 기도하고 있으므로 각자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인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기에 가장 합당한 자가 선출되도록” 기도드릴 때는 다 같이 일치된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성경대로 ‘말하는’ 자가 아니라 성경대로 ‘행하는’ 자를 지지한다. 가장 성경에 근접하는 정치인과 정치정당을 분별하고자 애쓴다. 역으로 가장 성경을 대적하는 정치인이나 정치정당도 분별하고자 애쓴다.
Ⅱ. 좌파입니까, 우파입니까?
북한 땅에서 굶어 죽고 얼어 죽고 병들어 죽는 북한 동포들을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통일 되면 못 사는 북한 동포들 때문에 남한 사람들이 손해본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며 조국통일을 강조하면, 많은 사람들이 나보고 ‘좌파’라고 한다.
반면 김일성 주체사상은 세계 10대 종교로 선정된 하나의 종교이며(2007년 5월, 어드히어런츠닷컴 발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적그리스도의 영이라 강조하고, 지금도 약 20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억울하게 끌려가 고문과 강제노역과 기아 가운데 죽어가는 정치범수용소가 반드시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 나보고 ‘우파’라고 한다.
알쏭달쏭 해서인지 가까이 와서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좌파입니까, 아니면 우파입니까?”
그때마다 나는 하늘을 가리키며 대답한다.
“저는 윗파입니다.”
이 대답을 듣고 웃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사람들을 웃기려고 한 대답이 아니다. 나는 정말 하늘나라 시민권자로서 ‘윗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땅에서 ‘윗파’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 성경적 관점으로 북한을 바라보면서 의견을 발표하고 행동하다 보면, 어떤 때는 좌파로 보이고 어떤 때는 우파로도 보이는 모양이다.
1990년대 중반, 북한 동포들 3백만명이 굶어죽을 때 북한 동포들 살려야 된다고 목청껏 외치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좌파라고 불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김일성 주체사상의 실체를 밝히면서 주체사상은 많은 영혼들을 지옥으로 끌고 가는 적그리스도의 영이라 선포하고, 탈북자 구출 및 강제북송 저지 운동과 함께 정치범수용소 해체운동을 펼쳐 나가자 사람들은 나를 우파라고 불렀다.
▲강냉이 몇 킬로그램을 훔쳤다고 공개처형 되는 북한의 현실에 우리는 얼마나 더 침묵하려는가, - 탈북자 장한길이 중국 은신처에서 그린 공개처형 장면, 북한인권국제연대 제공. - |
한 사람을 두고 어떤 때는 좌파라고 하고 어떤 때는 우파라고 하니, 수시로 바뀌는 세간의 판단에 요동하지 않고 성경적 가치관을 따라 일관성 있게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판단과 평가를 내리지만, 인생의 마지막에서 내 삶의 모든 것을 심판하실 분은 하나님 단 한 분이시다. 지혜로운 자는 누가 뭐라고 하건 심판자 되신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며 그분의 기뻐하시는 뜻대로 살아가는 자이다. 그래서 나는 하늘에 계신 그분의 뜻을 좇는 ‘윗파’가 되기로 결심했다.
“짧은 인생길 뒤에 내가 주님 앞에 섰을 때, ‘윗파’로 불릴 수 있기를 소원한다.”
Ⅲ. ‘비겁한’ 중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중도라고 이야기한다. 마치 중도는 온유하고 평화적인 것 같은 뉘앙스를 준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하는 중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현실에 타협하거나 가감하지 않고 온전히 순종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즉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명령하신 대로 너희는 삼가 행하여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신 5:32)
성경 말씀은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할 때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 하나님의 명령은 의를 행하고 불의를 대적하라는 일관된 명령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길로 갈 때,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거나 불이익을 당할까 봐 침묵한다면 그것은 ‘중도자’가 아니라 ‘비겁자’인 것이다.
영국의 조사전문기관 EIU는 북한을 전 세계 167개국 중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나라로 해마다 발표하고 있으며, 오픈도어즈에 의하면 북한은 10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이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전 세계 어디에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같은 참혹한 인권유린과 학살은 없다. 그런데 자칭 민주화 인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는 독재자라고 입에서 침이 튀도록 성토하면서 전세계 최악의 독재자이며 학살자로 평가되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안 할 뿐더러 일부는 오히려 이들을 추종하며 찬양하고 있으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너는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를 건져 주며 살륙을 당하게 된 자를 구원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잠 24:11)”
이 말씀을 볼 때마다 ‘탈북자 강제북송’이 떠오른다. 북한에서는 굶어 죽지 않으려 압록강,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도망친 탈북민들을 ‘민족의 반역자’ 라고 낙인찍는다. 식량배급이 끊겨 굶어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살기 위해서 국경을 넘을 자유도 없다.
민족의 반역자로 분류된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에 붙잡혀 되돌아오면 고문과 처형, 강제노동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유엔난민법에 따라 마땅히 난민으로 인정되고 보호받아야 할 탈북자들이 강제북송될 때, 탈북민들은 위의 말씀과 같이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 그리고 ‘살륙을 당하게 된 자’가 된다.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위한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
성경은 이 같은 자들에 대해 “구원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씀한다. 그런데 한국 성도 다수가 탈북자 구출을 위한 합당한 노력을 쏟지 않고 있다. 좌우로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은 “사망으로 끌려가며 살륙을 당하게 될 탈북자들을 구원하라“는 말씀을 어떤 손해나 위험이 있더라도 가감 없이 온전하게 준행하라는 명령이다.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중도’가 아니며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불복종’이다.
Ⅳ. 성경적 중도
성경이 이야기하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중도는 곧 정도(正道)이다. 하나님의 명령을 현실이나 상황과 타협하지 않고 온전히 행하는 것이다.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화 있을진저(사 5:20)”
오늘날 한국 사회와 교회가 거짓과 선동, 음란과 동성애, 자살과 낙태, 이혼 등으로 무너지는 것은 죄를 죄라고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에서조차 결혼 외 성관계, 낙태, 이혼 등을 죄라고 가르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교인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좌우로 치우치지 말라”라는 말씀은 청중들을 의식함으로 죄에 대한 말씀을 전할 때 가감하지 말라는 뜻이다.
일례를 든다면, 교회에서 이혼이 죄라고 분명하게 가르치지 않으니 젊은이들이 결혼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면 쉽게 이혼을 한다. 가정이 무너지면 자녀들은 문제 자녀들이 되기 쉽고, 이로 인해 야기되는 청소년 문제들은 학원 문제나 사회 문제로 번져 간다.
한 목사님은 술집을 개업하는 성도를 심방하여 개업예배를 드리고 축복기도를 해 주었다고 한다. 또 유족들의 마음을 얻으려 장례식장에서 예수 안 믿고 죽은 사람에 대해 천국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경우도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함에 있어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들의 눈치를 봄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거나 진리를 변질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이제는 동성애가 죄가 아니라고 하고, 불륜을 사랑이라 하고, 음란 퇴폐물을 문화예술이라 칭송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시대의 피할 수 없는 도전에 우리는 직면하고 있다. “성경이 악하다고 한 것을 악하다고 하며, 선하다고 한 것을 선하다고 할 것인가? 아니면 침묵하면서 엘리야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나님과 바알 사이에서 머뭇머뭇 할 것인가?“
“엘리야가 모든 백성에게 가까이 나아가 이르되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 하니 백성이 말 한마디도 대답하지 아니하는지라(왕상 18:21)”
거짓과 불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 중도가 아니다. 침묵은 묵시적 동의를 나타낼 뿐이다. 불리할 때 마땅히 할 말을 다 하지 않고 입을 다무는 것은 중도가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범죄행위이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 말씀을 제때에 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불복종이고, 또 마땅히 그 말을 듣고 깨우쳤어야 할 이웃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앗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령 내가 악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꼭 죽으리라 할 때에 네가 깨우치지 아니하거나 말로 악인에게 일러서 그의 악한 길을 떠나 생명을 구원하게 하지 아니하면 그 악인은 그의 죄악 중에서 죽으려니와 내가 그의 피 값을 네 손에서 찾을 것이고(겔 3:18)”
성경적 중도는 좌우 모두에게 인정을 받는 중립지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그 정중앙에 위치하며 그 말씀대로 선포하며 살아 나가는 것이다.
지저스 아미 이용희교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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