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동안 요양원에서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들을 돌보던 간병인인
브로니 웨어는,
‘자신의 죽음에대해 부정적이고 공포를 느끼던 환자들이 마지막 순간이 되자
많은 생각을 거쳐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고 회고한다.
웨어가 관찰한 그들은 크게 다섯가지를 후회했다고 한다.
사람이 임종이 가까워지면 정직해 지고 진실을 말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회는
우리 모두의것이 될수도 있다.
1. 남의 시선을 의식,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못한것.
2. 너무 일에만 열중, 가족들과의 따뜻한 시간을 가지지 못한것.
3. 다른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자신의 감정표현에 솔직하지 못한것.
4. 죽음을 앞두고 옛친구들이 보고싶어 연락을 시도했지만 실패, 평소 그들의
소중함을 몰랐던것.
5. 관습과 타성에젖어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 못한것.
이 다섯가지 후회를 요약하면 평생을 ‘내 식대로 살지 못했다.’ 는 것이된다.
말하자면 주변과 그 환경 때문에 개성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는 얘기다.
인간은 그게 누구든 모두가 사회공동체 안에서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여럿이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모두가 지켜야 하는 수많은 법과 규칙, 관습이 필요
하게되며 그것들은 어쩔수 없이 개인의 삶을 제한하고 속박하게 된다.
사바세계를 떠나 ‘출가’ 하는 극단적인 개인의 종교적 선택은 말하자면 그러한 ‘틀’을
떠나가겠다는 결연한 자기표현 이라고 볼수있다.
일찍이 법정께서는 자기의 출가에 대해
‘내 식대로 살기 위해서’ 라고 말씀하신바 있다.
그분께서 평생을 산속의 작은공간에서 생활한것은 세상에 대한 스스로의 차별화
였다고 볼수있다.
그만큼 개성적이고 극단적인 개인의 ‘성찰하는 삶’ 을 산 것이기도 하다.
날이 서 있는 그분의 모든 가르침은 그러한 ‘개인적인 삶’ 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인 우리모두에게 그런삶은 불가능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좀더 개성적인, 내 식대로 살아가기 가 있을뿐이다.
10년 이상의 노후생활을 하면서,
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70평생을 뒤돌아 볼때가 많다.
그것은 필연적인 것이기도 하다.
좋았던 일과 나빴던일, 보람과 아쉬움, 잘했던 일과 후회되는일, 그리고 남은여생에
대한 생각등 모두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인 셈이다.
파란만장한 과거를 생각할 때,
나는 지금의 내 생활에 대해 늘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판단한다.
인간의 노후는 그게 누구든
한평생을 살아온 모든 과정들의 축적된 결과라고 할수있다.
뿌린대로 거두는 것이고 준비했던 만큼 누리는게 인생이다.
나이들어 새롭게 만들어 가는것은 거의없다.
또 절대로 공짜는 없는게 인생이기도 하다.
내가 지금의 내 생활에 대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 할수있는것은 여러 가지 요인
들이 있겠지만 그 안에는 남들과는 다르게 살아온 ‘나만의 개성적인 측면들’ 이
있었기 때문임을 느낄때가 많다.
그리고 지금도 내 식대로 살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있다.
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생각부터가 달라야 한다.
이제 몇가지 경험적인 얘기를 해 보자.
나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남과 나를 비교해 보는일이 거의없다.
그건 거의 태생적인 성격이기도 하다.
사람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개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반대로 남과 자기를 비교하지 않을수 있다면 그만큼 개성적으로 살수있다.
비교하지 않는다는것은,
‘상대적 박탈감’에서 자유할수 있다는 뜻도있다.
의.식.주 생활 전반에서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개성적으로 행복하게
살수있다.
아주 더운 여름날,
얇은 티셔츠만 입은사람과 두꺼운 겨울옷을 입은 두 사람이 뭔가 얘기에 열중하면서
함께 걸어가는것을 본 일이있다.
상대가 무슨옷을 입든 개의치 않는 그런 태도야 말로 가장 개성적인 자세다.
필요없이 남의일에 참견하느라고 자기를 잃어버릴때가 얼마나 많은가.
나는 나이고, 너는 너라는 개념정립이 그래서 필요하다.
그건 나쁜것과는 전혀다른 차원이다.
나는 외상을 모르고 산다.
어떤 경우에도, 어떤 상품도 외상으로 산 일이 없다.
젊었을때부터 지금까지의 내 경제관은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 쓰는것’ 이다.
아무리 신용카드의 시대라 해도 언제나 일시불이며 연체도 전혀없다.
그래서 소액거래의 내가 신용 때문에 거래은행의 VIP 고객이 됐다.
그게 가족이라 해도 절대로 빚보증은 안선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상사를 자주 봤기 때문이다.
보증을 서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나, 서 주는 사람이나 모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건 냉정한것과는 다른 현실적인 문제다.
지금은 경제시스템 자체가 외상을 부추기는 세상이다.
카드로 카드빚을 돌려막는 악순환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역일때는 물론, 여유있는 노후를 위해서도 스스로의 경제관에서 확실해야 한다.
없으면 안 쓰는게 그 첩경이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 는 옛 말씀이 함축하고 있는 뜻을 알아 차릴일이다.
지난 10여년동안,
재미있는 한가지 실험을 해 왔다.
휴대폰이 그것이다.
나는 현역시절, 우리나라에서 휴대폰을 쓰기시작했을때 일착으로 산 사람이다.
그때는 휴대폰도 컸고 아주 비쌌다.
그 이후 정년퇴직 할때까지 휴대폰은 필수불가결한 물건이기도 했다.
그리고 정년퇴직 하던날,
과감하게 그걸 쓰레기통에 처 박았다.
지긋지긋하게 나를 속박하던 그 물건을 던져버린 것이다.
정말 온갖 속박에서 자유롭고 싶었다.
현역이었을때나 지금이나 나는 매일 밥을 먹는다.
그래서 밥은 나이와 관계없이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데 휴대폰은 없어도 불편이 없다.
없어도 되는 물건이라는 의미다.
유선전화와 이메일, 페이스북으로 얼마던지 소통할수 있다.
내 경우 휴대폰 없이 산다는것은 ‘경박함과 속박, 속도’에서 비켜서서 유유자적하며
산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단순한 기능의 저렴한 기기와 싼값의 통신비가 더 절실하다.
그게 실험을 통해 내가 내린 결론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을 잡는것, 그게 정말 지혜있는 삶이 아닐까.
나는 지상파3사(KBS, MBC, SBS)의 TV프로그램을 전혀 시청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시청하는것은 KBS 1 TV의 저녁 9시 뉴스뿐이다.
그 뉴스가 더 공정하거나 우수해서가 아니라 단지 광고가 없기 때문이다.
자상파3사의 프로그램을 전혀 시청하지 않는이유는,
무엇보다 시간때문이며 방송내용이 내 취향과는 맞지않아서 이다.
내가 시청하는 프로그램의 기준은,
음악, 축구, 야구, 다큐, 스포츠중계 순이며,
VOD를 통해 각종 음악프로그램을 가장많이 시청한다.
때문에 매일저녁 인터넷으로 다음날 시청할 프로그램을 검색하는게 일과다.
그래서 아무 때나 TV를 켜는 일도 없다.
TV의 어떤 프로그램을 시청하느냐에 따라 개인은 그 삶의 질에서 차이가 난다.
주관적 시청과 종속적 시청이 그것이다.
주관은 선택적 이지만, 종속은 함몰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독이 될수있다.
TV를 시청하는 방법과 시간조절에서 ‘개성적’ 이 되는게 내 식대로 사는 첫걸음
이라고 할수있다.
TV는 끝까지 바보상자이기 때문이다.
TV를 끄면 새 세상이 열린다는 말은 그래서 참이다.
지금 우리부부가 쓰는 차는 10년이 지난것이다.
이미 주행거리도 20만 킬로를 넘었다.
어느날,
장거리 주행을 준비하기 위해 정비공장에 갔는데,
트럭운전사 하나가 우리차를 살표보면서 한마디 했다.
‘이차, 꽤 오래된거네.’
그때 정비사는,
‘이 차, 속은 완전히 새 찹니다.’ 라고 단호히 맞 받았다.
그 정비사는 10여년동안 우리차를 자기가 손보고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하는것이다.
말 그대로 우리차는 새차만큼 성능이 좋다.
아주 작은것 이라해도 문제가 있으면 그때그때 새 부품으로 갈았기 때문이다.
그점에서 나는 아주 철저하다.
자동차에 대한 내 생각은 아주 단순하다.
‘자동차는 잘 달리면 된다.’
우리는 1974년에 첫차를 샀었다.
38년전인데 그때 현대의 포니1 이 막 시판을 시작하던 때다.
그리고 지금차는 7번째다.
지금처럼 잘 달린다면 새차로 바꿀생각이 없다.
년전 와싱턴에 갔을때 내 미국인 친구는 우리차보다 더 오래된 ‘할아버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타고있었다.
차는 잘 굴러가면 되는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바겐세일에 가 본일이 없다.
약속한것도 아닌데 아내도 그렇다.
나중, 회사에서 자재관리부 부서장으로 있을때 납품업자들 에게서 세일의 속내에
대해 들은적이 있다.
겉으로는 같은 상품이지만 세일이나 할인매장에 들어가는 제품은 부품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정품을 싸게 파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세일용 물건을 만든다는 것이다.
본래 ‘바겐세일’ 은 정품을 싼값에 파는 ‘행사’다.
그러나 우리나라 에서는 장사꾼들이 속임수가 된것이다.
대신 내가 자주가는곳은 유명브랜드의 할인매장인 아울렛이다.
특히 의류에서 그렇다.
거기엔 막 진열장에서 퇴출된 정품들이 할인판매되고 있다.
잘만 고르면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의 정품을 반값에 살수도 있다.
세상에는 공짜도 없지만 믿지고 파는 장사꾼도 없는법이다.
그래서 광고를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
광고내용의 반은 속임수라고 보면 틀림없다.
후회없는 삶을 사는 인간은 없다.
단지 그 후회를 줄일수 있을뿐이다.
개성적인 삶, 내 식대로 살기는 후회를 줄일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죽음을 눈앞에 둔 말기환자들의 다섯가지 후회는 결코 그들만의것은 아니다.
제일 위험한게 ‘휩쓸리는것’ 이다.
자기주관이 없기 때문에,
판단력과 분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떤 사안에 대한 전문적인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류에 따라 그냥 흘러가는
것이다.
대표적인것이 ‘광우병촛불’ 이다.
때로는 ‘역류’도 필요한게 인생이다.
오히려 개성적인 역류를 통해 더 크게 성장할수 있다.
남을 해치거나 남에게 폐를 끼치는것이 아니라면 남과 나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
생긴게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모두가 비슷하게 산다면 우스운 일이다.
겉으로는 같아보여도 그 속은 전혀 다르게, 개성적으로 살아야 한다.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짧은것 같다.
스스로 돕지않는 사람은 도와줄 하늘도 없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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