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과 넝쿨당의 공통점은?
요즘 화제가 되는 두 당을 꼽으라면 단연 통합진보당과 ‘넝쿨당’입니다.
KBS 드라마 넝쿨당의 시청률은 지난 주말 34%를 찍었습니다.
넝쿨당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줄임말.
여성 시청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이끌어내는 이는 넝쿨당의 당수 ‘방귀남’입니다.
이 남자, 남성들에겐 ‘공공의 적’ 수준입니다.
임신한 아내를 대신해 입덧까지 합니다.
임신한 아내와 비슷한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면
남편도 입덧을 할 수 있다는 ‘쿠바드 증후군’이랍니다.
방귀남의 극진한 아내 사랑이 드라마의 성공 비결은 아닙니다.
방귀남의 입양 비밀을 조금씩 드러내며 긴장감을 주면서도
고부갈등, 부부관계 등 소소한 일상사를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톡톡 튀는 대사와 깜짝 카메오는 이 드라마의 ‘깨알 같은 재미’입니다.
또 다른 화제의 당, 통진당은 어떻습니까.
넝쿨당과는 전혀 다른 흥행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에서 출발한 통진당의 내분은 집단 활극을 통해 단박에 블록버스터가 됐습니다.
“어느 나라도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는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의 궤변과
출당을 피하려고 당적을 옮긴 꼼수는 억지웃음을 짜내는 ‘B급 영화’식 코미디입니다.
이 당선자를 중심으로 한 통진당의 옛 당권파가 북한과 어떻게 연계돼 있을지에 생각이 미치면
호러 무비로 바뀝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에서 보면 통진당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입니다.
굳이 대선 전략을 짤 필요가 없습니다.
한마디면 족합니다.
“대한민국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주사파에게 정권을 넘길 것인가.”
이석기 당선자가 박 전 위원장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이라는 우스갯말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반사이익은 허상입니다.
요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의 가치, 나의 비전’ 없이 정치권에 대한 혐오로 덩치를 키운
안 원장의 인기가 내리막을 걷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럼 새누리당은 어떻게 관객을 끌 수 있을까요?
재미있는 경선보다 더 나은 해법은 없습니다.
새누리당의 당 대표 경선은 흥행에 참패했습니다.
뻔한 결과 때문입니다.
반면 민주통합당의 당 대표 경선은 흥미를 더합니다.
매번 순위가 뒤바뀌는 ‘나는 가수다’식이어서 눈을 떼기 어렵습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경선이 꼭 재미있을 필요가 있느냐.
경선은 조용히 치르고 빨리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전형적인 정치권 레토릭입니다.
과연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게 뭘까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지금까지 모든 역사에서 항상 비주류가 승리했다”고 단언합니다.
국민이 원하는 게 바로 예측불허의 드라마라는 얘깁니다.
실제 박정희부터 이명박까지… 이 사회의 주류가 있었습니까?
새누리당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당직자들은 앞 다퉈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반대합니다.
흥행 요소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판에 그나마 ‘깨알 재미’의 싹마저 자르고 있습니다.
2010년 정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나섰을 때 황 대표는 정 의원을 도왔습니다.
지난해 황 대표가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했을 땐 정 의원이 소매를 걷었습니다.
그만큼 두 사람은 가깝지만 현재의 상황 인식은 영 딴판입니다.
아마도 잃을 게 별로 없는 정 의원과 이제 많은 것을 얻은 황 대표의 처지가 달라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유머입니다.
대통령 ‘선거’의 반대말은 뭘까요?
대통령 ‘앉은 거’입니다.
영화든 드라마든 블로그든 일단 재미있어야 봅니다.
그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의미는 그 다음입니다.
대선 경선을 세울지, 주저앉힐지는 이제 새누리당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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