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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그림&좋은글

늙은 아비의 질문

by 설렘심목 2012. 3. 26.

   늙은 아버지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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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아버지의 질문


        82 세의 노인이 52 세된 아들과 거실에 마주 앉아있었다.
        그 때 우연히 까마귀 한마리가 창가의 나무에 날아와 앉았다.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정하게 말했다.
        “까마귀에요. 아버지”


        아버지는 그런데 조금 후 다시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시,
        “까마귀라니까요.”
        노인은 조금 뒤 또 물었다. 세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짜증이 났다.
        “글쎄 까마귀라구요.”
        아들의 음성엔 아버지가 느낄 만큼 분명하게 짜증이 섞여있었다.


        그런데 조금 뒤 아버지는 다시 물었다.

         네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그만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까마귀, 까마귀라구요. 아, 참..못알아 들으세요?

        왜 자꾸만 같은 걸 물어보세요?”



        조금 뒤였다.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 때가 묻고 찢어진 일기장을 들고 나왔다.
        그 일기장을 펴서 아들에게 주며 읽어보라고 말했다.


        아들은 일기장을 읽었다.
        거기엔 자기가 세 살짜리 애기였을 때의 이야기였다.
        -“오늘은 까마귀 한마리가 창가에 날아와 앉았다.


        어린 아들은
        “저게 뭐야?”
        하고 물었다.

        나는 까마귀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23번을 똑 같이 물었다.

        나는 귀여운 아들을 안아주며 끝까지 다정하게 대답해주었다.

        나는 까마귀라고 똑같은 대답을 23 번을 하면서도 즐거웠다.

        아들이 새로운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했고
        아들에게 사랑을 준다는 게 즐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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