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를 통해 드러난 좌파의 수준
요즘 야권(野圈)에선 '나꼼수'란 말을 모르면 간첩 취급받기 십상이다. 나꼼수는 '나는 꼼수다'를 줄인 말이다. 나꼼수는 누구나 아이팟으로 원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만 하면 되는 팟캐스트 방식의 신종 인터넷 방송 중 하나다. 이런 유(類)의 방송은 전 세계에 셀 수 없이 많다. 대개의 경우 자기들끼리 찾아보거나, 일부 마니아층이 즐기는 정도다. 그러나 나꼼수는 그 수준을 넘어섰다.
나꼼수에는 야권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차례로 출연했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원순·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이 방송에 나왔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직접 나꼼수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 출연 기회를 얻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은 선거에서 이긴 지 나흘 만에 나꼼수가 주최한 콘서트에 참석해 애창곡을 불렀다. 서울시정(市政) 인수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시간에 나꼼수 콘서트에 들른 것이다. 지금도 야권에는 나꼼수에 출연하고 싶어서 몸이 단 정치인들이 줄을 서 있다. 나꼼수의 위세(威勢)는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를 듯하다.
나꼼수는 한나라당 지지층의 화병(火病)을 돋우기로 작심한 방송이다. 진행자 네 명이 초대손님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조롱거리로 삼는다. 정식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방송통신 규제를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언론에 요구되는 공정성(公正性)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다. 최근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투자했다가 실패한 BBK사(社)의 주요인물인 에리카 김을 등장시켰다. 에리카 김은 2007년 대선 당시 각종 설(說)이 난무했던 여성이다. 에리카 김의 동생 김경준은 BBK 회사돈 수백억원 횡령과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징역 8년에 벌금 100억원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에리카 김 역시 횡령 및 대선 당시 허위사실 유포 혐의가 적용됐지만 동생이 같은 혐의로 복역 중이고, 허위사실 유포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올해 초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정상적인 언론의 기준으로 보면 진실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취재원들이다.
그러나 나꼼수는 에리카 김을 방송에 끌어냈고, 그의 입에서 '부적절한 관계' 운운하는 증언을 받아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행자 한 명이 "눈 찢어진 아이를 곧 공개하겠다"고 하고, 다른 진행자는 "톤 다운시켜, 또 고발 들어와"라며 말리고, 또 다른 진행자는 "주어가 없잖아"라고 되받아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누가 누구의 '눈 찢어진 아이'인지 말하지 않았으니 고발당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 끝에는 '가카(각하를 비꼬는 표현)는 그럴 분이 아닙니다'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매번 이런 식이다.
나꼼수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극단적 현상의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나꼼수 콘서트에서 '눈 찢어진 아이'와 '에리카 김'이란 말이 나오기 무섭게 인터넷 검색순위 1·2위에 올랐다. 한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 유권자 600만명이 "나꼼수를 한 번 이상 들어봤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30대의 19.5%, 20대의 17.2%, 40대의 15.8%가 "1회 이상 나꼼수 청취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쯤 되면 권력에 대한 '풍자'인 듯 포장된 나꼼수의 주장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마구 넘나들며 여론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언론의 최소 기준을 요구할 수 있는 어떤 틀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규제를 주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반대로, 이 정권이 또 무슨 규제를 들고 나올까 봐 겁이 난다. 어설프게 달려들었다가 반발만 키우고, 뜬금없이 '독재정권'으로 내몰리는 경우를 너무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나꼼수는 이 정권이 만든 정치·경제·사회적 토양 위에서 자라난 기생적(寄生的) 존재다. 그리고 나꼼수를 '괴물'로 키워낸 것은 야권이다. 나꼼수 진행자 중 한 명은 전직 국회의원이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다. 나꼼수에서 '총수' 대접을 받는 진행자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장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보다 더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나꼼수가 흥행에 성공하자 야권통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해찬 전 총리도 비슷한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야권의 누구도 "이건 아닌데…"라는 말조차 꺼내지 않고 있다. 정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좌파의 수준이 딱 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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