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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초의 내력 (펌 & 편집)

by 설렘심목 2011. 2. 7.

 

『동심초』

 

                                     설도 작시 /  안서 김억 번안 / 김성태 곡

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람에 꽃이 지니 세월은 덧없어

          만날 날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흔히 신사임당의 시로 잘못 알려져 있는 가곡 '동심초'는

                        사실은 당나라의 여류시인 설도(薛濤)의 춘망사(春望詞 ;봄날의 바램)

                  김소월의 스승인 안서 김억이 번역한 것이다.

        춘망사(봄날의 바램)는 4수로 된 5언절구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望詞(봄날의 바램)
                                                                                 薛濤(설도)

               

                         花開不同賞 (화개불동상) 꽃피어도 함께 즐길이 없고
                         花落不同悲 (화락불동비) 꽃 져도 함께슬퍼할 이 없네
                         欲問相思處 (욕문상사처) 묻노니, 그대는 어디계신고.
                         花開花落時 (화개화락시) 꽃 피고 꽃 질때에.


                         攬結草同心 (람결초동심) 풀을 따서 한 마음으로 맺어
                         將以遺知音 (장이유지음)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絶 (춘수정단절) 봄 시름 그렇게 끊어 버렸건만,
                         春鳥復哀吟 (춘조복애음) 봄 새가 다시 슬피우네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로) 꽃은 바람에 시들어가고
                         佳期猶渺渺 (기기유묘묘) 만날 날은 아득히 멀어져가네
                         不結同心人 (불결동심인)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헛되이 풀잎만 맺었는고.     

                   
                         那堪花滿枝 (나감화만지) 어찌 견디리 꽃 가득 핀나뭇가지,
                         

                        作兩相思 (번작양상사) 괴로워라 사모하는 마음이여
                         

                        玉箸垂朝鏡 (옥저수조경) 눈물이주르르 아침 거울에 떨어지네,

                        

                         春風知不知 (춘풍지불지) 봄바람은 아는지모르는지.  

              설도는 송나라 때의 이청조와 함께 중국 여류시단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당시의 일류 문인들과의 교류가 많았는데, 백거이(白居易), 원진(元[禾眞]),

              유우석(劉禹錫), 두목(杜牧)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중 원진과의 정분은

              각별했다고 한다.

              설도를 얘기할때 원진(779 - 831, Yuan Zhen)은 좀 자세한 언급이 필요한

              사람이다. 그는 설도보다 10여세 연하였다. 자는 미지(微之). 9세 때 시를

              짓기 시작했고 15세 때 과거에 급제한 수재였다.

              그는 백거이와 아주 절친한 관계였고 그와 더불어 알기 쉬운 새 시풍을 개척

              했는데, 사람들이 그들을 경박하고 속되다며 비방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권력 다툼에 기인해서 중앙에서 밀려나 동천(東川, 혹은 통주(通州))

              에 좌천되었다.

              약 5년 후에 백거이도 '강주'라는 곳으로 귀양을 갔다.

              809년 3월 설도와 원진이 처음 만난다. 당시 원진은 동천으로 좌천되어 와

              있었는데 설도의 문명(文名)을 듣고 사모해서 방문하게 된다. 설도 역시

              원진의 문학적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설도는 자기가 직접 만든 아름다운 색종이에 백 여편의 시를 써서 그에게

              주며 그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고, 원진 역시 설도에게 향한 정을 시로써 화답했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얼마 지나서 두 사람은 이별을 하게 되는데, 그때 둥근 벼루를 반으로 나누어서 하나씩 간직하며

              다시 만나 그것을 둥그렇게 만들 날을 기약했다. 원진은 옛날 은사였던 위하경(韋夏卿) 을 만났는데

              그는 원진이 기생을 좋아하고 있다고 책망하면서 자기 질녀(姪女)가 그의 처가 되기를 바랬다.

              후에 원진과 설도는 성도에서 만났는데, 그위(韋)씨녀가 원진을 사랑하여

              벼루를 잡고 가는 것을 막았고 급기야 벼루를 시냇물에 빠뜨려 버리고 말았다.

              설도는 자신의 한계를 느꼈고, 원씨 문중과 부딪칠 수 없음을 알았으며,

              또 위씨가 원진을 따르려 하는 마음을 느끼게 되어 드디어 사랑이 깨어지는 아픔을 감수하게 됐다.

              원진과 위씨는 결혼을 했고, 설도는 홀로 남아 외로운 난새(鸞새)가 되어 버렸다.

               

              조금 다른 얘기에서는 원진이 설도를 만날 때 약 30세의 나이였는데 이미 처가 있었고,

              설도를 만난 후 약 2년 후에 다른 여자를 첩으로 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4년 후에 또 배(裴)씨 여자를 들였다.

              이것은 아마도 그는 설도에 대해 단지 풍류끼를 발휘한 것이고

              처음부터 설도와 함께 맺어질 생각이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된다.

              사실 그렇지 않았다 해도, 두 사람은 설도의 조건 때문에 맺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선 설도는 악기(樂妓)였고, 원진보다 10년 정도 연상이었을 뿐만 아니라,

              천한 집안은 아니었지만 명문출신은 아니었고, 설도의 나이는 이미 청춘을 벗어나고 있었다.

              40세나 되어서야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 설도였다.

              하지만 이미 그것은 떨어진 꽃의 심사(心思)였고,

              그녀에게 오로지 정을 바칠 수 없는 원진은 흘러가는 바람이었다.

              사람은 찾았으나 영원히 마음을 엮을 수 있는 '동심인(同心人)'이 되지는 못한 것이었다.

              설도는 비록 원진과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죽을 때까지 그를 사랑했다.

               

                 

              설도는 성도(成都)의 완화계(浣花溪)라 불리는 시냇가에 살았다. 집이

              창포(菖蒲) 꽃으로 가득했고, 설도는 대나무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성도에는 현재 설도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망강루(望江樓)공원이

              있는데 약 130 종 이상의 대나무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성도의 종이의 폭이 너무 넓다고 생각해서 직접 종이를

              만들어 사용했다. 곧 완화계의 맑은 물을 사용하고 연꽃즙을 집어넣고

              해서 여러 색깔의 작고 아름다운 종이를 직접 만들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가지고 다니다가 거기에 시를 쓰곤 했다. 그래서 이 종이

              를 "설도전"(전 = 箋: 작은 종이의 뜻) 또는 "완화전"이라고 부른다. 그

              후에 많은 문인들이 이 종이에 대해서 시를 썼다고 한다. 지금은 중국

              사회도 산업화로 인해 민간에서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 거의 사라졌기에

              중국에서는 '설도전'이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대만

              민속촌(台灣民俗村)에는 과거에 어떻게 종이를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관이 있는데 그 관의 이름이 바로 '설도장(莊)'이다.

                 

              설도는 계속 시를 썼고, 후에, 당시의 기록에 의하면 도교의 사제가 되었

              다고 한다. 그녀는 약 450편의 시를 썼다고 전하는데 지금은 약 90수만

              남아 있다. 하지만 이 숫자만으로도 당대(唐代)의 어떤 여류 시인의 글

              보다 많다. (이상 류주환씨의 연구 참조)


                 

                그런데 동심초는 무엇일까?

                노랫말을 보면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로 시작하고 있어 "아!

                동심초 꽃잎이 바람에 지는구나"하고 생각하기가 쉽지만 사전에 보면

                동심초라는 단어가 없다. 중국말 사전에도 동심초라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하면 동심초라는 꽃이나 식물은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동심초는 무엇이란 말인가?

                동심초는 무슨 풀이름이 아니라 바로 연서(戀書), 곧 러브레터란다.

                 

                 


                동심결(同心結) 매듭 동심결 모양의 편지 '동심초'  

                그런데 왜 '풀 초(草)'가 들어가는가?

                종이는 풀로 만드는 것이며 러브레터 접는 방식이 바로 돗자리 짜는

                풀의 매듭방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란다.

                이런 설명을 듣고 이 시를 다시 살펴보자. 괄호안에 풀어놓은 설명을

                주목하면서 말이다.

                 

                攬結草同心 풀을 따서 한 마음으로 맺어 (사랑의 편지 써서는 곱게 접어)

                將以遺知音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네 (내 맘 아실 이에게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絶 봄 시름은 그렇게 끊어 졌건만 (편지 쓰는 동안에는 행복했건만)

                春鳥復哀吟 봄 새가 다시 슬피 우네 (쓴 편지 부칠 길이 없어 슬퍼지네)

                風花日將老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그리워 하다가 세월만 흘러가는데)

                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만나 볼 기약은 아득하기만 하네)

                不結同心人 무어라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인데)

                空結同心草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부질없이 편지만 쓰면 무엇하나)

                 

                 

                 

                또한 여기에서 不結同心人도 김억의 번역처럼 마음과 마음을 맺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 이 바른 번역이라고 한다. 바로 윗 구절에

                이미 "내 마음 아시는 분께 보내려 하네" 가 나오기 때문이란다. 따라서 空結同心

                草도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가 아니라 "헛되이 편지만 접었다가 폈다

                하네"가 바른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체의 바른 번역은 ‘한 마음이지만 맺어지지

                못할 사람이라 그걸 알면서도 헛되이 연애편지만 썼다가 찢었다가 하네 (혹은

                접었다 폈다하네)’ 가 된다는 설명이다.

                즉 부치지도 못할 편지 써놓고는 하릴없이 접었다고 펴고 접었다고 펴고 하는

                여인의 애타는 현실을 그린 것이라는 설명이 그럴 듯 하다. '동심초' 노래를 들으

                면서 김안서의 번안으로 된 노래가사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를 따라 부르

                기는 해도, 그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에 비춘다면, 설명이

                타당하지 않은가?

                同心結은 옛날 연애편지를 접는 방식 또는 그 편지이며, 그밖에도 사랑의 정표의

                의미로 화초나 물건으로 만든 여러 가지 매듭, 혹은 장식물의 총칭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同心은 한마음이나 막연한 상징물이 아니라 바로 同心結로 마음을 담은

                러브 레터라는 설명인데 보다 구체적이고 멋있지 않은가?

                출처 : http://kr.blog.yahoo.com/scuhyun/1007

                 

                 

                일설에는 중국에서 연인들이 사랑의 굳건한 결합을 비는 뜻으로 산속에 걸어둔

                쇠사슬에 자물쇠를 채워 두는 것을 동심쇄라고 하고 여기서 춘망사 시귀에 나오는

                동심인과 동심초가 서로 같은 뜻이라고 하지만 이는 문맥상 맞지 않다.

                 

                  중국 장가계의 동심쇄

                 

                 

                자물쇠는 '마음'보다는 '물건'을 지키기 위해 그것을 단단히 잠궈 두는 지극히

                실용적인,혹은 속물적인 도구여서 이것을 잡궜다, 풀었다 하면서 애타는 사랑을

                노래할 시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반면 동심결은, 매듭을 짓기는 어렵지만 실을 묶여 매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실 한

                쪽을 잡아 당기면 쉽게 풀려서 마치, 죽자 사자 어렵사리 맺은 사랑의 언약이 쉽게

                풀려 버린, 슬픈 사랑(悲戀)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래서 동심결은 이뤄질 수 없는 비련을 읊는 시의 주제어로 혹은, 연인을 애타게

                사모하는 여인들의 노리개 장식용 매듭으로 제격일 듯하다. 따라서 '동심초'는

                동심쇄가 아니라 동심결에 '어원'을 두고 있다는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동심초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감동을 느낀다. 그런데 동심초가 뭘까?

            꽃말에 동심초가 "온순"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그렇다면 이게 꽃이란 말인가?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동심초'라는 식물 자체에 대한 설명은 없었고, 크고 작은 사전들에도 나오지 않았다.

            식물 중에는 등심초(燈心草 = 골풀의 다른 말)가 있는데 이것을 동심초로 잘못 쓰는 경우도 있고,

            식물 이름이라는 것이 학문적으로는 확실히 다른 것인데도 겉모양이 비슷해서 유사한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다른 동식물이나 사물 이름 앞에는 그저 '개' 같은 글자들을 붙이고 뒤에는 '풀' 같은 이름을 붙여서 작명한다든지,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식물의 이름으로 '동심초'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어쨌거나 그런 풀 이름이 지금 존재한다고 해도 가곡 '동심초'의 그 동심초는 특정한 풀을 지칭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風花日將老(풍화일장노)     꽃은 바람에 시들어가고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만날 날은 아득히 멀어져가네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헛되이 풀잎만 맺었는고. [류주환 번역]

             

            이 설도의 '동심초'에서 '가기(佳期)'는 아름다운 시절, 좋은 시절, 사랑을 처음 알게 되는 시절,

            연인들이 만남을 이루는 시절을 말한다. 결동심인(結同心人)은 마음을 맺는 것을 말한다. 사랑의 굳은 약속,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는 맹세, 같은 것이다.


            [옮긴이 붙임]

            설도의 간절함이 배어있는 이 가사는 사랑하는 이와 그 마음을 하나로 묶는 연서(풀)에

            절절한 마음을 담은 것으로 同心草란 그러므로 연정의 마음에서 지어낸 풀의 이름

            즉 동심결(同心結)로 고이 접은 연서라고 함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