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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시사.

한반도에 드리운 중국의 그림자 - 이성원

by 설렘심목 2010. 10. 25.

한반도에 드리운 중국의 그림자 -- 韓國의 Finland 化 

 

큰일 났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나라가 '핀란드화'의 가파른 비탈길을 빠른 속도로굴러 떨어지고 있습니다.

 

1. 핀란드가 걸어온 길

 

핀란드는 작은 나라이지만 백성들은 성깔 있는 사람들입니다. 백여 년 러시아의 지배하에 있다가 1917년 러시아가 공산혁명에 휩싸여 어수선한 틈을 타서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공산 소련이 자리잡고 다시 독립을 위협하자 1939년 용감히 전쟁을 벌였습니다. 물론 졌지요. 간신히 독립을 유지했지만 많은 권리를 내주었습니다.

 

1941년 히틀러가 2차 대전을 일으켜 소련을 침공하자 함께 쳐들어갔습니다. 지난날의 불평등조약을 깨칠 양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자유 서구를 등지고 나치 편에 선 셈이 되었습니다. 1944년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단독으로 소련에 항복했습니다.

 

민주 정체로 독립을 유지하는 대가로 12%의 국토를 할양하고, 앞으로 외교 국방 등 일체의 대외 문제처리에 있어서는 소련의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기로 하고 강화조약을 맺었습니다.

 

나치 협력 때문에 서구 우방을 잃고 고립하게 된 핀란드는 완전히 소련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을 위시한모든 정부 요직 인선은 소련 대사관의 의중에 따르게 되고, 이를 어겼다 싶으면즉각 경제 재제를 가하여 옴짝달싹을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연히 親소파가 판치게 되고 언론, 출판도 反소적인 것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어느덧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도 '알아서 기는' "자기 검열"의 관행이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세상 사람들은 "핀란드化(Finlandization)"란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2. 깊어가는 한국 핀란드化의 수렁

 

지난 1945년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항복하고 물러날 때까지 중국은'백년의 국치'를 겪었습니다. 이제 21세기 들어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떠올랐습니다.

 

1842년 아편전쟁으로 서구 열강에 무릎을 꿇어 홍콩을 할양한 것을 스타트로, 1895년 청일전쟁에서 일본에 패하여 대만을 내주고 조선에서 밀려나고, 1931년 일본의 침공으로 만주를 빼앗기고 뒤이어 중일전쟁으로 전국토가 쑥대밭이 되었다가, 1945년 2차 대전이 끝나 겨우 국권이 회복될 때까지의 백 년간입니다.

 

고구려-신라-백제의 3국 시대 천년을 빼고는, 청일전쟁 이후부터 냉전이 종식되어 한중 국교가 재개된 1992년까지의 백년이 한국이 중국의 영향에서 자유로웠던 유일한 기간이었습니다.

 

핀란드에서도 보듯, 대국과 이웃하는 것은 불행한 일에 속합니다. G2의 경제 대국이면서 이미 한국의 제1무역상대국이 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그런 富에 걸맞은 문화 수준에 와 있지 못하고, 더구나 지난 백년의 국치에 한이 맺혀, 사리에 맞지 않게 힘을 과시하려 합니다. 狂的 민족주의 성향입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위한 성화 봉송 도중 중국인들이 한국시민과 경찰에 폭행을 가했습니다. 남의 나라 수도 한복판에서 그것도 우발이 아닌 정부의 지시로 이런 만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또 작년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 때 중국의 정부 대변인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미 군사동맹은 역사적 유물이며, 냉전시대의 군사동맹으로 현대의 안보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렇게 한국의 국가 원수를 모욕함으로써 자국의 위상을 과시하려 했습니다.

 

또 툭하면 한국 상품에 제동을 걸어 한국 정부를 길들이려 합니다. 북한은 이미 중국의 속국이나 다름없어 식량과 기름을 얻어 쓰는 대가로 북한 내 사업 이권을 대폭 양도하고, 백두산 등 국경선 책정에 양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들리는 중국대사의 망언이나 위의 여러 사례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나 언론에서 아무런 반응을 안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미국이나 일본 측에서 일어났을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것은 이미 한국의 핀란드化가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다는 명백한 징후입니다.

  

3. 후손을 위한 우리의 할 일

 

중국이 저리도 커지고 우리와 이웃이라는 조건으로 볼 때 우리가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현실성 없는 假定으로 밖에 안 보입니다. 그 영향권 내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의 주권에 대한 침해를 최소로 줄일 것인가를 강구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입니다.

 

첫째는 장기적 목표로, 북한이라는 존재가 없어지는 것이 중국 대책을 포함해 모든 일의 근본적 해결책일 것입니다.

 

둘째는 당장의 목표로, 한국 내 북한지지 좌파세력을 척결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핀란드가 그랬듯이 동맹국 우방이 없어지면 강국에 일방적으로 당하게 마련입니다. 중국이 한미동맹 해체를 요구하는 것도 그 점을 노린 것입니다. 한미동맹이 깨지는 날이 중국이 한국을 경멸하게 되는 날입니다. 중국에 대해 우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일본과도 중국문제에 대해서는 협력해 나가야 합니다.

 

넷째는 나라의「國格」을 지켜야 합니다.

모든 외국인에 대한 사법권의 정당한 행사는 대국과의 거래에 있어서도 나라의 마지막 보루가 됩니다. 중국인의 난동에 대한 비굴한 자세는 스스로 노예 되기를 자청한 도덕적 타락입니다. 과거 대만과의 신의 없는 단교가 오히려 중국 당국의 경멸을 샀던 것과 같은 처사입니다.

 

 

이상은 卜鉅一 씨의 저서 <한반도에드리운 중국의 그림자>중 몇 대목입니다. 이 책을 읽고 오늘에 우리가 처한 위태로운 처지에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고이 자라고 있는 우리들의 어린 후손을 위해 지금 세대가 바짝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지성인이라면 누구나 꼭 한번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중대사에 눈을 뜨게 해준 저자에게 마음으로 감사 합니다.

 

이성원 한국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