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자란 무엇인가?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1. 머리말
2. 공산주의의 의미
3. 북한은 공산주의국가인가?
4. 공산주의자의 의미와 종류
5. 공산국가 및 용공적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공산주의자의
언행상의 특징
6. 반공국가에서의 공산주의자의 언행상의 특징
7. 공산주의자에 관한 잘못된 주장들
1. 머리말
대한민국은 한반도를 공산화통일하려는 공산주의세력과 싸워 이겨서 세운 나라이며, 건국 이후에도 줄곧 공산주의세력과 싸우면서 국가를 유지해왔다. 국가적으로 공산주의세력과 싸워 온지 68년이나 되었다. 이처럼 공산주의세력과 장기간 싸워온 우리나라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나 공산주의자의 의미를 정확히 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공산주의나 공산주의자의 의미를 비공산주의자의 관점에서 정하게 기술해놓은 문헌자료도 없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과 정부가 공산주의와의 싸움을 건성으로 해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우리나라 국민이 장기간 공산주의세력과 싸워왔음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가 무엇인지, 공산주의자가 어떤 사람들인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싸워온 것이다. 국민이 그렇게 싸워왔다면, 그 동안의 공산주의세력과의 싸움은 효율적인 싸움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에 공산주의자로 규정되어 마땅한 자들이 매우 많은 수로 급증한 것은 그 동안의 공산주의세력과의 싸움이 매우 허술했음을 말해준다. 무엇이 공산주의이고, 누가 공산주의자인지를 모른 채 반공투쟁을 했으니 헛발질은 오죽 많이 했겠으며, 꼭 잡아야 할 공산주의자들은 얼마나 많이 방치했겠는가?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상당히 오래 동안 공산주의세력과 싸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 글은 향후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가 공산주의세력과 싸우는데 있어서 보다 효율적인 싸움을 할 수 있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목적으로 쓰이어진다.
2. 공산주의의 의미
공산주의의 의미는 어의론적 의미, 공산주의자들이 정의하는 의미, 비공산주의자들이 정의하는 의미 등 3개 차원에서 추적할 수 있다.
어의론적 의미에서 공산주의 즉 communism은 1840년대에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communisme을 영역한 것이고, 프랑스어 communisme은 라틴어 communis에서 비롯된다. 라틴어 communis는 영어로는 common(공유), of the community(공동체의) 등으로 번역될 수 있다. 따라서 communism는 생산과 분배의 공적 소유·관리를 추구하는 사상 또는 공동체위주의 사상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맑스의 공산당선언이 발표된 1848년 이후에는 생산과 분배의 공유사상으로 정착되었다.
공산주의와 붙어 다니는 사회주의, 즉 socialism은 라틴어 socius에서 비롯된다. 라틴어 socius는 영어 associate, ally(결합, 연대)로 번역된다. socialism은 서유럽에서 1830년대에 처음 사용되었고, 그 의미는 사회 구성원들의 연대적 복지실현을 추구하는(사회 구성원들 가운데 비인간적 불우상태에 처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면서 사회전체의 번영을 추구하는) 사상이었다. 造語단계에서부터 공산주의는 공유에 초점을 두고, 사회주의는 연대에 초점을 두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공산당선언 발표이후 1917년 러시아에서 볼셰비키혁명이 성공하고 혁명에 성공한 볼셰비키가 자기들의 당명을 종전의 사회민주당을 버리고 공산당으로 바꾸기 전까지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동의어처럼 사용되었다.
공산주의자들이 정의하는 공산주의의 의미는 사회주의가 발전되어 완성된 체제이다. 다시 말해서 공산주의는 사회주의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나, 발전의 정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공산주의자들에 따르면, 자본주의로부터 사회주의로의 혁명이 이루어진 후의 사회주의체제에서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가 폐지되었으나 생산과 분배의 수단을 국가가 소유·관리하면서,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실시된다. 생산과 분배는 ‘능력에 따라 일하고 일한 만큼 분배받는’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사회주의체제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자본주의의 잔재가 남아있다. 상품·화폐도 존재하고, 사람들의 심리에도 사회주의와 부합하지 않은 자본주의 심리의 잔재가 존재하며, 도시와 농촌의 차이나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차이도 존재한다.
공산주의는 사회주의가 점진적으로 발전되어 완성된 체제이다. 공산주의체제에서는 생산과 분배의 수단이 완전히 공유되고, 국가와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사라진다. 공동체의 관리는 완전히 평등한 사람들의 자치에 의해 이루어진다. 생산과 분배는 ‘능력에 따라 자유롭게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하는’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화폐가 사라지고, 자본주의 잔존물이 모두 청산되며, 도시와 농촌의 차이나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차이도 사라진다. 물론 이런 사회는 이루어질 수 없고,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이다.
비공산주의자들은 공산주의를 사회주의의 한 종류로 본다. 비공산주의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해서 3개의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는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이다. 사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적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자본주의 체제의 틀 속에서 자본주의체제의 反노동자적 폐해를 시정(노동자에 대한 착취해소, 노동자 빈곤 극복을 추구)하려는 유형이다. 대표적 사례는 영국 네델란드 및 북구의 노동자계급 정당들이 추구하는 노선이다. 자본주의의 인간화(the humanization of capitalism)는 사민주의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구호이다.
둘째는 민주적 사회주의(Democratic Socialism)이다. 민주적 사회주의는 자본주의 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추구하되, 그 방법으로 의회 민주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체제 변혁 후의 사회주의 사회운영을 철저히 민주적으로(과도적 독재를 회피거나 최소화- 최단기화 하여) 하려는 유형이다. 대표적 사례는 Euro-communism과 민주화 이후의 동구 국가들에서의 공산당이 표방하는 노선을 들 수 있다.
셋째는 공산주의(Communism)이다. 공산주의를 혁명적 사회주의(Revolutionary Socialism) 라고도 부른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 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추구하되, 그 방법으로 폭력적/혁명적 방법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체제 변혁 후의 사회운영에 있어서 과도적 독재를 긍정적으로 실천하려는 유형이다. 구 소련-동구 및 오늘날의 잔존 공산국가들의 노선이 이에 속한다. 소련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공산국가로 자처하지 않았지만, 비공산주의자들은 그들을 모두 동질적 부류로 간주하여 공산국가로 호칭했다.
통상 사용되고 있는 공산주의의 의미는 위의 3개 차원의 설명을 적절히 배합한 것이다. 널리 통용되고 있는 공산주의의 정의는 ‘공산주의란 사유재산제 폐지,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와 생산의 계획화, 집단주의적 생활방식에 입각한 분배와 소비의 규제, 계급과 국가가 없는 사회 등을 계급투쟁에 의해 실현할 것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3. 북한은 공산주의국가인가?
공산주의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북한이 공산국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북한의 통치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이 맑스-레닌주의에서 이탈한 것이며, 평등을 지상가치로 하는 공산주의체제에서는 권력세습이 있을 수 없는데 북한에서는 권력세습과 혈통적 ‘왕족’이 존재하며, 공산주의는 민족주의를 부정하는데 북한은 민족주의를 강조한다는 점을 들어 북한은 공산국가가 아니라 민족주의적 神政君主國이라는 것이다.
우선 북한의 설명에 따르면, 사상에 있어서 주체란 “조선이라는 구체적 현실 속에서 혁명을 이끌어가는 마르크스 레닌주의”노선이다(1955년 12월 김일성의 연설). 1972년에 제정된 북한헌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우리나라의 현실에 창조적으로 적용한 조선노동당의 주체사상을 자기활동의 지도적 지침으로 삼는다”고 규정했다.
주체사상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북한의 실정에 맞게 창조적으로 적용한 혁명사상이라 한다면, 주체사상을 통치사상으로 삼는 나라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나라, 곧 공산국가임이 틀림없다. 주체사상은 공산주의의 본령에서 이탈한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이탈한 것은 아니며, 공산주의의 아류라 할 수 있다. 공산주의의 아류인 주체사상을 통치사상으로 삼는다 하여 북한이 공산국가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북한은 또 자기들의 통치체제를 ‘우리식 사회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변대적 사회주의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과거 동구 사회주의국가들의 실정이나 잔존 사회주의국가들(중국 베트남 쿠바)의 실정에 비교해볼 때,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세습독재-가족독재를 제외하면 그들의 사회주의 실천과 큰 차이는 없다. 북한은 사회주의 원리와 부합하지 않는 혈통(신분)에 따른 세습독재-가족독재를 변명하기 위해 ‘우리식 사회주의’라고 주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산국가의 기본 특징(사회주의 통치의 실천적 특징)으로 ⓵프롤 레타리아 계급을 대변하는 공산당 혹은 다른 당명을 가진 공산주의 신봉 정당의 1당 독재(공산당 당수 1인독재가 되기도), ⓶생산수단의 사유 부정(특히 토지사 유 부정), ⓷계획 중심 경제운영(시장은 어디까지나 보조 장치이며 계획에 의해 통제됨). ⓸주민생활 전면적 통제(전체주의), ⓹모든 언론매체의 당·정·군 선전 도구화 등을 든다.
북한은 상기 5개 특징을 다 나타내고 있다. 외형상 복수의 정당들이 존재하나 노동당 이외의 정당들은 모두 노동당에 의해 조종되는 괴뢰정당이다. 따라서 북한은 권력세습 등 변태적인 측면이 많이 있기는 하나 통상적으로 말하는 공산국가인 것은 분명하다. 독재가 심해지고 장기화되면 제동장치가 없기 때문에 각종 변태양상이 드러나기 마련인 것처럼, 북한도 장기간 독재가 지속된 부작용으로 그러한 변태적 요소들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북한의 통치실상이 수령독재와 수령세습제로 되어 공산주의통치 원리에서 이탈한 것은 틀림없으나, 북한의 통치양상 전체가 공산주의로부터 완전히 이탈한 것은 아니다. 북한은 공산주의국가에서 실천되는 1당 독재가 ‘세습 독재자 1인의 神政的 獨裁 + 1당 독재’로 변태적으로 기형화되었을 뿐 공산주의국가 통치현실의 여타 기본 특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공산국가에 속한 것이 분명. 북한을 이해하는데 공산주의가 빠지면 큰 착오를 범해. 북한은 공산국가이나 정상적 공산국가가 아니라 변태적/기형적 공산국가일 뿐, 공산국가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스스로 사회주의국가임을 자칭하고, 공산국가의 실천적 특징을 모두 갖춘 국가를 단지 변태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공산국가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참고: 여기서 말하는 ‘공산국가’라는 호칭은 서구 학계나 언론계가 붙인 명칭이고, ‘공산국가’로 호칭되는 당사국 자신들은 자기 나라를 공산국가로 호칭하지 않고 사회주의국가로 호칭한다. 이는 공산주의의 개념을 서구 학계와 언론계는 비공산주의자의 관점에서 사용하고 있고, 자칭 사회주의국가들은 공산주의의 개념을 공산주의자의 관점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호칭차이이다.
4. 공산주의자의 의미와 종류
공산주의자란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다. 공산주의란 ‘사유재산제의 폐지,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와 생산의 계획화, 집단주의적 생활방식에 입각한 분배와 소비의 규제, 계급과 국가가 없는 사회 등을 계급투쟁에 의해 실현할 것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란 사유재산제 폐지,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와 생산의 계획화, 집단주의적 생활방식에 입각한 분배와 소비의 규제, 계급과 국가가 없는 사회 등을 계급투쟁에 의해 실현할 것을 추구하는 사람을 뜻한다. 공산주의자를 이같이 정의하는 것은 협의의 정의다.
통상적으로는, 공산주의자의 의미를 그보다는 넓게 정의하여 사용한다. ‘사유재산제의 폐지,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와 생산의 계획화, 집단주의적 생활방식에 입각한 분배와 소비의 규제, 계급과 국가가 없는 사회 등을 계급투쟁에 의해 실현할 것’을 명확하게 추구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으로 그에 가까운 언행을 하는 사람을 공산주의자라 한다. 이를테면 공산주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북한의 노동당원이나, 역시 공산주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등소평의 지도사상을 따르는 중국공산당원을 공산주의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북한과 중국이 공산국가라면, 북한과 중국의 당원들을 공산주의자라고 해서 틀릴 것이 없다. 나아가서 북한과 중국의 영토 밖에 거주하면서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의 사상과 정책을 추종하는 사람을 공산주의자라고 해서 틀릴 것이 없다.
공산주의자도 몇 가지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공산주의 사상을 신봉하는 정도에 따라 저강도 공산주의자와 고강도 공산주의자로 나눌 수 있다. 저강도 공산주의자는 공산주의 사상이 옳은 사상이라고 믿기만 하는 공산주의자이다. 또 공산주의를 맑스-레닌주의의 교시만이 아닌 여타 요소들에 의해 수정된 사상으로 신봉하는 자도 저강도 공산주의자라 할 수 있다. 고강도 공산주의자는 공산주의 사상이 옳은 사상이라고 믿는데 더하여 그 사상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공산주의자이다.
공산주의자는 또 조직 가담 여부에 따라 조직 공산주의자와 비조직 공산주의자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대체로 고강도 공산주의자이고, 후자는 대체로 저강도 공산주의자이다.
비조직=저강도 공산주의자는 다시 자각 공산주의자와 비자각 공산주의자로 나눌 수 있다. 자각 공산주의자는 자기가 공산주의자임을 깨닫고 있는 공산주의자이다. 비자각 공산주의자는 자기가 공산주의자임을 깨닫지 못한 공산주의자이다. 비자각 공산주의자는 비유하자면 객관적 자료에 입각한 전문의사의 판단으로는 정신질환자인데 환자 자신은 절대 정신질환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비자각 공산주의자들 가운데는 ‘진짜 비자각 공산주의자’도 있고, 자각 공산주의자이면서도 비자각 공산주의자인 것처럼 거짓말하는 ‘가짜 비자각 공산주의자’들도 있다.
5. 공산국가 및 용공적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공산주의자의 언행상의 특징
사람이 어떤 사상을 신봉하는지는 내면의 심리상태이기 때문에 타인이 쉽게 알아낼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무슨 사상을 신봉하고 있는지를 타인이 전혀 파악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신봉하는 사상의 차이에 따라 차이가 나는 언행상의 특징을 파악하여, 그 언행상의 특징을 기준으로 사람들이 신봉하는 사상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이 내면의 심리상태이기는 하지만 정신과 전문의사가 관찰대상 인물의 언행을 보면 대상 인물이 정신질환 환자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상은 자기를 신봉하는 인간의 언행에 영향을 미치며, 사람들은 신봉하는 사상의 차이에 따라 언행상의 차이를 나타낸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신봉하는 사상을 숨긴다 하더라도 그의 언행에는 신봉하는 사상의 영향을 받은 특징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물론 그 특징은 주어진 환경의 차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인 지향성은 동일하다.
공산주의자도 자기가 신봉하는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아, 언행 상 일정한 특징을 나타낸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공산주의자는 조직과 활동에 있어서 비주의에 따른다는 점이다. 불법화 된 상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조건에서도 중요한 조직과 중요한 활동은 비리에 전개한다.
공산주의자들이 조직과 활동에서 비을 좋아하는 것은 적을 속이고, 공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며, 퇴조기에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적을 속이고 자기들의 안전을 위해 항상 거짓말을 준비하고 다닌다. 비주의와 거짓말은 공산주의자의 상비약이다.
이처럼 공산주의자들이 비주의를 선호하고, 거짓말을 잘 하더라도 그들의 말과 행동은 그들이 공산주의를 신봉한다는 사실로부터 일정한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공산주의자가 자기의 사상을 숨긴다 하드라도 그의 언행에는 필연적으로 일정한 특징이 나타내게 된다.
그러한 공산주의자의 언행상의 특징은 그가 거주·활동하는 국가가 공산(사회)주의국가냐, 용공적(공산주의자들의 정치활동이 합법화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냐, 반공적(공산주의자들의 정치활동이 불법화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냐에 따라 달라진다.
공산국가의 공산주의자는 자기가 공산주의자임을 드러내며, 공산주의의 핵심 내용을 자주 말하고, 그 실천을 위해 공개적으로 노력한다. 공산국가에서는 공산주의자는 존중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공산주의자, 특히 당원은 자기의 신분을 암시하거나 드러내는 것을 삼가지 않는다.
용공적 자유민주국가에서의 공산주의자들, 특히 조직 공산주의자는 자기들의 활동이 합법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산사회가 되기 전에는 가급적 자기의 공산주의자 신분을 숨기려 한다. 적을 속이는 것, 대중에게 자기의 사상적 정체를 속이는 것은 그들 전술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용공적 자유민주국가의 공산주의자는 자기의 사상적 정체를 가급적 숨기려 하면서도, 전술적 판단에 따라 자기가 공산주의자임을 드러내기도 하고 숨기기도 한다. 전술적 판단은 프롤레타리아계급의 규모와 의식화 정도를 기준으로 한다. 프롤레타리아계급의 규모가 빈약하거나 의식화 정도가 낮을 때는 사회주의혁명을 내걸지 않고(자기들이 공산주의자라는 사실을 감추고), 민주주의혁명(민주화투쟁)을 내걸고 투쟁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사회주의혁명을 과감히 표방하며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을 선도한다.
6. 반공국가에서의 공산주의자의 언행상의 특징
반공적 자유민주국가의 공산주의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자기가 공산주의자임을 숨기며, 공산주의자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한다. 대중 앞에서는 공산주의 사상의 핵심내용을 쉽게 말하지 않으며, 그런 것들을 실천하려는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행동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공산주의자들은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정체를 민주주의자 민족주의자라고 거짓말 한다.
따라서 한국과 같은 반공적 자유민주국가에서는 어떤 사람이 공산주의자인지를 그의 언행상의 특징을 가지고 알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 하여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이 공산주의자인지 여부를 알려주는 언행상의 특징 리스트가 다소 길어질 뿐이다. 반공적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공산주의자의 언행상의 특징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열거할 수 있다.
1. 공산주의국가의 주장 정책에 동조한다.
2. 공산주의자들을 존경한다.
3. 공산주의 체제/사회에 대한 호감/동경의 태도를 취한다.
4. 과거에 있었던 공산주의자들의 활동을 미화 찬양한다.
5. 공산주의단체 또는 용공성향의 단체들을 옹호하고 그들과 협조한다.
6. 좌익·좌경세력(공산주의세력·용공세력으로 추정되는 세력)의 용어법에 따라
말하고 글 쓴다.
7. 공산국가가 하는 것은 나쁜 것도 좋은 것으로 찬양한다.
8. 반공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취한다.
9. 공산주의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사항(동성애문제, 환경문제, 신자유주의
등)에 대해 공산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인식을 수용한다.
10. 자기나라(반공국가)의 안보와 정당성 강화에 이로운 조치는 반대하고 안
보와 정당성 약화를 초래할 조치를 지지한다.
11. 민주주의자임을 자처하나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절차적 민주주의나 형식적 민주주의로 폄하하며 실질적 민주주의 실천을 주장한
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특정인의 언행이 위에서 열거한 공산주의자의 언행상의 특징들 가운데 4~5개만 일치해도 그는 공산주의자로 의심받아 마땅하며, 6~8개가 일치하면 공산주의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9개 이상 일치하면 그 자신의 인정여부와 상관없이 공산주의자가 틀림없는 것으로 판단해도 될 것 같다.
7. 공산주의자에 관한 잘못된 주장들
우리 사회에는 컴맹이 너무 많다. 공산주의 및 공산주의자에 관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이 공산주의자들이고,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컴맹이다. 그런 탓으로 공산주의나 공산주의자에 대해 잘못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산주의자에 대한 잘못된 주장의 대표적 사례 두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 공산주의의 핵심내용을 말하지 않으면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혹자는 반공적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라도 “공산주의의 핵심내용인 사유재산제 폐지,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 프롤레타리아 계급 혁명의 실천을 주장해야 공산주의자로 호칭될 수 있으며, 그런 주장을 하지 않은 사람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 말은 자기 스스로 “나는 공산주의자다”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과 동일한 잘못된 주장이다.
어떤 사람이 사유재산제 폐지,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 프롤레타리아 계급 혁명의 실천을 주장한다는 것은 곧 ‘나는 공산주의자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동일하다. 사유재산제 폐지,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혁명의 실천을 주장한다는 것은 공산주의의 핵심내용을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공적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도둑 잡는 형사들 앞에서 “나는 남의 집에 들어가서 현금과 귀금속을 가지고 나온 사람이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남의 집에 들어가서 현금과 귀금속을 가지고 나온 사람’은 도둑놈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나는 도둑놈이오”라고 말하는 것과 동일하며, 그런 말한 사람은 형사들에 의해 도둑놈으로 체포되어야 한다.
따라서 도둑놈은 매우 많지만 사람들 앞에서 “나는 남의 집에 들어가서 현금과 귀금속을 가지고 나온 사람이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전무하다. 그와 마찬가지 이유로 인해서, 반공적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공산주의자는 매우 많지만, 공개적으로 “사유재산제 폐지,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 프롤레타리아 계급 혁명의 실천을 주장”하는 거의 전무하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좌경모험주의자이거나 바보일 것이다.
나. 종북분자(혹은 주사파)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혹자는 북한의 통치사상인 주체사상이 민족자주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을 들어 김일성 주체사상이 공산주의가 아니며 주체사상을 통치사상으로 받드는 북한정권은 공산정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남한의 종북분자(혹은 주사파)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북한이 공산주의국가가 아니며, 김일성 주체사상이 공산주의혁명과 무관한 사상이라면, 북한정권을 추종하는 종북분자,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주사파는 공산주의자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의 3절에서 확인 바와 같이 북한정권은 공산정권임이 분명하며, 김일성 주체사상은 공산주의의 아류임이 분명하다.
재차 확인하자면, 북한정권은 공산국가(사회주의 통치)의 기본 특징인 ⓵공산 당 1당독재(공산당 당수 1인독재가 되기도), ⓶생산수단 사유부정(특히 토지사유 부정), ⓷계획 중심 경제운영(시장은 어디까지나 보조 장치), ⓸주민생활 전면적 통제(전체주의), ⓹모든 언론매체의 당·정·군 선전도구화 등의 특징을 다 나타내 고 있다. 따라서 북한정권이 변태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산정권인 것은 틀림없다. 북한정권이 공산정권이라면, 북한의 공산정권을 추종하는 남한의 종북분자들은 공산주의자가 아닐 수 없다.
김일성 주체사상이 공산주의의 아류라는 사실은 북한정권이 확인해준 것이다. 1972년에 제정된 북한헌법은 “조선노동당의 주체사상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우리나라(북한)의 현실에 창조적으로 적용한” 것이라고 천명했다. 주체사상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북한의 실정에 맞게 창조적으로 적용한 혁명사상이라 한다면, 주체사상이 공산주의의 본령에서 이탈한 점이 있다 하드라도 공산주의의 범주 안에 존재하는 사상, 곧 공산주의의 아류이다. 북한 노동당의 주체사상이 공산주의의 아류라면, 북한 노동당의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남한의 주사파는 공산주의자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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