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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노래.Old Pop

백치 '아다다' - 가사포함

by 설렘심목 2014. 7. 15.
 
가사수정 : 모든 것을=>모를 것을..

1.
초여름 산들바람 고운볼에 스칠때
검은머리 금비녀에 다홍치마 어여뻐라
꽃가마에 미소짓는 말 못하는 아다다여
차라리 모를 것을 짧은 날의 그 행복
가슴에 못 박고서 떠나버린 님 그리워
별아래 울며새는 검은 눈의 아 아다다여
2.
얄궂은 운명아래 맑은순정 보람없이
비둘기의 깨어진 꿈 풀잎뽑아 입에물고
보금자리 쫓겨가는 애처러운 아다다여
산 넘어 바다 건너 행복찾아 어데갔나
말하라 바닷물결 보았는가 갈매기떼
간곳이 어디메뇨 대답없는 아 아다다여

 


 

작품해설

1935년 5월 『조선문단』에 발표한 계용묵의 단편소설.
이 작품은 백치이자 벙어리인 ‘아다다’란 인물을 통해 물질사회의 불합리를 지적한 것으로 불구의 육체적 조건과 돈의 횡포로 인해 비극적 생을 마쳐야 했던 수난의 여성상을 형상화한 소설이다. 아다다는 말 못하는 순수한 시골여자이다. 그녀는 벙어리인데가 행동마저 바보에 가까웠으므로 인근에 시집보내지 못하고 멀리 사는 가난뱅이에게 논 한섬지기를 딸려 시집을 보낸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친정에 쫓겨와 연거푸 실수를 한다. 그래서 친정집에서 쫓겨 나왔다. 그러나 막상 시집에 가려니 남편의 매가 더욱 겁이 났다. 실상 그녀가 5년 전 처음 시집을 갔을 때, 시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시가가 차츰 여유롭게 되자 남편은 까닭없이 아내를 미워하고 매를 들었다. 남편은 일년 농사를 투기에 바쳐 2만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고 첩을 들이자 그녀는 친정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집을 나온 그녀는 삼십이 넘은 총각 수롱에게 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신미도라는 섬으로 간다. 수롱은 모은 돈으로 밭을 마련하여 농사를 짓고 싶어했다. 수롱은 자신이 모은 돈 일천 오백냥으로 밭을 사자고 하나 아다다는 반대한다. 자신의 행복이 돈에 의해 깨어질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수롱이 거간을 세워 밭을 사려하자 아다다는 새벽에 몰래 지전을 바다에 뿌린다.
뒤따라온 수롱은 격분한 나머지 아다다를 발길로 차고, 아다다는 물에 빠져 사라지고 만다. 이 소설은 백치 아다다를 통해서 잘못된 인간성을 풍자하고 있으며, 현실의 미적 창조라는 작가의 예술관이 잘 드러나 있다. 물욕의 세계와 인간 본연의 순수세계와의 갈등을 통해 그는 독자에게 참된 인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줄거리

아다다는 벙어리다. 말을 한다는 것이 아다다 소리만 연거푸 나온다.

어쩌다 말이 한마디씩 되는 적도 있으나 쉬운 말에 그치고 만다.

그래서 이름이 따로 있음에도 누구나 그를 아다다라고 부른다.

부모까지 그렇게 부르니 그녀 자신도 <아다다!>가 제 이름인줄 안다.

그녀의 성격은 무엇인지 힘에 부치는 노력이 있어야 만족을 얻는 듯 하다.

시키건 안 시키건 몸 아끼는 일이 없이 집안의 모든 고된 일을 도맡아 혼자 해낸다.

벙어리에다 백치여서 내용을 아는 인근에서는 그를 데려가려는 사람이 없었다.

부모는 그녀를 열 아홉 고개를 넘기도록 묻어두며 속을 태우다가 논 한 섬지기를 붙여 똥치듯 가난한 총각에게 치워 버렸다.

가난한 집에 한 재산 가지고 갔으므로 처음에는 시집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는다.

그러나 차차 살림에 여유가 생기면서 남편의 사랑이 식어간다.

어느 날 남편이 투기에 손을 대 큰 돈을 벌자 여자까지 데리고 왔고, 아다다를 매질하기 시작한다.

구박을 견디다 못해 아다다는 결국 친정으로 돌아온다.
"시집에 돌아가지 못 하간? 못 가갔음 죽어라!"

어머니는 머리채를 잡아 휘두르며 밀친다. 아다다는 비칠비칠 서너 걸음 물러난다.
"아다 어마! 아다 어마! 아다! 아다!"

눈물 글썽한 눈으로 어머니를 본다.

북쪽을 가리키며 어머니 말대로 시집에 돌아가든지 아니면 죽어버리겠다고 고개를 주억이고 밖으로 나온다.

집을 나왔으나 갈 곳이 없는 아다다는 마당 귀에서 발길을 더 내놓지 못한다.

시집으로 돌아가긴 싫다. 남편의 매는 어머니 보다 무섭다. 집으로도 갈 수 없다. 어디로 가야 하나?

생각하니 오 년전 처음 시집 가 살 때의 행복이 그립다.

정상이 아니어서 실수가 많았지만 그녀로 인해 밥을 먹게 된 시집에서는 역겹게 여기지 않았고

오히려 위로하고 허물을 감추어 주었었다.

아다다는 행복을 느낀 나머지, 자신을 쓸데없는 자식, 가문 더럽히는 자식이라고 박대하던 친부모를 원망하게 되었다.

그래서 명절목이나 제향 때도 친정을 찾지 않았었다.

그 때가 어찌 아니 그리울까. 그러나 그 시절은 다시 못 올 꿈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어디로 가나?

아무리 생각해도 수롱이에게 밖에 갈 곳이 없다.

수롱이는 부모 동생 없는 삼십 넘은 총각으로 그나마 자기를 돌봐 주었다.

쫓겨날 때마다 그를 찾아가 마음의 위안을 얻곤 했었다.

수롱은 사실 벌써부터 아다다를 꾀어왔다.

시집에서까지 쫓겨난 벙어리였으나, 초시의 딸이라,

상놈 신분으로 염을 내지는 못하고 동정심을 베풀어 아다다의 마음을 사려는 것이었다.

"너 또 울었구나." 수롱은 아다다를 언제나처럼 반갑게 맞았다.

"그러게 다시는 집에 가지 말구 나하고 둘이서 살자, 응?"

수롱은 의미 있게 벙긋벙긋 웃으며, 아다다의 등을 두드리며 꾄다.

오늘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 것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 불탄다.

수롱이는 은근히 솟아나는 미소를 금할 길 없다.

벙어리 아다다가 흡족할 이치는 없지만 돈으로 사지 않고는 아내를 얻을 수 없는 것이 자신의 처지였다.

거저 생기는 아내라면 벙어리도 좋았다. 일이나 도와주고, 아들딸이나 낳아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날 밤을 수롱이 품안에서 자고 난 아다다는 수롱이의 아내가 되기에 마음먹는다.

집에서 자기를 받아들인다 해도 수롱이와 살 작정을 한다. 수롱이가 주는 사랑을 이 세상에서 더 찾을 수 없는 행복이라 느낀다.

그러나, 그곳에 눌러 둘이 살 수는 없다. 첫째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을 것이요, 동네 사람에게도 부끄럽다. 수

롱이도 근심이었다. 밤이 깊도록 의논하여 보았으나 낯모르는 곳으로 달아나 사는 수밖에 다른 묘책이 없다.

예식 없는 가약을 맹세한 그들은 이튿날 새벽 마을을 떠나 신미도라는 섬으로 가서 살 자리를 정한다.

그러나 생소한 곳이므로 직업을 찾을 길이 없다. 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섬이라 뱃일을 잡기는 쉬었으나,

그것은 아다다가 한사코 말렸다. 몇해 전 동네 사람 몇이 배를 탔다가 풍랑에 몰살당한 일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수롱이는 생각 끝에 밭을 사서 농사를 짓기로 마음 먹고 아다다와 의논한다.
"밭을 사자, 내가 전답 사려고 모아둔 돈이 있거든" 하고 수롱이는 여봐란 듯 궤 속에서 지전 뭉치를 꺼내 보여준다.

아다다는 전 남편이 돈이 생기자 자기를 내쫓은 일을 떠올린다.

수롱이도 밭을 사서 돈을 많이 벌면 자기를 버리지 않을까.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아다다는 거간꾼이 오기 전날 밤 수롱의 지전 보따리를 들고 바다로 나가 모두 물에 띄워버린다.

돈이 없어진 것을 알고 뒤쫓아온 수롱은 썰물에 떠내려가는 돈을 건져내려다가 실패하자 아다다를 발길로 거세게 찬다.

아다다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죽는다.

갈매기 떼는 이처럼 처절한 사건이 벌어진 줄도 모르고 무심하게 바다 위를 흥겨운 듯 날아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