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눕고 보는 대한민국] [1] 교통사고 전문병원 르포… 환자 가장하고 찾아가 보니
딱 20분 만에 입원 결정, 요구사항은
보험 접수번호뿐
다음 날 퇴원한다고 하니 "문제될 것 없는데…" 병원 원무과장 등이 만류
병실 고참인 '나이롱환자'… 보험사 직원
상대법 코치도
"본인이 아프다고
하고 의사가 확인해줬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입원해서 원하는 만큼 치료받고 가세요."
지난 8월 11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용산구의 한 정형외과 의원의 당직의사는 시원시원했다. 본지 기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가장해 입원시켜 달라고 하자 딱 20분 만에 입원이 결정됐다. 접수 후 X선 촬영, 피·소변·심전도검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당연히 아무런 외상(外傷)이 없이 멀쩡했지만 당직의사는 "뼈가 부러지거나 한 건 아니지만 자동차에 부딪힌 건 사실이니 (입원해도) 보험회사에서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며 안심시켜 주기까지 했다. 요구사항은 딱 하나 '보험 접수번호만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이곳은 보험업계에서 일명 '나이롱(가짜)환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으로 알려진 '교통사고 환자 전문' 병원이다. "허리와 엉덩이 쪽을 부딪혔다"고 얘기한 본지 기자의 진단명은 요추 및 대퇴부 염좌(허리·엉덩이 삠)로 나왔다. 상해등급 8등급인 요추 및 대퇴부 염좌는 웬만해선 입원하지 않는 병이다. 지난 2011년 건강보험으로 진료를 받은 요추 염좌 환자의 입원율은 4.3%에 불과했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인한 요추 염좌 환자의 입원율은 74.2%로, 일반 환자 입원율의 무려 18배가 넘는다. '사고만 나면 뒷목을 잡고 내린다'는 말이 있는 경추 염좌의 경우는 교통사고 환자와 일반 환자의 입원율 차이가 27배에 달한다.
지난 8월 11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용산구의 한 정형외과 의원의 당직의사는 시원시원했다. 본지 기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가장해 입원시켜 달라고 하자 딱 20분 만에 입원이 결정됐다. 접수 후 X선 촬영, 피·소변·심전도검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당연히 아무런 외상(外傷)이 없이 멀쩡했지만 당직의사는 "뼈가 부러지거나 한 건 아니지만 자동차에 부딪힌 건 사실이니 (입원해도) 보험회사에서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며 안심시켜 주기까지 했다. 요구사항은 딱 하나 '보험 접수번호만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이곳은 보험업계에서 일명 '나이롱(가짜)환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으로 알려진 '교통사고 환자 전문' 병원이다. "허리와 엉덩이 쪽을 부딪혔다"고 얘기한 본지 기자의 진단명은 요추 및 대퇴부 염좌(허리·엉덩이 삠)로 나왔다. 상해등급 8등급인 요추 및 대퇴부 염좌는 웬만해선 입원하지 않는 병이다. 지난 2011년 건강보험으로 진료를 받은 요추 염좌 환자의 입원율은 4.3%에 불과했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인한 요추 염좌 환자의 입원율은 74.2%로, 일반 환자 입원율의 무려 18배가 넘는다. '사고만 나면 뒷목을 잡고 내린다'는 말이 있는 경추 염좌의 경우는 교통사고 환자와 일반 환자의 입원율 차이가 27배에 달한다.
- 병원 근처 포장마차 - 지난 8월 26일 밤 서울 신촌의 한 병원 인근 포장마차에서 병원 환자복을 입은 남성 환자 세 명이 소주를 마시고 있다. 입원 환자는 원칙적으로 술을 마실 수 없지만 대다수 병원은 환자들이 술을 마시고 들어와도 별다른 제지 없이 방치하고 있다. 사진 속 환자복은 흐리게 처리했다(위). 텅 빈 병실 - 지난 8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입원실이 텅텅 비어 있다. 침상에는 입원한 환자들의 소지품 등 흔적이 있지만, 환자들은 대부분 외출하거나 자리를 비운 상태다(아래). /김연정 객원기자, 성형주 기자
입원한 지 두 달쯤 됐다는 박모(76)씨는 다른 병원에서 입원을 거절당해서 이 병원으로 왔다고 했다. 박씨는 "젊은 사람이 (이 병원을) 어떻게 알고 왔느냐"며 "여기 있는 두 달 동안 30여명이 입·퇴원하는 걸 봤는데 70%는 나이롱환자"라고 말했다. 박씨는 또 "무조건 아프다고 끙끙 앓아야 된다"며 "그러면 보험회사에서도 입원비가 많이 나오니까 어떻게든 합의금을 높여줄 것"이라는 등 '나이롱환자'가 알고 있어야 할 노하우를 '코치'까지 해줬다.
일주일째 입원 중이라는 입원 환자 류모(63)씨는 보험사의 회유를 뿌리치는 방법을 알려줬다. "5일이 지나면 보험회사 직원이 와서 '퇴원해도 될 것 같은데 합의하자'고 할 건데 그때도 무조건 아프다고 버티면 된다"면서 "자기 몸은 자기가 아프다고 하면 아픈 것"이라고도 말해줬다. 류씨는 오후 5시쯤 "내일이 말복(末伏)이라 집에서 가족들과 고기 구워 먹고 오겠다"며 옷을 갈아입고 병원을 나갔다.
밤이 되자 환자들의 본격적인 외출이 시작됐다. 오후 9시 반부터 2시간 동안 환자 5명이 병원 문을 나섰다. 외출했다가 오후 11시 30분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돌아오는 30대 중반 남성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술 냄새가 진동했다. 3층 입원실 환자 9명 중 4명은 다음 날에도 자리에 없었다.
12일 월요일
오전 9시쯤 주말에 병원을 비웠던 병원장이 출근해 상태를 체크해 보겠다며 기자를 호출했다. 짐짓 긴장해 진료실에 들어갔더니 원장은 기자를
쳐다보지도 않고 "어디를 다쳤느냐"고 묻고는 "물리치료 받으러 올라가라"고 말했다. 진찰에 걸린 시간은 1분이었다.
병원 측은 보험사 응대법까지 알려줬다. 원무과장은 "보험회사는 환자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며 "의사 선생님이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니 보험사 직원이 찾아오면 아프다고 말하기만 하라"고 말했다. 그날 오후 퇴원하겠다고 하자 병원 측은 적극적으로 만류했다. "50만원을 받고 가해자와 합의하기로 결정해 퇴원하는 게 좋겠다"고 둘러대자 병원 원무과장은 "젊은 사람이 왜 그리 걱정이 많으냐"며 아쉬워했다. 병원장에게 '이상이 없다'는 진료를 받아야 퇴원할 수 있다기에 다시 병원장의 진료실을 찾았다. 병원장은 "입원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왜 퇴원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병원 측은 보험사 응대법까지 알려줬다. 원무과장은 "보험회사는 환자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며 "의사 선생님이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니 보험사 직원이 찾아오면 아프다고 말하기만 하라"고 말했다. 그날 오후 퇴원하겠다고 하자 병원 측은 적극적으로 만류했다. "50만원을 받고 가해자와 합의하기로 결정해 퇴원하는 게 좋겠다"고 둘러대자 병원 원무과장은 "젊은 사람이 왜 그리 걱정이 많으냐"며 아쉬워했다. 병원장에게 '이상이 없다'는 진료를 받아야 퇴원할 수 있다기에 다시 병원장의 진료실을 찾았다. 병원장은 "입원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왜 퇴원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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