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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 반성문 관련기사['외눈박이' 극복하겠다는 진보의 반성문]

by 설렘심목 2013. 6. 27.

[취재일기] '외눈박이' 극복하겠다는 진보의 반성문

[중앙일보]입력 2013.06.17 00:10 / 수정 2013.06.17 00:24

16일 오후 3시30분 서울 구로구 구로구민회관에 모인 ‘골수 진보’들이 반성문을 채택했다. 강당에 앉은 진보정의당 대의원 260명 중 171명이 ‘대국민약속 7개항’이라는 결의문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 대회 의장을 맡은 조승수 전 의원이 “(찬성표만으로 의결정족수를 넘겨) 반대 의견 확인 없이 가결을 선포한다”고 방망이를 두드리자 회의장에선 박수가 나왔다. “북한을 비판할 땐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질문엔 귀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한 반성문은 3항에서 “한반도의 위기를 타개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북한 대목을 담았다.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북 인식과 정책의 교정을 요구하며 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도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에 역행하는 태도는 단호히 비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비핵화와 인권 실현은 한반도 전역에서 예외 없이 관철되어야 할 지상과제”라며 북한으로 영역을 확장시켰다. “분단과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고 경제성장을 이룬 세대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구절도 담았다. 이날 진보정의당은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지만 애국가도 제창하며 국민의례를 빠뜨리지 않았다.

 그간 대한민국 진보는 ‘외눈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남한과 북한을 보는 눈에서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는 질타에 대해 답을 회피했다. 전 세계의 진보는 핵을 반대한다. 그렇다면 세 차례에 걸친 북한의 핵실험과 이명박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 중 어느 게 더 ‘핵 없는 세상’에 치명적인가. 진보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군내 차별에 반대한다. 그렇다면 북한에 존재하는 정치범 수용소와 종교 탄압은 왜 거론치 않을까.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에는 이미 ‘진보 피로증’이 퍼져 있다. ‘진보=북한 옹호’라는 인식이 바닥에 깔려 있으니 북한의 협박과 벼랑 끝 전술이 재연되는 순간 진보의 목소리는 다른 영역에서도 힘을 잃는다. 진보정의당이 이런 말 없는 다수의 정서를 감지한 것 같다. 진보의 존재 이유가 소외된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있다면 남한만 아니라 북한의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서도 최소한 시시비비는 가려주는 게 진보의 필요 조건이다. 북한을 바꾸려면 대화가 필요하고 그 상대는 불가피하게 현 북한 정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 체제가 인민을 존중하고 인민을 먹여살리는 것은 아니다. 이런 구분을 명쾌히 보여주지 못하면 진보는 종북이라는 굴레를 깨기 어렵다. 진보정의당의 반성문이 이 같은 상식에 기반한 변화를 담았는지의 판단은 앞으로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채병건 정치국제부문 기자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0626031005&spage=1

 


 

 

[서울광장] 진보의 레일 바로 깔아야 한다.   김종면 수석 논설위원

진보적 자유주의가 새삼 정치 공론장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다지 새롭지도 않은 가치논쟁에 저마다 한자리 걸친다. 정치권 재편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 의원의 ‘새 정치’ 지향점, 나아가 예상되는 신당의 정체성을 가늠할 이념적 푯대로 간주되기에 한층 주목받는 양상이다. 왜 지금 진보적 자유주의인가.

보수가 강조해온 이념인 자유주의에 ‘진보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신자유주의의 시장근본주의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민주적인 방법으로 개선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시장주의로 나아가겠다는 데 이의를 달 필요는 없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건 허공을 맴도는 고상한 이념이나 선언적 담론이 아니다. 진보가 됐든 보수가 됐든 포즈만 취하지 말고 구체적인 정치개혁의 결과물을 하나라도 보여 달라는 게 국민의 뜻이다.

안철수식 새 정치는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자신의 싱크탱크가 진보적 자유주의를 공식 제시했음에도 정작 안 의원은 새 정치를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명토 박아 말하지 않는다. 진보적 자유주의 간판이 결국 좌우 어느 한쪽으로 규정되지 않고 ‘중도의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진보의 정체성을 보다 확고히 해야 한다.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모호한 개념보다 차라리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일직선적인 주장이 더 나은 것인지도 모른다. 한결 설득력 있고 정치적으로도 유효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패는 던져졌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한없이 투명한 이념이 아니다. 그런 만큼 분명하게 맺고 끊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결선투표제만 해도 그렇다. 사실상 양당체제처럼 운영되는 우리 정치현실에서 결선투표제라도 없으면 의미 있는 제3 정치세력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결선투표제를 당론으로 정했고, 진보정의당은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치개혁연대 구성을 제안했다. 현재의 양당 구도를 ‘적대적 공존관계’라고 비판한 안 의원 역시 제3 섹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막상 결선투표제 제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한 바 없다는 식이다. 이건 불신의 정치다. 자신의 대안정당이 궁극적으로 보수 대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새로운 구도의 양당제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에서 미국이 “1퍼센트의, 1퍼센트를 위한, 1퍼센트에 의한 나라”가 됐다고 경고했다. 스티글리츠의 지적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 또한 ‘1대99 사회’니 ‘갑과 을의 나라’니 하는 말을 예사로 하는 분열된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양극화에 따른 불평등 해소가 물론 진보의 가치로만 추구할 문제는 아니다. 진보의 오래된 의제를 보수가 선점하는 시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래도 진보다운 진보가 좀 나서서 사회경제적 약자의 입장을 정직하게 대변해 줬으면 하고 바라는 게 사실이다.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마침 진보가 쓴 ‘진보정치 반성문’도 나왔다. 진작 했어야 할 고해성사다. 정치적 존재감을 상실한 채 야위어 가는 진보정당이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진보에 의한 진보의 재구성이 절실한 때다. 혁신의 외길로 내달려야 한다.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으면 그 길을 가면 된다. 진보의 종착역은 민생이다. 성장과 안보 담론까지 진보의 몫이라는 자각에 이를 때 진보의 미래가 있다. 진보정당의 문패를 내릴 심사가  아니라면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진보와 어떻게 다른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보는 진보로 살아남아야 한다. 진보정당은 먼저 궤도를 이탈한 진보의 레일부터 바로 깔아 놓아야 할 것이다. 그런 연후에 진보적 자유주의와 회통(會通)을 해도  늦지 않다. 서늘한 진보의 항심(恒心)을 기억하라.

jmkim@seoul.co.kr  입력 : 2013.06.12 03:04 | 수정 : 2013.06.12 04:03

 


[사설] 진보정당 대표가 쓴 '진보 정치 반성문' 

 

심상정 진보정의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진보는 항상 옳은가, 진보는 더 민주적인가에 대한 회의와 갈등이 있었다"면서 "국민은 진보 정당이 우리 정치의 변화를 이끌 제3의 미래 세력이 되길 기대하고 응원했지만 진보 정치는 국민의 기대만큼 준비되지 못했고 과거의 낡은 사고의 틀에 갇혀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진보 정당이 안보에서 국민에게 불안을 줬고, 대기업 정규직 노조에 휘둘려 온 점 등을 대표적 잘못으로 들었다. 그는 "분단과 전쟁을 겪은 우리 국민이 가질 수 있는 이념적 트라우마나 안보 불안을 깊이 주목하지 못했고, 이에 성실히 응답하지 못했다"며 "그간 진보 정당은 대기업 정규직 정당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는데 근거 있는 비판"이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낭독한 '진보 정당의 반성문'은 지난 10년간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의 전신) 내에서 비판이 허용되지 않았던 북한과 민주노총이라는 2대 성역(聖域)을 겨냥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내에서 북한과 민노총이 신성시돼 온 까닭은 과거 북한의 주체사상을 떠받들었던 주사파 출신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고, 민노총은 통합진보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대의원과 당원을 거느린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단 한 번도 정면으로 비판하지 않았고, 북한의 3대(代) 세습을 두둔해 왔으며, 국민의례를 거부하고 태극기를 국기(國旗)로 인정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민노총의 눈치를 보느라 비정규직 근로자와 중소 영세상인들의 아픔을 외면해 왔다. 소수 특권 노조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다수의 경제적 약자를 외면해 온 게 그간의 진보 정당이었다. 그 결과 2004년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 13%로 10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켜 원내(院內) 3당으로 떠올랐던 진보 정당은 이제 '주변부 정당'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통합진보당을 탈당해 진보정의당을 만든 심 원내대표는 조만간 당명(黨名)에서 오욕(汚辱)이 점철된 '진보'라는 말도 떼어내고 새로운 이름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심 원내대표는 연설 후 언론 인터뷰에서 진보 정당의 활로에 대해 "묘수가 없다"며, 답답하고 막막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 10년간 진보 정당이 실패한 이유는 북한과 민노총을 신줏단지처럼 껴안고 가면서 국민의 상식(常識)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이다. 바로 이 상식을 되찾느냐에 따라 진보 정당의 앞날이 결정될 것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6/12/2013061200246.html 입력 : 2013.06.12 03:02

 


[國會연설서 진보정치 반성… 민노총까지 통렬히 비판]
"민주주의 운영능력 못갖추고 패권적 행태, 국민불신 자초" 16일 당명 바꾸고 제2창당.


	진보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11일“낡은 틀에 갇혀 있던 진보를 반성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고 있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11일“낡은 틀에 갇혀 있던 진보를 반성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11일 이른바 '진보 정치'에 대한 반성문을 썼다. 이날 국회 비교섭 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서였다. "과거의 낡은 사고 틀에 갇혔다"고 했고 "민주주의 운영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조직 기반인 민주노총을 비판하기까지 했다. 민노총 비판은 '진보 진영' 내에서는 금기 중의 금기로 받아들여져 왔다.

◇"민주주의 운영 능력 못 갖췄다."

심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진보 정치는 국민의 기대만큼 준비되지 못했고, 과거의 낡은 사고 틀에 갇혀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다"며 "진보 정치 혁신에 실패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 정치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진보는 항상 옳은가' '진보는 더 민주적인가'에 대한 회의와 갈등이 있었다"며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했던 진보가 정작 스스로는 민주주의 운영 능력을 갖추지 못해, 급기야 패권적 행태를 보이며 국민 불신을 자초한 사실은 진보 정치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진보 정당은 안보 불안 세력이라는 불신이 널리 퍼져 있다"며 "분단과 전쟁을 겪은 우리 국민이 가질 수 있는 이념적 트라우마와 안보 불안을 깊이 주목하지 못했고, 이에 성실히 응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종북 논란 같은 색깔론은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당위와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안위를 지켜야 하는 책임 있는 공당의 능력과 자격은 구분돼야 한다"고도 했다.

심 의원은 '노동 중심성 패러다임에 경도됐다' '대기업 정규직 정당 아니냐'는 지적을 "근거 있는 비판"이라고 인정하면서, "광범위한 사회 경제 민주화 세력을 대표하는 혁신 정당으로 다시 서겠다"고 말했다. 이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이해관계만 반영한다는 비판을 들어온 민주노총의 체질 문제를 거론한 것이었다. 패권주의와 비민주성, 종북(從北)주의, 노조 편향성 등 '진보 정당'의 3대 문제를 모두 반성한 것이다.

◇"마음은 실제 더 통렬"

심 의원은 본지 전화 통화에서 "마음은 실제 더 통렬하다"며 "연설 시간을 10분밖에 주지 않아서 앞부분(반성)을 3분의 1 정도로 줄였다"고 했다. 심 의원은 "(종북 논란에) 억울한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색깔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우리가 공당으로서 안보 문제에 대한 국민 정서를 다소 나이브하게 인식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당의 침체를 벗어날 묘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지 않는가"라며 "국민은 진정성을 갖고 헌신하는 세력에는 다시 기회를 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당명에서 '진보' 버리고 제2의 창당 계획

진보정의당은 구(舊)민주노동당에서 심상정 의원, 노회찬 전 의원 등이 2008년 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의 패권주의, 종북주의를 비판하며 탈당해 만든 진보신당을 뿌리로 하는 정당이다. 작년 총선을 앞두고 유시민 전 의원의 국민참여당과 민노당 당권파 세력이 다시 합쳐 통합진보당을 만들었으나 비례대표 선거 부정 사태로 진보신당계와 참여당계가 다시 탈당해 진보정의당을 만들었다.

진보정의당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당대회에서 사실상 '제2의 창당'을 하고 당명(黨名)도 변경할 예정이다. '진보'라는 단어도 버리겠다는 방침이다. 노회찬·조준호 공동대표는 지난달 새로운 당명으로 사회민주노동당(사민당)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심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양당 독점의 정치체제야말로 '수퍼 갑(甲)'이고, 수퍼 갑의 낡은 정당체제를 청산하지 않는 한 사회·경제적 갑의 횡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개혁 3대 방안으로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대선·광역자치단체장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교섭단체 제도 폐지와 국회 운영위 정상화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