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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PB 10명이 조언하는 4050직장인 노후준비 5계명

by 설렘심목 2012. 4. 5.

자녀 교육에 허리휘고 부모 부양에 허덕…
금융권 PB 10명이 조언하는 4050직장인 노후준비 5계명

 

직장인 이모 씨(48)는 노후만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월 소득은 500만 원가량이지만 고등학교 2학년 아들, 중학교 3학년 딸의 교육비와 생활비, 부모님 용돈을 제하고 나면 한달 여윳돈은 기껏해야 100만 원 남짓이다. 그동안 아등바등 돈을 모아 서울 강서구에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해 ‘내 집 마련’에는 성공했지만 집을 제외하곤 예금 1000만 원과 보장성 보험이 전부다. 연금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 믿고 있다. 이 씨는 “걱정이 꼬리를 잇지만 정작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노후 준비가 ‘4050’ 직장인들의 최대 고민이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4050세대’는 자녀 교육과 부모 부양에 치여 걱정만 할 뿐 제대로 된 노후 대비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노후 준비를 위해 당장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은행 증권 등 금융권 프라이빗뱅커(PB) 10명의 조언을 종합해 ‘은퇴 준비 5계명’을 제안한다.

① ‘3층 연금은 기본 중의 기본’


상담에 응한 10명의 PB들은 일단 3층 연금 구축을 은퇴 준비의 첫걸음으로 꼽았다. 직장생활을 꾸준히 해 국민연금, 퇴직연금이 나온다고 해도 은퇴 후의 생활비를 충당하기는 부족하다. 따라서 개인연금 가입은 필수다.

개인연금 상품으로는 연금저축을 꼽을 수 있다. 연금저축은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지난해 정부가 소득공제 한도를 기존 3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높여 월 33만 원가량을 불입하면 전액 소득공제 혜택을 받아 최대 154만 원의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소득공제는 되지 않지만 주식투자 성격이 있는 변액연금에 가입하면 리스크가 다소 있더라도 투자액을 불릴 여지가 있다. 최형록 SK증권 도곡PIB센터장은 “은퇴 후 버팀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복리 및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상품 가입부터 해야 한다”며 “좀 늦었더라도 연금저축 등에 여윳돈의 절반 정도는 불입하라”고 조언했다.

②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라

3층 연금이라는 기초를 갖췄다면 나머지 여윳돈은 적립식 투자로 ‘기대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노후 대비를 한다고 예금 적금 같은 상품에만 돈을 넣는다면 은행금리를 웃도는 물가상승률과 긴 수명 때문에 노후자금이 바닥날 개연성이 높다. 우리투자증권 100세 시대 자산관리컨설팅부 김현수 차장은 “은퇴 전 5년에서 10년간 적립식 투자를 하면 투자금액과 시기가 분산돼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주식형 펀드에 꾸준히 돈을 넣으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형 펀드에만 투자하는 게 불안하다면 해외채권이나 금 은 등 원자재펀드를 대안투자처로 삼을 수 있다. 여윳돈 100만 원이 있다면 연금에 50만 원을 넣고 주식형 펀드에 25만 원, 해외채권과 원자재펀드 등에 25만 원을 나눠 담는 식이다. 최준규 신한PWM 증권PB팀장은 “역설적이지만 노후준비자금의 일부는 20대처럼 설계해야 한다”며 “3년에 15% 정도의 목표수익을 정해놓고 이를 달성하면 환매를 해서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식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③ 자녀 교육비는 최대한 줄여라

자녀 교육비를 일정 부분 포기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은퇴 준비를 위해서는 저축액부터 늘려야 하는데 40, 50대들은 대부분 교육비 부담으로 저축액을 오히려 줄이는 형편이다. 이관석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은 “자신의 노후 준비는 전혀 안돼 있는데도 자녀들 뒷바라지한다면서 유학 보내고 ‘자식들이 나를 챙겨주겠지’ 생각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노후 준비 자금이 적으면 쪼개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도 의미가 없는 만큼 자녀교육비를 줄여 투자금을 불리고,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겠다는 욕심도 버릴 것”을 당부했다.

④ 부동산 비중을 낮춰라

부동산 투자에는 모든 PB들이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부동산 자산의 비중을 줄일 것을 적극 권고했다. 소득이 정해져 있고 나이를 먹어가는 상황에서 ‘부동산 다이어트’를 통해 여유자금을 조성해 보라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주택을 과감하게 처분해 수도권으로 이사 간다면 최소 2억 원의 현금자산은 마련할 수 있다.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골드클럽 부장은 “부동산을 사두면 올라가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라며 “자산가들조차 요즘은 오피스텔 투자를 꺼린다”고 귀띔했다.

⑤ 보장성보험으로 안전망 마련해야


은퇴 후 돈이 가장 많이 나가는 항목이 병원비인 만큼 보장성보험은 필수다. 3대 질병 보장보험이나 실손보험 등 보장성 보험에 월 15만 원 정도는 넣는 것이 좋다. 특히 만기 환급형보다는 소멸형을 선택해 많은 질병을 보장 받는 게 바람직하다. 조재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투자자문팀장은 “5만 원을 아끼려다가 수천만 원을 병원비로 써버리는 장년층을 많이 본다”며 “은퇴 후에 자산을 병원비로 쓰고 나면 다시 일어서기도 어렵기 때문에 보험으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PB들>

김인은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 김현수 우리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차장 박선희 외환은행 삼성노블카운티 WM센터지점 팀장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골드클럽 부장 변주열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장 이관석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 이정걸 국민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 조재열 SC은행 투자자문팀장 최준규 신한PWM PV서울센터 증권PB팀장 최형록 SK증권 도곡PIB센터장(가나다순)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blog_icon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