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학자 이승복 "기적은 당신 안에..."
사지마비 딛고 美 최고 재활의학 전문의로 성공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사지마비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미국 최고의 재활의학 전문의가 된 존스홉킨스대학 이승복(미국명 로버트 리.44) 박사는 20일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고 꿈을 이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챔피언이다"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날 오후 연세대 외국어학당이 설립 40주년을 맞아 마련한 기념 초청 강연회에서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한 시간가량 자신이 겪은 인생의 절망과 희망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청중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는 이 박사가 장애를 극복하고 존스홉킨스대 병원에서 의사로서 제2의 꿈을 이룬 뒤 펴낸 그의 자서전 제목이다.
이 박사는 약사인 아버지를 따라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갔고 어느 날 밤 TV에서 루마니아 체조선수의 경기모습을 보고는 자신도 그 선수처럼 금메달을 따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박사는 "체조선수가 돼 금메달을 따면 나 이승복이 미국인에게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우리 집도 한국에서처럼 화목함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꿈을 이루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었다"라고 각오했다.
하지만, 금메달리스트가 되겠다는 꿈은 1983년 공중회전 동작 도중 얼굴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로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면서 산산이 조각났다.
이후 그는 재활훈련에 모든 노력을 쏟았고 꿈을 잃게 한 분노의 대상을 삶의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한다는 제 한계에 굴복하긴 싫었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또 하나의 다른 꿈이 생겨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픈 경험을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주변에서는 모두 그의 도전에 `불가능하다'며 만류했다.
그는 주변의 평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2의 인생을 위해 공부에 매진했고 뉴욕대와 콜럼비아대를 거쳐 다트머스의대 수석 졸업, 하버드대 의대 최고 인턴 선정이라는 기적을 일궜다. 2005년부터는 미국 명문 존스홉킨스대 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사지마비 장애인이라 다른 의사들보다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라는 이 박사는 "좌절과 분노가 가득한 환자들에게 저 자신이 희망의 근거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다가갈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제 올림픽 체조선수의 태극마크가 아닌 자신의 한계와 싸워 얻어낸 `심장의 태극마크'를 떠올린다고 한다.
그는 "기적은 항상 여러분 안에 있다"며 "꿈을 갖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게 진정한 챔피언의 모습이다"라며 강연을 마쳤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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