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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예수!!

자살보다 고난을 인내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탁월한 덕목이다.

by 설렘심목 2015. 4. 15.

자살보다 고난을 인내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탁월한 덕목이다.

어거스틴

레굴루스가 카토를 능가한 바로 그 덕목에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아주 뛰어나다. 우리의 반대자들은, 우리가 경건한 욥이나,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으며 신뢰할 만한 성경에 기록된 다른 성도들보다 카토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데 불만을 가지고 있다. 욥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 하지 않고, 끔직스런 육체적 고통을 참아내고자 했다. 또 다른 성도들도 자살하기보다는 적의 수중에서 포로생활과 억압을 견뎌내기로 작정했다.

그러나 반대자들의 문헌에 따른다면, 우리는 마르쿠스 카토보다는 마르쿠스 레굴루스를 높게 평가해야 한다. 카토는 결코 카이사르를 패배시키지 못하고 그에게 오히려 패배 당했으며, 굴복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고는 자살을 선택했다. 반면에 레굴루스는 아미 카르타고인들을 패배시킨 상태였다. 그는 로마군의 장군으로서 로마에 슬픔을 안겨주는 동료 시민에 대한 승리가 아니라, 영예를 얻게 되는 국외의 적에 대한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나중에 그가 도리어 카르타고인들에 의하여 패배 당했을 때, 그는 자살을 통하여 적의 통제범위 밖으로 나가려고 하기보다는 그들의 포로가 되는 길을 택했다. 그는 적군의 지배하에서 인내하는 동시에 로마인들의 사랑 안에 계속 머무름으로써 적에게서는 정복당한 신체를 강탈하지 않았고, 자기 나라 사람들에게서는 정복당하지 않은 정신을 빼앗지 않았다. 그가 자살을 거절한 것은 목숨에 집착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현세에서의 생명을 귀중하게 보지 않았다. 그러나 적이 자신에게 화를 냈을 때, 스스로의 손으로 죽기보다는 어떤 종류든지 고문에 의하여 자신의 생명이 종식되도록 만들고자 선택했다.

그는 이런 선택을 함으로써 자신이 판단하기에 자살이란 중죄임에 틀림없다고 선포한 셈이 되었다. 명예를 얻을 만하고 덕성으로 유명한 로마의 모든 영웅들 중에 이 사람보다 더 위한 인물은 없다. 레굴루스는 대승리를 거둔 뒤에도 아주 검소한 생활을 계속하였기 때문에, 성공에 의하여 타락하지도 않았다. 또한 그는 아주 대담하게 그토록 끔찍스런 종말로 되돌아갔기 때문에, 역경에 의하여 분쇄당하지도 않았다.

아주 유명한 영웅들이 적에 의하여 패배 당했을 때에도 스스로의 목숨을 끊고자 하지 않았다면, 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는 그들이 자살하기 보다는 노예상태를 감수하고자 했다면, 참된 하나님을 경배하며 하늘 나라의 시민권을 열망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얼마나 자살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는가? 하나님이 섭리로써 그들을 시험하거나 올바른 길을 가도록 한동안 적에게 맡기시는 데도 말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의 하나님은 아주 높은 곳에서 그들을 위하여 낮은 곳으로 내려오신 분이기 때문에, 이런 치욕적인 상황에서도 그들을 버리지 않으신다. 만약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범죄했거나 범죄할 가능성이 있는 적조차도 죽여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자신에 대해 적이 범죄했거나 행하리라는 이유 때문에 자살해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끔찍스런 오판을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우리는 죄로써 죄를 회피하고자 노력해서는 안 된다.

- 어거스틴, 『하나님의 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