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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그리운 황폐 - 나희덕의 詩 "두고온 집" 중에서

by 설렘심목 2013. 10. 17.

 

 

 

◆그리운 황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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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너에게 가지 못했어
  네가 춥겠다, 생각하니 나도 추워

  문풍지를 뜯지 말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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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름은 너의 겨울을 헤아리지 못해

  너는 속수무책 바람을 맞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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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하게 식었을 아궁이에 
  땔감을 던져 넣을 테니 
지금이라도 불을 지펴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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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궁이 속에 잠자던 나방이 놀라 날아오르고 
눅눅한 땔감에선 연기가 피어올라 
그런데 왜 자꾸 불이 꺼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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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궁이 속처럼 네가 어둡겠다, 생각하니...
  나도 어두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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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깃불이라도 켜놓고 올 걸 그랬어

아,

그리운 황폐...

-나희덕의 詩, [두고 온 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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