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철밥통 공공노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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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 co.kr)이 최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된 30개 공기업(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제외)의 2012년 경영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입사원(대졸, 사무직, 군미필자, 무경력자 기준)의 초임 평균은 3058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쟁·견제 없는 노조
이는 지난 2011년 2775만원에 비해 10.2%(283만원) 가량 인상된 수준이었다. 지난해 295개 공공기관의 빚은 34조원 이상 늘어났다지만 공공기관 직원 연봉은 큰 폭으로 올랐다. 이렇듯 공공부문의 급여 수준은 민간과 대등한 수준인 반면 복리후생은 민간부문보다 양호하고 고용도 거의 보장돼 있다. 이러한 공공기관의 노조 설립은 1980년 후반 이후 이뤄졌다. 노조조직률은 48%로 9% 수준인 민간부문의 5배를 넘는다. 이들은 금융노련, 정투노련, 전력노련, 광산노련, 연합노련과 철도, 통신, 병원, 사무직, 언론, 지하철, 교직원 노조, 공무원 노조와 같이 광범위한 산별노조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 노조는 대부분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과 같은 상급단체에 가입돼 있다.
우리나라 공공노조는 힘이 세다. 민간 노조의 경우 소속 기업의 경쟁력에 노조가 많은 영향을 받지만 공공노조의 경우 공공부문에 경쟁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교조와 같은 공공노조는 정치 운동에 적극 참여한다. 그러다 보니 이익집단임에도 견제할 만한 장치가 없다. 공공노조는 공공부문의 지속적인 확대를 원한다. 철도공사와 항공공사는 국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메움에도 민영화 반대 투쟁을 벌인다. 전교조는 교육정보 공개와 교원평가에 반대하며 좌편향된 이념의 확산에 보다 적극적이다. 이렇듯 공공기관 근로자들은 노조활동으로 민간부문보다 약 70% 높은 평균임금, 최고수준의 복리후생, 고용보장, 민간부문보다 많은 각종 수당과 휴가를 얻어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단체협약은 노조조합원의 채용, 이동, 평가, 승진 등 인사원칙을 사전에 조합과 협의 또는 합의하에 시행하도록 규정하는 등 사용자의 경영, 인사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이 공공노조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공기업의 경우 심각한 경영모순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대개 수백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공기업들의 2012년 수익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28개 공기업들의 2012 회계연도 결산 결과 총매출은 145조2000억원으로 16조9000억원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마이너스 3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조9000억원이 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공기업들의 재무상태는 더 악화됐다.
지난해 공기업들의 총자산은 523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조원 증가했고 총부채는 35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조5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증가의 원인이 부채증가인 셈이다. 하지만 공기업들이 적자로 인해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사정들은 공공부문의 확대 추세와 맞물려 향후 국가재정에 커다란 부담을 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공식적인 국가채무는 300조원 정도로 GDP의 1/3로 양호한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공기업과 준재정활동에 따른 부채를 포함하면 이미 GDP의 7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편적 복지의 확대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 확대되고 공공부문 노조의 활동이 억제되지 않을 경우 우리도 심각한 재정위기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공공기관의 노조를 어떻게 봐야 할까. 장대홍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교수는 이러한 공공노조 활동을 납세자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노조, 정부재정 부담 확대 성향
“공공부문 노조의 활동이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서비스의 확대를 부추기고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성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공공노조의 활동이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를 근거로 이루어지고 그 결과가 법적으로 제도화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지요. 문제는 우리 경제의 미래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장 교수는 우리 사회가 그동안 뒤늦게 출발한 공공노조의 활동에 대해 특별히 주목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민간부문과 같은 견제장치도 없이 그 이상의 혜택을 계속 허용해야 하는지, 공공노조의 정치 개입을 방치할 것인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공공부문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부재하다 보니 무엇이 공공에서 할 일이고 무엇이 민간에서 할 일인지 모호한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공공부문이 민간과 경쟁하기 위해 민간의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우체국의 보험과 택배 서비스다.
공공서비스란 시장의 실패로 민간에서 제공되지 못하는 서비스로 정의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논란을 빚은 진주의료원 문제를 봐야 한다. 진주의료원은 민간 의료기관에서 하는 일반진료가 주업이었고 실제로 목적했던, 소득이 낮거나 장애인과 같은 소외층에 대한 진료 서비스는 매우 적었다. 그러다 보니 원가에도 못미치는 의료수가 진료만을 하고 민간의료기관처럼 장례식장이나 비급여 보험 진료를 통한 적자 보전에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 결과 적자는 누적됐고 근로자들은 의료원을 살리겠다며 자신들의 급여를 유보하는 사태를 가져왔다. 이 사태는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개념조차 없었던 철밥통 공공의료노조의 순진한 무사안일주의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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