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취수혼제도 levirate는 이미 성경에 있었다.

 

취수혼(레비베이트levirate) – 형이 죽으면 형수와 결혼하는 것

(소로레이트sororate) - 처가 죽은 후 처제와 결혼하는 것

 

형이 죽으면 형수와 결혼하는 것은 유교적 한국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현재의 법으로도 근친간으로 분류되어 금지되어 있을 뿐 아니라 조선시대에서도 ‘수혼(獸婚)’이라고 규정하였다. 즉 짐승들간 가능한 혼인이지 사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용어를 좀 보자. 취수혼(取嫂婚)이라고 명명하였지만 다양한 용어가 있다. 형사취수(兄死取嫂), 형제역연혼(兄弟逆緣婚),

레비레이트(levirate)가 동일한 뜻이다.

 

영어 사전에 올라있는 레비레이트의 의미는 이렇다. levirate.  레비레이트혼(婚). 남편이 죽고 자식이 없을 때 죽은 남편의 형제나 최근친자가 그 과부를 아내로 삼을 의무가 있다고 하는 유태의 관습. ->[聖] 신명기 25:5-10

 

이런 단어의 존재에서 알 수 있듯이 취수혼은 동서고금에 두루 행해졌던 관습이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취수혼은 유목민의 특징으로 표현된다. 유목민이었던 중앙아시아 몽골, 러시아 일부지역, 카자흐스탄등지에서 최근까지의 행해졌던 관습이고 역시 고대 (반쯤)유목민이었던 고구려와 부여에서도 기록을 통해 이를 확인 할 수 있다. (삼국지 위지동의전)

그리고 이런 풍습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인종이나 국가에서 발견된다.

 

티베트, 일본, 유대인, 중앙 및 남아프리카의 여러 소수민족, 남미 아마존 유역 야노마모(yanomamo)족, 북아메리카 아파치인디언, 중국 마오난족 등 비 유목민족에게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나 아프리카의 경우 최근까지도 이 풍습이 남아 있는데, 베넹공화국은 2004년에 법으로써 취수혼을 금할 정도였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여성지위 향상의 척도로써 취수혼의 감소를 언급하기도 한다.

조사되지 않은 경우까지 생각할 때 실지로는 훨씬 더 많은 케이스가 있었을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취수혼은 최소한 중세이전 인류에게는 보편적이거나 선택적인 관습이었고 유목민족의 경우에 특히 유행된 관습이다’

라고 정의할 수 있다.

 

반대로 소로레이트(sororate)혼이 있는데 죽은 아내의 자매와 결혼하는 것을 일컫는다. 소로레이트는 의무라기 보다 본인들이 원할 때 사회적으로 허용해주는 측면이 강하다. 이는 고대 중국에서도 존재하였고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묵인된 관습이다. 특히 고려왕조에서는 태조 왕건부터 시작해서 3대 정종, 5대 경종, 8대 현종, 9대 덕종, 11대 문종, 17대 인종의 사례에서 심지어는 사촌간인데도 소로레이트혼이 있었을 정도로 흔했던 것이고 일반 백성들에게도 행해진 풍습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역사적 전통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2009년 12월 한국의 행정법원에서는 자신의 아내가 사망한 이후 처제가 자연스레 집안일과 자녀를 돌봐주는 과정에서 부부의 인연을 맺었고, 이를 사실혼으로 인정해 남자가 죽자 처제에게 상속에 해당하는 유족연금지급 허용을 판정한 사례도 있다.

 

몽골의 경우 유라시아를 누린 유목민족이었던 흉노의 적자이고 징기스칸시대의 정복성공으로 중국땅을 근거지로 원나라를 세웠다.

그들은 한족을 상대로 제도로써 문화적 강요를 한 것이 몇가지 있는데 취수혼도 그중 하나이다.

사실 가장 극악무도한 제도는 한족(남송지역)을 상대로 시행한 초야권이었지만 말이다.

 

- 초야권(初夜權:모든 신부의 첫 잠자리 3일간을 차지하는 극악무도한 과거 몽골의 제도적 권리) -

 

그들은 인종을 몽골족, 색목인, 북방민족(한국포함), 한족 4종으로 분류하였고 상위 2부류는 지배층 하위 2부류는 피지배층으로 하여 관직의 한계를 두었다. 노예계층인 한족에게는 10호당 1명의 몽골(혹은 지배)군사를 받들도록 했으며 모든 신부의 3일간 초야권을 담당군사에게 주었다. 이는 유목민의 전통도 아니었고 같은 시기(쿠빌라이칸) 받아들였던 티베트 라마불교의 관습을 자신들이 승려인양 한족을 상대로 시행한 것 뿐이다. 그러니 극악무도 한 것이다. 좋게 본다면 한족을 우수종자인 몽골민족으로 발전시키기 위한다는 취지였다.

 

징기스칸이 몽골을 일으켰다면 몽골제국을 완성한 실질인물은 원나라 세조인 손자 쿠빌라이칸이다.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으로 인해 징기스칸 못지 않게 서양에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다. 또한 본문에 소개하는 취수혼, 초야권등의 한족동화정책을 초기 시행한 황제로 보인다. 남송의 주요 지원세력이었던 고려를 정벌하고 충렬왕을 부마로 삼아 속국으로 편입시켰다. 이전 정복자와는 다르게 그의 군대에게 여자와 아이를 해치지 말 것과 약탈을 금지시켰다. 이는 송나라와 금나라의 유교학자를 가까이 하면서 형성된 통치술로 보인다.

 

다시 돌아가서, 원나라 시절 공표 시행한 취수혼은 이렇다.

 

1.혼자가 된 과부는 시댁 가족중 하나와 재혼하거나 그들이 원하면 돈을 받고 팔수 있다.

 

2.과부의 재산은 시댁이 처분권을 가진다.

 

몽골이 이러한 제도를 강제로 실시한 배경은 그들 유목민들이 중국에 동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즉 한족을 몽골족으로 동화시키려 한 또 다른 정책이었던 것이다. 상기 내용으로 볼 때 취수혼은 자부심 강한 몽골 유목민의 전통문화이며, 한족을 상대로 시행하면서 재산 처분권을 시댁에게 줌으로써 이 문화가 자연스레 이루어지도록 유도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나이많은 정실부인이 다른 이의 첩으로 들어가는 것과 배다른 자식과도 강제적 근친결혼이 가능한 이런 법률로 한족들이 반발하였고,

나중에는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혼자 살 수 있도록 완화되긴 하였다.

 

 

그럼 유목민족에게 이런 관습이 유독 강하게 적용된 이유가 무었일까?

 

종족보존이나 여자를 재산으로 본다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지만 인류학자들은 대체로 잦은 전쟁으로 남자가 부족하고 척박한 유목 환경에서 생존능력이 절대 부족한 여자와 어린자식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규범으로 이해하고 있다.

 

몽골에서 이런 취수혼의 전통은 20세기 들어선 이후 거의 사라진 듯 하다.

 

공산주의 시절을 기점으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갔고, 부부간 경제적 독립이 일어나면서 가정 경제권을 여자가 쥐기 시작하였으며, 자유스러운 결혼문화가 (러시아를 통해)전파되어서일 것이다. 한마디로 남자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잘 살수 있는 세상이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