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반항아' 빌 게이츠
기사입력 2009-04-2723:20|최종수정 2009-04-2910:04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새로 생긴 식품회사에 견학 가 점심을 먹게 됐다. 같은 반 친구들은 특별한 메뉴를 주문하지 않고 주는 대로 받아먹는데 빌은 달랐다.
"치킨 카레라이스로 주세요. 카레는 듬뿍 얹고 콜라도 큰 컵으로 하나 주세요." 빌은 학교 생활에서도 주어진 환경을 고분고분 받아들이는 법이 없었다. 다른 아이들이 교과서 예습 복습에 매달릴 때 그는 새로 개설된 컴퓨터수업에 열중하고 관련 잡지를 사 읽는 데 푹 빠졌다.
▶켄터키 의대 아널드 루드윅 교수는 세계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1000명의 어린 시절, 가정, 교육, 정신상태 등을 조사해 8개 공통점을 추출했다. 그 중 하나가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는 반항아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발견을 하기 위해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려면 전통이나 관행, 남의 간섭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이를 잘 키워보려는 부모치고 아이들에게 아무런 간섭도 않고 제 맘대로 하게 놔두는 부모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미국 영재교육협회장을 지낸 빅터 고어츨 부부의 '세계적 인물은 어떻게 키워지는가'를 보면 아인슈타인, 처칠 등 20세기 명사 400명 중 227명은 '자기 주장'이 특별히 강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이가 잘나가길 바라는 부모의 '관심'과 크게 될 아이의 '반항적 태도'의 충돌은 필연 아닌가. 이때의 해법은 무엇인가.
▶빌 게이츠의 아버지 빌 게이츠 시니어(83)가 미국에서 출판되는 자서전에서 말 안 듣는 아들 키우기가 얼마나 악몽이었는지를 털어놓았다. 아들이 열두살 때 엄마와 말싸움을 벌이는 것을 보고 화가 나 컵의 물을 끼얹었더니 아들이 "샤워시켜 줘 고맙네"라고 빈정대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는 "매사에 대드는 아이를 보다 못해 상담소에 데리고 갔더니 아이는 '나를 통제하려는 부모와 전쟁 중'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들이 어렵게 들어간 하버드대를 중퇴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 마음이 얼마나 부글부글 했을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아들이 컴퓨터산업의 새 세상을 열고 세계 최고 갑부에 최고 자선사업가가 됐고 아버지는 그 재단의 회장이 됐으니 빌 게이츠 가문의 부자(父子) 갈등은 해피엔딩이다. 그러나 아이가 '제2의 빌 게이츠'가 된다는 전망도 없이 아이와 대치해야 하는 대다수 부모들의 고민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김태익 논설위원 ti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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