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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깎으라고 하면 시위하라” 충동질하는 청소년 인권단체 - 학생인권조례의 폐해시작

by 설렘심목 2012. 3. 8.

 

“머리 깎으라고 하면 시위하라” 충동질하는 청소년 인권단체
 

인권조례 서명운동 ‘아수나로’ 매뉴얼 만들어 무료배포 계획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서울 Y고에 다니는 김모 군은 며칠 전 머리카락이 길다는 이유로 학생주임 교사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교사가 머리를 잡아당기면서 짧게 자르라고 하자 김 군은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학생인권조례를 보면 두발은 자유 아닙니까”라고 따졌다. 교사는 “상위법이 바뀌어서 학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J중에 다니는 김모 양은 담임이 귀걸이를 빼라고 얘기하자 “복장은 자유인데 왜 못하게 합니까”라고 했다. 교사는 “우리 학교 학칙으로는 귀걸이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된 새 학기, 학교 현장에서는 조례 시행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시각차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주로 두발, 복장, 휴대전화가 문제다. 학생들은 인권조례대로 학교가 당장 바뀌기를 바라지만 교사들은 학칙 개정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을 주도한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는 최근 ‘학칙 개정 매뉴얼’을 발간했다. 진보교육연구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후원했는데 신청하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채널A 영상] 학생인권조례 ‘사실상 무효’? 개정된 교육법 골자는…

매뉴얼은 ‘조례는 공포 즉시 효력을 갖는다. 학칙이 고쳐지기 전이어도 인권을 침해하는 일에 대해 저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뉴얼은 또 △학교가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것을 악용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지 말고 학칙을 고치라고 요구하라 △학교가 인권조례를 무시한다면 친구들과 서명운동을 하거나 시위를 하는 방식으로 인권침해를 하지 못하도록 하라고도 했다.
두발에 대해서는 ‘서울학생인권조례는 두발에 관해 완전한 자유화를 원칙으로 해서 파마, 염색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학교가 체벌 대신 도입한 ‘상벌점제’에 대해서는 ‘인권침해의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 부당한 상벌점제는 고치거나 없애도록 학칙을 개정하라’고 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이런 주장에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교장 권한으로 학칙을 제정 또는 개정해 두발과 복장을 규제할 수 있도록 만든 상위법을 고려하지 않고 인권조례만 설명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서울 H고 교감은 “아직 학칙을 개정하기 전이라 기존 규정을 유지한다. 용모가 단정하지 못한 학생은 지도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S고 교장은 “파마를 하거나 치마를 짧게 줄이는 학생이 확실히 늘었다. 아직은 학칙 개정 전이라 강하게 단속하지 않지만 학칙에 규제 조항을 모두 넣은 다음에는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칙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해야 하지만 대부분 학교가 4월 중 학교운영위원을 선출한 이후에야 학칙을 고칠 수 있다. 이때까지는 교사와 학생의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칙에 두발·복장이나 소지품 검사에 대한 사항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이의신청을 지난주까지 받았다. 이의를 제기한 곳은 서울 강원 전북교육청. 이들 교육청은 △두발은 법이 강제할 수 없는 기본권이다 △학칙을 정할 때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을 듣는다는 조항은 당사자인 학생의 의견만 듣는 것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의는 중요한 참고사항이지만 전부 반영되지는 않는다. 이달 중으로 법제처 심사가 끝나면 다음 달 초에는 시행령을 공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