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직예수!!

북한이야기 - 14세소년 꽃제비의 순교

by 설렘심목 2011. 2. 17.

굶주림 너머에 새겨진 복음의 빛

 

이제 내일이면 돌아가야 하는구나...’

잠자리에 누웠는데 며칠 있는 동안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11명의 성도를 만나 믿음으로 생활하고 있음을 직접 볼 수 있음이 감사했다. 서로 물건을 가져가겠다고 싸우는 이곳 형편에도 성도들은 양보하며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도록 하는 사랑스러움을 보여주었다. 그들을 보며 일꾼은 차마 입고 간 옷을 그냥 입고 올 수 없어 모두 벗어준 터였다. 그런데 자꾸만 낮에 만났던 할머니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 생각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일꾼은 다음 날 이른 시간에 혼자 할머니를 다시 찾아갔다.

예고 없는 방문에 문을 연 할머니의 얼굴에 놀라는 빛이 역력했다.

“이른 시간에 죄송합네다. 내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불쑥 찾아왔습네다.”

“내게 무슨 할 말이라도... 우선 들어오시라요”

“할머니 혹시 ‘예수’라는 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습네까?”

“예~~수~”하며 할머니는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말없이 앉아 있던 할머니의 볼에 눈물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젊은이가 어떻게 예수를 ...”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예수를 알고 있음이 분명했다.

“이거~읽어 보시라요”

뜯어서 돌돌 말아 가져간 누가복음을 주머니에서 꺼내며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할머니가 뜯긴 누가복음을 집어 들었다.

 

고무줄을 풀어 첫 장을 들여다보던 할머니의 손이 바르르 떨렸다.

“아바지! 아바지! 이 늙은이의 기도가 오늘에야 ~~~ 잊지 않으셨습네다.

내 평생 이 보배를 한번이라도 보기 위해 아뢴 것이 얼마였는데...“

품에 안고 소리없이 흐느끼는 할머니를 보는 일꾼의 목에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아내느라 붉은 힘줄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하나님! 듣기만 했던 북한성도의 신앙고백을 보게 하시니 감사합네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하도록 변함없는 북한선교를 하나님께서 멈추지 않으시기에 우리 또한 그 주님의 뜻에 순종하며 가야만 해야 한다.


그 하나님이 우리를 북조선으로 보냈소!

 

시베리아의 한파보다 더 추운 날이 이곳 중국 변방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내 눈이 시릴 정도로 겨울 하늘은 맑지만, 오늘은 너무도 슬픈 소식을 듣고는 울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훈련시켜 보낸 아이가 북한에서 복음을 전하다 보위부에 적발 당했고, 다른 믿는 형제를 구하기 위해 비밀을 지키다 결국 끔찍한 총살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 저는 이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북한 땅에는 지금도 예수님으로 인해 순교의 피를 흘리고 있는 백성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동안 하나님은 제게 북한의 이탈 주민들을 돌보는 일을 하게 하셨습니다.

 

어느 날 꽃제비 3명이 먹을 것을 구하러 압록강을 건너 왔습니다. 형색을 보니 금새 북한에서 이탈한 아이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이 아이들에게 3달 동안을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이탈주민과 함께 산에 숨기고 성경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여러 명이 세례를 받는 날이 되었는데 그곳에 그 아이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형! 오늘은 국수가 먹고 싶어요. 내일이면 북조선으로 돌아가는데 마지막으로 형과 같이 국수가 먹고 싶어요…” 라며 하는 말이 “우리 국수 먹기 시합해요! 저희 꽃제비들은 먹는 순간이 오면 재빨리 후딱 먹어야 해요. 단련이 되어 빨리 먹는데 만큼은 자신이 있어요.

 

 3년간이나 배고픔에 시달렸던지라 그 아이는 연신 국수를 한 움큼 가져다가 입에 넣으며, 한 사발을 금새 비우고, 또 한 사발을 입에 물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그렇게 마지막 국수를 퍼먹던 그 모습이 제 가슴에 남겨져 있습니다.이 아이가 북한으로 다시 간다 하기에 저는 속으로 “너는 실패할 거야” 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 속을 많이 썩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옳지 않은 판단이었습니다. 북조선으로 들어간 그 아이는 장마당을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꽃제비들을 모아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복음전파가 끝나면 재빨리 도망가는 수법을 통해 여러 곳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장마당에서 굶주리던 많은 꽃제비들은 그의 전도를 받고 예수를 영접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14세 되는 소년에게 복음을, 성경책까지 전해 주었습니다. 복음을 받은 14세의 소년은 너무 기뻐 자기의 어머니에게 가서 성경을 보여 주며 자랑하였습니다. 성경을 본 어머니는 그만 부들부들 떨면서, 이 책을 어디서 받아왔냐고 다그쳐 물었습니다. “저기 장마당에 있는 꽃제비 대장에게 받았습네다”하고 실토하자, 곧 안전부에 고발되었고 그 17세 소년은 체포당하고 말았습니다. 소년은 보위부로 넘겨졌고 고문이 가해졌습니다.

 

"이 간나 새끼! 너! 하나님 같은 것 없다고 말해... 너 지금 그 아이에게 했던 예수이야기가 모두 날조된 거짓이라고 말해!” “제가 말한 것을 취소 할 수 없습네다. 하나님이 살아 계신데, 어떻게 안계신다고 할 수 있습네까! 열 네살 짜리 아이가 기뻐하는 것을 보십시오. 그 안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습네까!”라고 17세 소년은 보위부 직원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총살당할 것이야”하며 심한 매질을 하고 그 아이를 감금했습니다. 한편 중국에 있던 저는 그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제게 돌아와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아이는 돌아오지 아니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중에 그 아이와 함께 생활했던 두 분을 북으로 보내어 이  아이의 행방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며칠이 지나 북에 갔던 분들이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이 아이가 지난 11월 달에 모 처에서 총살당해 죽었다는 소식을 제게 생생히 전해주었습니다. 소년은 순교의 순간까지도 하나님을 부인하지 않았고, 의연한 태도에 보위부 직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해 했다고 합니다. 돌아온 두 사람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도 그 아이와 함께 현장에서 잡혔는데, 그 아이가 우리를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거듭 말하고 비밀을 끝까지 지켰기에 우리가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총살 이후에 그 보위부 직원 중 한 사람이 우리에게 와서 말하길, “내래 절대 신고하지 않갔으니 진정 인간 대 인간으로 정말 하나님이 계신가? 말해주시오. 이 아이가 살수도 있는데, 죽음을 택한 이유가 무엔가? 사형장 앞에서까지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면 살려준다고 했는데 왜 이 아이가 자신의 목숨을 버려야 했는가? 그 아이가 믿는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신가?”하며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간청하는 보위 부원의 말이 진실같이 들려서, 하나님에 대한 모든 말씀을 다 털어놓았습니다. “당신들이 죽인 그 아이의 하나님이 우리를 북조선으로 보냈소!"하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듣게 된 그 보위부 직원은 "그렇다면 내래 하나님을 믿겠소” 하며 그곳에서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며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리고는 “한가지 더 부탁이 있소. 우리 집 식구에게도 하나님을 알려 주시고 그리고 예배를 드려주시오!"라고 부탁하여 밤 11시에 그 집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내 친한 친구 보위부 사람 가족에도 하나님을 전해 주시오!” 그리하여 다음날은 그 집에 가서 하나님을 전했는데 그들이 다 울면서 예수님을 영접하였다는 것입니다…”

 

가장 포악했던 북한의 보위부 요원들이 이렇게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그 이름 모를 소년의 죽음은 총살자의 가슴의 얼음을 녹였고 그의 가족까지 구원케 하였습니다.

 

한 형제의 피흘림으로 하나님은 악을 악으로 갚으시지 않으시고, 생명을 얻게 하는 회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자기의 생명을 바침으로 하나님의 원수마저 용서함을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와 함께 산속에서 지냈던 일을 추억합니다. 그 소년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유난히 제 속을 썩였기에 기억에 고여 있습니다. 이제는 그를 천국에서나 만나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