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이은상 詩 / 김동진 曲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거이랑 달음질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 보고 저기 가 알아보나
내 몫 옛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녀들 어미 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 아까와라 아까와
일하여 시름없고 단잠 들어 죄없는 몸이
그 바다 물 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 올라 키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명 살까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또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샌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까나 살까나
돌아가 알몸으로 깨끗이 깨끗이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노래의 첫구절만 들어도 어린 시절의 양주동의 강의를 통해 이은상의 동명(同名) 시를 알게 된 그는 곧바로 곡을 붙였다. 그만큼 우리가 이 노래에 친숙해 있고 이 노래에 정이 들어 있는것 같다. 그런데 이 노래가 널리 알려지고 사랑을 받게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故 테너 이인범씨가 일제 시대 <전 일본 성악 콩쿨>에서 우승하여 전 일본 도시를 순회 공연을 할 때 어느 공연장에서나 그 당시 신곡으로 처음 선을 보인 이곡을 레파토리에 꼭 넣어 부르면서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래고 우리의 민족혼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그래서 이 노래의 작곡자 김동진씨는 이인범씨 때문에 자기 노래가 유명 해지고 자기가 이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음으로 오늘의 내가 있게 해준 분은 바로 이 분이라고 故이인범씨 장례식장에서 弔辭를 읽을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고 한다.
<가고파>는 이은상의 실제 고향인 경남 마산 앞바다를 그리며 지은 노래이다. 파랗고 잔잔한 고향 바다와 그 위를 날고 있는 물새들 그리고 같이 뛰어 놀던 어릴적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구구절절히 그려내고 있다. 鷺山 李殷相의 시에 金東振이 곡을 붙인 10절의 가사를 가진 通節形式의 이 노래는 1933년 김동진씨가 평양숭실전문학교에 다니던 학생시절에 작곡, 광복뒤 널리 알려졌다.
한국 가곡의 형태가 아직 정립단계에 이르지 못했던 당시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타는 심정을 낭만적인 표현으로 잘 그린 시와, 이 시의 정서를 잘 담아낸 이곡은 노랫말과 선율이 맑고 아름다워 오늘날까지 가장 많이 불리는 가곡 중의 하나가 되었다.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젊은 시절의 김동진씨가 지은 이 가곡은 한국 가곡의 역사에 있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동진 선생은 2009년(96세)에 노환으로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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